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회 보들보들 … 양념갈비 손맛 일품
아무리 비싸고 고급스런 음식을
이 집은 생고기를 잘하는 집으로 통한지 오래다. 주머니가 가벼웠던 IMF 시절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던 중촌동 둑방길 복수한우날고기 본점이 이 곳으로 이전하면서 간판도 그대로옮겨왔다. 영업시간도 24시간 그대로다.
이 집이 12년 동안 한 간판을 사용하고 있는데는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다. 맛이 변함없다는 점. 부지런하기로 소문난 이 집주인이 직접 농장을 찾아다니며 선별한 최상급의 생고기의 맛이 소리소문 없이, 입에서 입으로 퍼졌다.
그래서 오랜 단골들이 많다. 낮시간에는 주변 샐러리맨들로, 저녁엔 술손님들로 항상 성황이다.
촉촉한 생등심(2만2000원)과 부드러운 생갈비(2만2000원)가 이 집의 대표메뉴.
생등심과 생갈비를 한번 맛본 사람은 다른 곳에선 절대 고기를 먹지 않을 정도로 맛있다.
고기는 참숯불에 구워먹는데 참나무 기운이 듬뿍 밴 고기 한점을 쌈에 얹어 한 입에 넣으면 그 맛이 일품이다. 고기를 먹은후 밥이 돌솥밥으로 제공되는 것도 이 집의 특징이다. 콩이 한 가득 들어간 돌솥밥을 된장찌개와 먹고나면 배도 한 껏 부르고 잘 먹었다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이가 없어도 먹을 수 있을 정도로 보들보들한 육회도 이집의 비장의 메뉴. “육회의 진미를 느껴보고 싶다면 우리집에 한번 오시라”고 자신만만해 한다. 손맛이 배도록 감칠맛 나게 양념한 양념돼지갈비(4000원)도 인기다. 달지않고 부드러워 치아가 부실한 노인이나 어린이도 쉽게 먹을 수 있다.
특히 점심메뉴로 준비해두고 있는 주물럭 백반(3000원)과 불고기 백반(3000원)도 인근 직장인들의 미각을 사로잡는다. 노인들과 샐러리맨들을 위해 특별히 고안해낸 주인의 생각이 담겨있다.
이 집의 또 다른 자랑거리는 푸짐한 밑반찬. 굴, 천엽, 팥감자, 배추김치, 물김치, 열무김치 등이 상에 오르는데 사위대접을 하는 장모님 손길처럼 음식 하나하나에 정성이 물씬 풍긴다.
여기에 밥도둑으로 유명한 게장도 서슴없이 내놓는다. 고기를 한입 베어물고 노란 알이 가득한 게를 뚝 잘라 훑어먹으면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맛이 일미다.
주인 신 씨는 “음식을 판다는 생각보단 우리집 식구들에게 먹인다는 생각으로 모든 재료는 최상급 만을 쓴다”며 “이런저런 이윤을 따지기 보다는 맛있는 음식을 여러사람들이 맛있게 먹으면 그게 행복”이라고 말한다. 주차장도 있어 회갑이나 돌잔치, 동창회 같은 모임을 갖기에 제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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