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순대국밥에 소주한잔 “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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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순대국밥에 소주한잔 “캬~”

  • 승인 2005-08-20 00:00
  • 조양수 기자조양수 기자
백천순대

시원
한 저녁바람이 가을 냄새를 풍기는 요즘 싸한 소주 한 잔에 순대 한 젓가락이 생각난다. 먹자골목 입구쯤에 있는 백천순대(042-226-0140)는 깔끔하고 담백한 재래식 순대 맛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원미숙(50)씨가 어머니 김두연(76)씨에게 요리 비법을 물려받아 2대째 순대 집을 운영하고 있는 데 60여년 동안 주인 한번 바뀌지 않고 옛 맛을 이어오고 있다. 이곳 순대(한접시 5000원)는 인조피를 쓰는 보통 순대와 달리 농장에서 사육한 토종돼지의 창자만을 사용한다고 한다.

또 한 가지 비결은 어머니가 전수해 준 다대기에 있다. 한달에 한번 만들어 숙성 시키는 다대기에는 고춧가루, 마늘 등 10여 가지의 양념이 들어간다고. 여기에 숙주, 두부, 양배추 등 여러가지 야채와 돼지고기, 찹쌀 등 10가지 재료를 넣어 만든다. 이렇게 만들어진 순대는 냄새가 전혀 나지 않는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순대를 만드는 과정은 이렇다. 소금으로 씻은 창자 속에 썬 파와 양파, 두부, 다진 마늘을 넣은 피를 집어넣고 1시간가량 삶아내면 재래식 순대가 된다. 특히 소뼈를 하루 동안 푹 고아 만든 육수에 순대를 가득 담아 내놓는 순대국밥(3500원)은 텁텁하지 않고 구수한 순대의 참맛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먹자방 튀김

먹자골목 입구에 자리한 먹자방(042-253-9761)은 학생들뿐만 아니라 졸업생, 주변 직장인들이 쉼 없이 드나드는 유명 분식점 중 한 곳. 이 집에선 뭐하나 없는 게 없을 정도로 메뉴가 푸짐하다. 그 중에서도 고구마, 감자, 당근 등을 자로 잰듯 잘게 썰어 밀가루와 달걀물을 씌운 야채튀김은 고소하면서도 담백해 미식가들의 입 맛을 자극한다. 또 큼지막한 고추에 싱싱한 야채와 두부를 넣어 만든 고추튀김과 질 좋은 김에 야채당면을 김밥처럼 말아 튀긴 김말이는 찾는 단골손님이 많아 하루에도 여러번 튀겨낸다.

이 집 튀김중에선 오징어 튀김도 빼 놓을 수 없는데 재래시장에서 그날 그날 올라온 싱싱한 동해안 오징어를 사용해 육질의 쫀득함이 그대로 살아있다. 뿐만 아니라 감자와 고구마를 얇게 썰어 빵가루를 입힌 감자와 고구마는 여름철 잃은 입맛을 살려주는데 그만이다.이처럼 경북 영덕이 고향인 이정수(49)씨가 튀겨내는 튀김은 바삭하고 고소하기로 유명하다. 튀김옷은 젓가락으로 떠서 흘러내릴 정도로 묽게 만들어 가볍게 입히는데 유명 일식집에서 맛보는 튀김과 흡사하다. 이 같은 비결은 튀김요리의 포인트인 기름 온도 150∼180℃의 고온에서 단시간 튀겨내는 게 이씨만의 비결이다.









얼음동동 냉면 “가슴속까지 시원~”

흥미식당

시원한 냉면집으로는 먹자골목 흥미식당을 빼 놓을 수 없다. 일반적으로 냉면이라면 흔히 칡냉면을 연상하지만 요즘 사람들은 메밀과 전분을 섞은 면발이 쫄깃쫄깃한 시원한 육수 맛의 냉면을 더 즐긴다. 흥미식당(042-252-1151)은 면발이 쫄깃쫄깃하면서도 육수 맛이 시원한 냉면을 즐길 수 있는 냉면 전문점이다.

이 집의 주 메뉴는 물냉면과 비빔냉면(3500원). 20년이상 요식업에 종사해온 양현상(54)씨가 젊은 시절 기억을 되살려 재현해낸 일종의 향수음식이다. 냉면을 낼 때는 냉장실에 보관했던 차가운 육수에다 냉동실에서 꽁꽁 언 얼음육수를 빙수기계로 갈아 함께 내 놓는데 시원하기가 이를 데 없다.

손으로 반죽한 면은 끓는 물에 20∼30초 삶은 뒤 찬물에 씻어 내 특유의 쫀득쫀득함을 살린다. 배, 양파즙, 오이즙, 쇠고기 간 것 등 10가지 재료를 섞어 만든 양념장을 얹어 내는 비빔냉면 맛도 일품. 냉면도 냉면이지만 오랫동안 서민들의 사랑을 받아온 자장면. 이 집 자장면은 중앙시장이 서민들에게 인기를 모았던 80년대, 시장을 누비다 허기를 달랬던 옛 추억을 되살리게 한다. 20년전 부터 이 집 단골이었다는 김홍식씨는 “쫄깃한 면발에 시원한 얼음육수는 생활고에 찌든 속을 풀어주는데도 그만”이라고 말했다.








깍두기 넣어 후루룩 “본전 잊으세요”

함경도집 설렁탕

비싼 음식을 먹고도 본전 생각이 난다면 차라리 안 먹은 것만 못하다. 하지만 먹자골목안에 있는 함경도 집(042-257-3371)은 본전 생각이 절대 안날만큼 맛있고 저렴한 설렁탕으로 유명하다. 이 집에 들어서면 왼쪽으로 커다란 가마솥 두개가 손님을 맞는다. 진국 설렁탕을 끓이는 가마솥이다. 안을 살짝 들여다보면 오랜 시간 우려낸 사골국물이 가득하다.

사골국물이 너무 진해서 분유를 탄 것이 아니냐는 오해를 받기도 하지만 이집 진국 설렁탕(4000원) 맛을 본 사람은 다른 곳에선 절대 설렁탕을 먹지 않을 정도로 맛있다. 설렁탕의 둘도 없는 짝꿍은 깍두기. 함경도집 고문요리사라고 할 수 있는 이태경(56)씨의 손맛을 누구도 따라잡지 못한 것이 그 깍두기다.

큼지막한 깍두기는 모양새와 크기에서 다소 거부감이 느껴지지만 한입 깨물면 언제 그랬냐는듯 젓가락질이 바빠진다. 맛있는 깍두기 비결은 무속의 물이 빠진 자리에 양념이 스며들게 하는 것이라고. 이렇게 하기 위해선 큼지막하게 썬 무를 절인 뒤 절인 무 무게 만큼의 돌 등으로 눌러 갖은 양념과 함께 3시간쯤 담가둔다. 특히 절여진 무를 한입 깨물어보아 제대로 절여졌는지를 가늠해 보는 일이 사각사각한 깍두기를 만 드는 첫 단계라고 이씨는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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