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 직종’ 넘으면 情이 새록새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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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일본인 부부> 결혼 10년차 김용출씨·구스다 아야코씨

  • 승인 2005-09-30 00:00
  • 조양수 기자 /사진=지영철 기자조양수 기자 /사진=지영철 기자
마음이 通하니 언어장벽 몰라


“종교로 만나 6개월 사랑끝에 결혼 ‘골인’ 평소 음악과 연극 통해 부부애 과시 ”



결혼식장에서 ‘검
은 머리 파뿌리 되도록’ 서로에게 성실할 것을 맹세해 놓고서도 한달도 못돼 이혼하는 부부가 늘고 있다. 하지만 세상엔 아직 끈끈한 정으로 서로를 보듬으며 살아가는 부부들이 더 많다.

대전 대덕구 대화동에 사는 김용출(42·신성재활용 대표이사), 구스다 아야코(42·일본어 강사) 부부.
이들 부부는 이 동네에서 꽤 알려진 ‘잉꼬부부’다.

11년전 종교활동으로 우연히 일본을 방문했던 김씨는 지인을 통해 지금의 아내 구스다 아야코씨를 알게 됐고, 6개월간 알콩달콩 사랑을 키워오다 결혼에 골인하게됐다. 그 당시 일본어를 몰랐던 김씨가 구스다 아야코씨에게 보낸 편지만 수십통.

한때 공무원 시험을 준비했던 김씨는 한문에는 자신이 있었는데 한문과 일본어를 정성들여 혼합한 제2외국어(?)가 그녀의 마음을 뒤흔든 것. 동네에선 국제커플 1호가 된 셈.

하지만 김씨가 외국 여성과 결혼할 때 이웃들은 많은 걱정을 했다. 김씨는 “생활습관뿐만 아니라 특히 언어가 가장 큰 문제였다”며 “하지만 그 사람의 마음속에 들어가니 말로 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통했다”고 말했다.
결혼생활 10년째. 이들 부부는 ‘잉꼬부부’라는 흔한 수식어가 무색할 만큼 단란한 가정을 이루고 있다.

16년간 함께 지내오면서 구스다 아야코씨는 사람을 편안하게 해주는 점을 남편 김용출씨의 매력으로 꼽았다.
그는 “남편이 항상 불편하지 않도록 해준다”며 “남편이 집에 없으면 들어가기가 싫을 정도”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또 “요즘 남편 때문에 ‘행복’의 실체를 느끼고 있다”며 “남편이 죽을 때까지 인연을 놓지 말자는 뜻에서 ‘검은 머리가 파뿌리가 되도록’ 이란 말을 자주하는데 신혼 때부터 지금까지 변함없이 사랑해주는 남편이 늘 고맙기만 하다”고 말했다.

사랑을 넘어 동지애까지 느낀다는 이들 부부의 사랑법은 유별나다. 함께 할 시간이 없다는 요즘 부부와는 다른 사랑을 나눈다. 함께 있어서 즐거움이 배가 된다는 것을 김씨는 요즘 들어 더욱 느끼고 있다. 특히 부부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의 이해 부문을 맞춰나가는 것. 한 사람이 다 포용하다보면 언젠가는 삐걱거린다는 게 그녀의 지론이다.

결혼후 지리산을 동반등정한데 이어 내년에는 결혼 11주년을 자축하기 위해 알프스 도보여행을 하겠다는 각오다. 이런 두 부부가 40줄을 넘어선 나이에도 마음의 여유를 잃지 않는 또 하나의 이유는 음악과 예술을 사랑하는 삶의 방식에 있다. 시간만 나면 항상 음악과 연극을 함께 즐긴다.

그러나 이들 부부에게도 걱정거리는 남아 있다. 외국인에 대한 편견이 엄연한 현실에서, 딸들이 ‘혼혈아’로 상처를 받지 않을까 마음이 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녀를 갖고 싶은 심정은 간절하다. 김씨는 “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말이 있는데, 강산이 11번이나 바뀌었는데도 아무런 소식이 없다”며 “내년엔 꼭 성공해 자식을 가져보고 싶다”고 욕심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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