웬만하면 ‘사장대우’이니 그럴수 밖에. 필자도 모르는 술집에 가면 주인이 “김(金) 사장님, 저(著) 사장님”. 듣기 싫지는 않을걸 보니 필자도 사장님 호칭 인플레이에 물든듯. 고려 때 처럼 좌복야(左僕射), 우복야(右僕射)는 아니어도 중앙부처의 장, 차관을 대형(大兄), 소형(少兄)이라면? 행정자치부 대형, 교육인적자원부 소형 처럼 얼마나 다정스럽고 친밀감이 있을까.
우리 시대의 재치꾼 정수동(鄭壽銅)은 갓 태어나선 아기씨, 조금 크면 도련님, 장가 들면 서방님, 소과 급제하면 진사님, 벼슬하면 나으리·영감·대감, 죽은 뒤에도 선대감이란다.
필자가 참여하는 ‘온동마을’ 직책은 흔해 빠진 회장님 대신 촌장님, 총무 호칭 대신 살림이, 홍보는 알림이, 서기는 기록이, 회계는 돈셈이, 회원은 가족, 고문은 이뜸이, 도움이 등으로 명명하여 현재 모임을 운영. 처음엔 어색하더니 차츰 불러보니까 부드럽고 자연스러워 좋아했다.
출판사 발행인은 펴낸이, 인쇄처는 펴낸곳, 편집국장이나 주간은 판잡이, 편집자는 판짠이, 교정교열은 바로잡은이, 배포자는 나눔이. 대통령은 나라 웃어른, 대전광역시장은 한밭벌 웃어른, 구청장은 어른으로 하고 부구청장은 작은 어른으로, 과장은 과의 형, 계장은 계의 형, 직원은 이 가족, 문 가족으로 부르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니 필자는 언제나 웃어른 행세를 할까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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