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는 독특한 맛으로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도심속 숨어있는 맛집을 가족과 친구, 연인과 함께 찾아보는 건 어떨까.
그리 비싸지 않은 식사와 음료를 즐기면서 국악공연에 빠져볼 수 있는 곳을 도심 한복판에서 찾을 수 있다면 이것 또한 작은 행복이 아닐까.
대전시 중구청 앞 골목에 위치한 천둥소리(대표 신은정·042-221-2110)가 바로 그런 곳이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널찍한 공간에 옛 스런 멋이 묻어나는 원목 인테리어가 한눈에 들어온다. 벽을 터서 만들었다는 15평 남짓한 공간엔 거문고, 아쟁, 징 등의 관악기가 실내 인테리어와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곳에선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대전에서 활동중인 악사들이 자체공연을 벌인다. 이 때문에 다른 지역에서 찾는 이들도 적지 않다.
실내 분위기 못지 않게 이곳에서 즐길 수 있는 메뉴 역시 고품격을 느끼기에 충분할 만큼 그 맛과 내용이 충실하다.
이 집의 간판메뉴는 묵은지 갈비찜(2만5000원)과 김치속 삼겹살찜(1만2000원) 등. 주변에 사무실 빌딩이 많은 탓에 직장인들의 식사용으로 내놓았는데 부담없는 가격에 깔끔하고 담백한 맛이 그만이다.
식성좋은 성인 남자 2~3명이 먹고도 남을 정도로 푸짐한 묵은지 갈비찜은 육질이 연하고 기름기가 많지 않은 갈비살을 사용해 부드러우면서도 감칠 맛이 뛰어나다. 사장 신은정(38)씨가 친정 어머니에게 공수해왔다는 묵은지와 질 좋은 갈비를 40대 60의 양으로 섞어 내놓기 때문에 느끼한 것을 싫어하는 우리 입맛에 잘 맞는다.
소화가 잘돼 어린이나 노인들이 먹기에 좋다. 이 집의 자랑거리 김치속 삼겹살 찜도 빼놓을 수 없다. 비계가 적당히 붙어 있는 삼겹살을 큼직큼직하게 잘라서 양파즙 등 20여가지 양념으로 24시간 잰 다음 김치속과 버무려 백숙처럼 익혀 내놓는데 달짝지근하면서 육질이 부드럽고 느끼하지 않아 부담없이 양껏 먹을 수 있다.
신 사장과 주방실장이 직접 도축장에서 고기를 골라오고 반찬도 자기 손으로 일일이 만드는 등 하나에서 열까지 정성을 쏟는 게 맛의 비결인듯 싶다. 식사를 마친 뒤 마시는 원두 커피는 분위기를 내는데 그만이다. 물론 커피는 무료다. 말만 잘하면 보이차 등을 악사들과 마시며 관악기에 대해 얘기를 나누며 여유있는 시간도 가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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