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개 ‘姓의 역사’ 베일을 벗는다

72개 ‘姓의 역사’ 베일을 벗는다

“어머! 우리 조각비도 있네”

  • 승인 2006-01-20 00:00
  • 글=김덕기 기자 / 사진=지영철 기자글=김덕기 기자 / 사진=지영철 기자
▲ 대전 중구 침산동 뿌리공원을 찾은 한인숙(오른쪽), 한경숙씨 자매가 자신들의 성씨인 ‘청주한씨 조각비’ 앞에서 기쁜 표정으로 성씨유래를 읽고 있다.
▲ 대전 중구 침산동 뿌리공원을 찾은 한인숙(오른쪽), 한경숙씨 자매가 자신들의 성씨인 ‘청주한씨 조각비’ 앞에서 기쁜 표정으로 성씨유래를 읽고 있다.
# 청주 한(韓)씨 자매의 공원 탐방



숨겨진 보물 찾은듯 반가움 가득
비문 읽으며 선조들 생각에 숙연



“어머 저게 뭐야? 우리 성씨 내력이 다 적혀있잖아.”
모처럼 포근한 날씨속에 겨울비가 추적추적 내렸던 지난 11일. 대전시 중구 침산동 뿌리공원.
이날 이곳을 찾은 한인숙(48·대전시 중구 문화동), 한경숙(44·대전시 서구 둔산동)씨 자매는 잘 가꾸어진 공원전경을 감상하다 성씨조각비 전시장의 어느 한 켠에 도착, 눈이 휘둥그레졌다. 자신들의 성씨내력이 적힌 ‘청주한씨(淸州 韓氏) 조각비’를 발견한 것이다.

생각지도 않은 보석을 찾기라도 한 것처럼 두 자매는 마냥 좋아 어쩔 줄 몰라했다. 그 순간 그녀들의 얼굴에는 반가움이 가득했다. 곧이어 조각비에 써있는 성씨 유래를 소리내어 읽는 두 사람. 뿌듯한 마음이 들어서 일까. 읽어 내려가는 목소리가 조금은 떨렸다. 마치 한동안 잊고 지냈던 자신들의 뿌리를 다시 찾기라도 한 듯 환희에 찬 표정이다.

그러나 잠시후 밝게 웃던 두 사람은 숙연해졌다. 아마 가까운 조상들에 대한 아련한 기억과 어릴적 집안 분위기를 더듬어보는 것 같았다.

그러다가 다시 표정이 밝아졌다. 결혼 후 20여년간 묻어 두었던 자신의 뿌리에 대한 향수를 이곳에서 진하게 느꼈기 때문일 까. 성씨조각비를 보는 동안 두 자매의 얼굴엔 감회와 상념이 계속해 교차했다. “대전시내에 뿌리공원이 있다는 얘기만 듣다가 모처럼 시간을 내 동생과 함께 처음 와 봤어요. 그런데 이곳에서 우리들의 성씨조각비를 발견하니 그 반가움을 뭐라 표현할 수 없네요.”언니인 인숙씨의 말이다.

동생 경숙씨도 한마디 한다. “우리 나이때만 해도 여자가 결혼하면 시댁 일에 파묻혀 자신의 성씨를 잊고 지내기가 쉽잖아요. 그런 상황에 이곳에서 나의 뿌리를 더듬어보게 되니 인생을 재발견한 기분이랍니다.” 두자매는 그러면서 친정아버지 얘기를 꺼냈다. “친정아버지께선 돌아가셨지만 생전에 집안 화목을 무척 강조하셨어요. 집안내력도 꼼꼼히 따지셨던 분이었지요. 그런 아버지 모습을 어렸을 때부터 봐서 인 지 저희들도 문중과 뿌리찾기에 관심이 많답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법관 후보에 대전지법·고법 법관 3명 추천
  2. CJ그룹과 자회사 TVING, 동성애 미화 .조장하는 드라마 방영 계획 철회 촉구 규탄 기자회견
  3. 풀꽃 시인 나태주 시인 유성장로교회 창립 70주년 맞아 특강
  4. "행정수도는 내게 맡겨" 세종시 19명 사무관, 공직사회 첫 발
  5. 9월 어류 3000마리 폐사했던 대전천 현암교 총대장균군 '득실'
  1. [사설] 스마트팜 청년농 육성… 정착 지원도 중요하다
  2. 대전과학기술대-청년내일재단 '지역청년 자립과 지역정착' 맞손
  3. [사설] 예산 정국 곧 돌입, 지역 현안 챙겨야
  4. AI디지털교과서 연수 받으러 1박 2일 대전서 사천·통영까지? 일선 교사들 "이해 불가"
  5. 정년 65세 시대 개막… 지역 경제계는 '기대반 우려반'

헤드라인 뉴스


대전 커피음료점 하나 둘 자취 감춘다... 매년 늘다 감소세로 전환

대전 커피음료점 하나 둘 자취 감춘다... 매년 늘다 감소세로 전환

동네마다 새롭게 생기던 대전 커피음료점이 한둘씩 자취를 감추고 있다. 소규모 자본으로 창업할 수 있다는 장점에 지역 상권 곳곳에 잇달아 문을 열면서 업체 간 출혈 경쟁이 심화했고, 저렴함으로 승부를 보는 프랜차이즈 커피음료점이 늘어난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22일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대전지역 커피음료점 사업자 수는 7월 기준 3213곳으로, 1년 전(3243곳)보다 30곳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대전 커피음료점은 매년 급증해왔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이 가중되던 2020년 7월 2415곳에서 2021년 7월 2731곳으로 증가..

3분기 실적시즌 개막…대전 바이오기업 꿈틀하나
3분기 실적시즌 개막…대전 바이오기업 꿈틀하나

3분기 실적 발표에 대전 상장기업들의 주가 추이에 이목이 쏠린다. 시장 전망치가 위축하고 있지만, 바이오산업을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는 지역 기업들이 연일 최고가를 갱신하며 기대 심리를 고조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대전에 위치한 알테오젠의 주가가 이날 오전 장중 40만 20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갱신했다. 이는 1년 전 보다 약 598%가량 급등한 수치다. 장이 마감하는 오후엔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은 약세로 돌아서며 3.5% 하락한 채로 문을 닫았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시작한 상승세는 여전..

[2024 국감] 소진공 국감서 `뭇매`... 온누리상품권 부정유통 등 질타
[2024 국감] 소진공 국감서 '뭇매'... 온누리상품권 부정유통 등 질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2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뭇매를 맞았다. 소진공이 발행하는 지류형 온누리상품권의 부정 유통이 심각하다는 지적과 티메프(티몬·위메프) 긴급경영안정자금 집행률 저조, 수요가 급증한 백년가게 사업 예산을 줄였다는 비판 등이 쇄도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지혜(경기 의정부 갑) 의원은 온누리상품권 발행 규모가 늘어나며 부정유통이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온누리상품권 부정유통 건수 대부분이 지류 상품권에서 발생하고 있는데, 2023년 적발 액수만 14..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철거예정 건물을 활용한 실전 위주 훈련 철거예정 건물을 활용한 실전 위주 훈련

  • ‘꼭 일하고 싶습니다’ ‘꼭 일하고 싶습니다’

  • 윤석열 퇴진 국민투표 돌입 선포 기자회견 윤석열 퇴진 국민투표 돌입 선포 기자회견

  • 대전경찰청, 제79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 개최 대전경찰청, 제79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 개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