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싹함+전통음식으로 더위 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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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싹함+전통음식으로 더위 싹~

  • 승인 2005-08-05 00:00
  • 조양수 기자조양수 기자
찜통같은 더위에 늘 똑같은 생활. 하루가 지루하고 시들시들하게 느껴진다면 대전에서 그리 멀지않은 연기군과 천안에서 등골이 오싹해지는 이색 여름 탈출을 시도해 보자.



전설따라 맛있는 집 ‘절구와 인절미’

멸치간장 비빔백반에 동치미 ‘시원’
표정없는 조각상 한낮에도 으스스
늘어선 초가집 ‘영화세트’로도 쓰여



연기군 소정면 행정 3거리에서 공주방향 옛 도로 2㎞ 지점의 절구와 인절미(대표 김종근)는 한편의 괴기영화를 체험할 수 있는 이색 민속레저타운. 영화 세트장으로도 쓰였던 이곳은 가마솥 찜통더위를 싹 가시게할 한 수 위의 오싹함을 제공한다.

연기군과 천안시를 한 걸음에 넘나드는 소정면 행정리에서 공주 차령고개 방향으로 5분정도 가다보면 ‘절구와 인절미’라는 간판과 함께 조선시대 사대부 집안의 생가를 연상케하는 초가집과 선사 유적 같은 볏짚으로 만든 움집이 눈앞에 들어온다.

주차장에 차를 세운뒤 문에 들어서면 표정이 없는 조각상이 방문객을 가장 먼저 맞이하는데 그 뒤로 펼쳐진 스산한 풍경(4000여평)이 한낮인데도 적막감이 감도는 것이 마치 낯선 세계에 혼자 동떨어져 있다는 느낌을 들게 한다.



특히 자연 그대로 불규칙하게 배열된 크고 작은 소나무는 마치 곧 달려들 것 같은 사람의 형상을 닮은 것도 많다. 그중에서도 인간의 삼라만상을 표현한 것처럼 보이는 갖가지 표정의 조각상은 방문객들의 심리적 불안감을 조성한다. 해떨어진 저녁에는 희미한 삿갓등과 호야등에 얼굴을 드러낸 조각상들로 인해 뼛속까지 스며드는 섬뜩함마저 들게한다. 주변에도 역시 괴기스러운 분위기가 넘친다.

원래 야산이었던 이곳을 원형 그대로 보존하기 위해 기와집을 짓는 과정에서 밤나무를 자르지 않고 함께 지었다고 하는데 나뭇가지에 길게늘어선 그네와 항토흙에 몸을 숨기고 있는 밤나무의 광경은 마치 괴기영화에서나 본듯한 느낌이다.

이곳에서는 옛 가옥의 창호문이 달린 4평 남짓한 수십여개의 곁방도 볼 수 있다. 곁방에 들어가면 생활 한복 차림의 종업원이 주문을 받는데 슬그머니 다가서 말을 거는 그들의 모습에서 등골이 오싹해짐을 느낀다.

곁방에선 허기도 함께 달랠 수 있다. 배고픈 시절 간장과 밥으로만 배를 채우던 음식을 상품화 한 것인데 마른 멸치와 전통간장, 갖은 양념을 넣고 끓여낸 독특한 장에 동치미 무를 얹어 비벼먹는 ‘멸치간장 비빔백반’(5000원)의 맛은 깔끔하면서도 담백하다. 임금님의 수라상을 연출한 ‘옛맛의 황실정식’(1만원)도 별미인데 서당골과 에스키모촌에서 이 음식을 주문하면 하늘로 음식이 배달된다. 음식을 먹은후에는 인절미와 조청을 직접 만들어보는 민속토속음식 체험의 기회도 주어진다.

‘개같은 세상’의 저자이기도 한 김종근 사장은 “단순히 먹고 마시고 놀다 가는 유희로만 그친다면 무의미하다”며 “이곳에서 과거와 미래, 그리고 현재의 전통의 맛을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1년전 이곳을 조성했다”고 말했다. 예약문의:041-621-5556.








맛따라 전설여행

시아버지 위해 바위된 며느리
아들따라 자살한 부모의 전설
김유신의 애마 묻힌 말무덤도

주변의 둘러볼 곳으로는 시아버지를 살리기 위해 전월산 정상에 오르다가 바위로 변한 며느리 바위(남면 양화리 전월산·자료=연기향토관)와 집나간 아내 때문에 아들이 자살하자 소금장수 아버지가 아들의 무덤앞에서 아내와 함께 동반 자살한 성황당의 아기무덤(동면 용호리)이 있다.

특히 신라시대 김유신 장군이 자신이 가장 아꼈던 말이 적군에 의해 죽자 그 곳에 무덤을 파고 말무덤을 만들었다고 하는데 그 이후부터 많은 이들이 사실 확인을 위해 땅을 파보려면 하늘에서 천둥과 번개가 치고 폭우가 내렸다는 말봉산의 말무덤(동면 내판리)도 볼거리다.
'절구와 인절미'에 들어서면 표정없는 모습으로 손님을 맞는 조각상들이 오싹함을 더한다.
'절구와 인절미'에 들어서면 표정없는 모습으로 손님을 맞는 조각상들이 오싹함을 더한다.
▲ 남면 양회리 전월산 며느리 바위.
▲ 남면 양회리 전월산 며느리 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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