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매체로 전하는 독특한 메시지

대중매체로 전하는 독특한 메시지

  • 승인 2005-10-21 00:00
  • 글=윤희진·사진=지영철 기자글=윤희진·사진=지영철 기자
▲ KBS대전방송총국 로비에서 열리고 있는 미디어아트 전시회 ‘방송중 on-air’작품들.     ① 류승환 作 ‘불장난하는 사람, 우는 여자, 자살남 그리고 또 한 사람’     ② 노현탁 作 ‘유기체-2’     ③ 조형은 作 ‘혼잣말 혹은,’     ④ 윤인상 作 ‘가시-4’.     ⑤ 장지희 作 ‘데자뷰’     ⑥ 구자영 作 ‘발표연작’
▲ KBS대전방송총국 로비에서 열리고 있는 미디어아트 전시회 ‘방송중 on-air’작품들. ① 류승환 作 ‘불장난하는 사람, 우는 여자, 자살남 그리고 또 한 사람’ ② 노현탁 作 ‘유기체-2’ ③ 조형은 作 ‘혼잣말 혹은,’ ④ 윤인상 作 ‘가시-4’. ⑤ 장지희 作 ‘데자뷰’ ⑥ 구자영 作 ‘발표연작’
미디어 아트를 아시나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여전히 생소한 말이다. 예술계 인사들에게도 마찬가지다. 그만큼 미디어 아트라는 예술장르는 널리 알려져 있지 않다. 하지만 조금씩 조금씩 그 영역을 넓히고 있는 미디어 아트, KBS대전방송총국과 대전시립미술관이 공동으로 주최하고 있는 전시장으로 한번 가보자. <편집자 주>



TV·신문·포스터 등 미술에 도입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씨 대표적
일반인에 생소… 공감대 형성 ‘과제’

현재 KBS대전방송총국 로비에서 ‘방송중 on-air’라는 주제로 미디어 아트 전시가 열리고 있다. 모두 6명의 작가들의 작품에 수천만원의 돈이 투입된 전시지만 이곳에 발길을 멈추는 사람을 쉽게 만날 수 없다.

기획자와 작가들의 보이지 않는 열정과 달리 미디어 아트는 아직도 잘 알려지지 않은 예술장르중의 하나다.
과연 미디어 아트라는 예술장르는 무엇인가. 또 어떤 관점으로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이번 전시를 준비한 고원선 기획자는 “작가의 사적 사유에 의해 창출된 어떤 아이디어를 매체를 이용해 예술 형식으로 표현하고 교감을 나누는 소통을 시도한다는 측면에서 TV 방송과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말한다.

미디아 아트 작품들은 좀처럼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짧은 시간과 한정된 공간 속에서 반복되면서 보여지는 작품들. 작가로부터 직접 작품의도를 들어보지 않고는 결코 수긍하기가 힘들다.

하지만 확실한 건 하나 있다. 작품들마다 전하는 메시지가 독특하다. 장지희 작가의 ‘데자뷰’의 경우 작품 속 주인공이 4명이지만 모두 한 사람이다. 하지만 모두 다르다. 표정과 자세는 물론 움직임 하나하나가 다르다.
주인공의 눈빛이 특이하다. 눈빛은 관객의 움직임 따라온다. 방향을 바꾸면 작품 속 주인공의 눈빛은 언제나 관객의 눈빛과 마주친다.

구자영의 ‘발표연작’의 경우 관객에게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기도 한다. 영상 속의 주인공들은 자기만의 생각과 행동에 몰두한다. 관객에게 무관심하기까지 하다. 그러면서 관객들은 작품이 전하는 의미가 무엇일까하는 생각에 빠진다.

조형은의 ‘혼잣말 혹은,’은 섬뜩하기까지 하다. 누군가를 그리워하며 써내려간 관객들의 글이 적힌 종이를 작품 속에 넣으면 바로 파쇄된다. 그것도 갈기갈기 찢긴다. 황당하다. 관객의 소중한 글을 찢는 것도 모자라 TV 화면에서는 얼굴도 보이지 않는 한 사람이 누워서 떨어진 종이를 씹어먹는다. 마치 ‘쓸데없는 소리’라는 식으로 말이다.
작품들 모두 관객들의 생각과 행동을 끌어낸다. 모든 것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는 TV 방송과 달리 관객들과 함께 호흡하기를 원하는게 미디어 아트다.

알다시피 TV 매체의 영향력이 자리잡은지 오랜 시간이 지났다. 하지만 TV를 바라보는 대중들의 시각은 여전히 일방적인 수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TV가 보여주는 화려한 자본과 기술의 향연 앞에서 예민한 촉수를 상실해 버리는게 현실이다. TV 방송의 목적은 영상과 음성의 형태로 구성된 메시지를 통한 ‘소통’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TV 방송의 영향력이 TV 방송의 속성과 그 방송을 둘러싼 환경이 권력적이고 자본적이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이와달리 현대 미술중 영상 매체기술을 주된 기반으로 하는 미디어 아트는 방송과 유사하긴 하다. 때문에 미디어 아트를 접하는 관객들은 순간적으로 TV방송 또는 그와 유사한 대중 매체를 접할 때의 관점을 가지는 경우가 많다.

미디어 아트 작품이 전하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 중 하나는 ‘능동성을 갖춘 수용’이다. 즉 불특정 다수의 대중들을 평준화시킨 공중파가 아니라 예술가 개인의 작품을 통해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소통을 나눌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미디어 아트 작품들은 전파를 이용한 기존의 컨텐츠 송출 방식이 아니라 관객의 방문과 목도를 필요로하는 아날로그적 수용형식을 가진 또 하나의 방송이다. 하지만 미디어 아트는 거대한 TV 방송에 비해 ‘약자’다. 관객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미디어 아트와 관객들은 동반자다

이번 전시를 담당한 노영호 KBS대전 문화제작부장은 “다른 예술장르와 달리 미디어 아트에 대한 인지도는 여전히 높지 않다”며 “대중적인 공감대 형성을 위해서는 좀더 많은 시간과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디어 아트란?

미디어를 통해 제작되는 예술장르

미디어 아트는 ‘매체예술’이라고도 불린다. 미디어 아트는 현대 커뮤니케이션의 주요 수단인 대중매체를 미술에 도입한 것으로 책이나 잡지, 신문, 만화, 포스터, 음반, 사진, 텔레비전, 비디오 등 파급효과가 큰 의사소통 수단의 형태를 빌려 제작되는 예술장르다.

1920년대에 전조를 보인 미디어아트는 제1, 2차 세계대전을 통한 대중매체의 기술적 발전과 매스컴 이론의 영향에 따라 1960년대에 대두됐고 1970년대 이후 본격적으로 발전했다.

미디어아트의 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은 매스미디어에 의해 지배되는 대량소비사회의 면모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인 팝아트(pop art)였다. 그러나 미디어아트는 대부분 여론 조작, 권력에의 봉사 등 대중매체의 부정적인 효과를 이야기하는 입장을 취한다.

그동안 대중매체에 의해 커다란 영향을 받아왔던 미술이 미디어아트를 통해 이제는 매스미디어에 반응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작가로는 백남준을 꼽는다. 시인이자 작곡가, 피아니스트, 화가, 비디오 아티스트, 철학자인 백남준은 자신이 텔레비전 화면위에 직접 그림을 그리지는 않지만 텔레비전을 표현매체로 하여 그것을 기술적으로 제작하고 조립하는 제작자의 위치에서 감상자에게 보다 다양한 시각적인 즐거움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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