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위를 휘감는 섬뜩한 기운…

주위를 휘감는 섬뜩한 기운…

한 많은 처녀귀신 魂 맴도는 듯

  • 승인 2005-08-05 00:00
  • 김재수. 김민영 기자김재수. 김민영 기자
디지털시대인
21세기에도 귀신을 봤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많다.
최근 개그우먼 박희진이 자유로에서 귀신을 봤다고 해 한때 ‘자유로 귀신’이
인터넷 검색어 1위로 부각되기도 했었다. 공포영화를 찍은 배우들이 더러는 촬영장에서 귀신을 봤다고 말하기도 한다.

과연 귀신이 존재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본지는 무속인인 장길순씨와 황강화씨를 동반하고 귀신이 나왔다는 예산군 W가든을 찾았다.




#1. 귀신을 보는 사람들

현실의 저편 그들은 존재한다

어머니와 외할머니가 무속인이었던 장길순(중구 유천동)씨는 어릴적부터 귀신을 보는 능력을 가졌다.
아픈 사람이 지나가면 그 뒤로 귀신이 따라다니는 것이 보였고, 때로는 귀신이 말을 걸어와 혼자서 허공에 대고 대화하기 일쑤였다.

두려움에 교회도 다녀보고 모른척 피해도 봤지만 이미 귀신을 볼 수 있는 능력을 숨길 수 없었던 그녀는 43세에 계룡산에서 신 내림을 받고 무속인의 길에 들어선다.

무속인 장씨가 한 음식점에 들어갔을 때다. 39살의 젊은 처녀를 따라다니던 귀신이 장씨의 눈에 들어왔다. 그녀는 3년째 아무 음식도 먹지 못하고 물만 먹고 지내면서도 생명을 유지하는 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특이 증상을 보였다. 정신 병원 치료를 받고 있었던 그녀는 장씨의 씻김굿 이후 정상 생활이 가능해졌고 결혼도 하게 됐다.
장씨는 사람이 죽은 이후 천상세계 관문을 통과하기까지 49일 동안 혼령이 떠돌게 되며,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세계에 귀신은 반드시 존재한다고 말한다.

법학박사 과정을 밟고 있던 김모(대전 유성구)씨는 어느날부터 꿈속에 아기동자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아기동자들이 보인이후 김씨는 원인모를 병으로 병석에 눕게 됐고, 혼령들의 대화가 들리기 시작했다. 그녀는 하던 공부를 중단하고 무속인의 길을 걷게 되면서 원인모를 병은 씻은 듯이 치료된다.

한남대 문예창작학과 김탁환 교수는 역사속 귀신이야기를 다룬 ‘부여 현감 귀신 체포기’ 소설책을 펴냈다.
김 교수는 백제역사 공부를 하다가 역사 야사속의 귀신 원한과 관련된 이야기를 발견하고 소설로 다루게 된다.

그는 “역사책 곳곳에서 귀신과 관련된 체험기가 기록돼있고, 수천년이 지난 지금까지 현대인들도 이론적으로 설명하지 못하는 초현실주의를 경험하고 있다”며 “직접적으로 체험하지 못했을 뿐이지 영적인 존재에 대해 인정할 수 밖에 없다”고 말한다.

인정하든 인정하지 않든 이론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초현실적인 일들은
분명 이뤄지고 있다.






#2. 귀신이 사는 집

예산 국도변 W가든을 스치자 가슴이 답답하다던 두 무속녀
“목매 죽은 귀신이여” 긴장 역력 진실과 전설의 경계는 어디에…

홍성으로 가는 국도변에 있다던 W가든은 눈에 보이지 않았고, 가는 도중 B가든을 지날 때 두 무속녀는 가슴이 답답하고 하품을 하는 등 이상한 행동을 보였다.

전화를 걸어 위치를 확인해보니 지나치고 말았다는 것. 다시 차를 돌려 왔던 길로 되돌아 가니 W가든은 보이지 않고 B가든 간판만 눈에 들어왔다. 다시 그곳으로 가는 도중 두 무속녀들은 한숨을 쉬고 아까와 마찬가지로 괴로워하며 이곳이 맞는 것 같다며 기자에게 확인을 부탁했다.
기자의 확인 결과 이곳이 바로 W가든.

W가든에 도착하자 마자 두 무속녀는 어느새 뭔가 감지하는 듯했다. 그리고는 ‘식당과 옆 건물을 여자 귀신 혼령이 옮겨 다니고 있다’는 섬뜩한 말을 늘어놓았다. 두 무속녀는 긴장된 눈빛이 역력했다.

무속녀는 이곳에서 목을 매 죽은 한 많은 여자의 혼령이 이곳을 떠나지 못한 채 떠돌고 있다고 귀띔한다. 함께 들어간 건물은 흉가는 아니었지만 대낮인데도 소름이 끼칠 정도로 어둠침침한 분위기와 함께 음산했다. 이곳에 전해오는 귀신 이야기 두 가지는 대략 이러했다.


# . <귀신이야기 하나>

어느 날 한 여인이 시내에서 택시를 타고 이곳 W가든까지 와 ‘택시비를 갖고 나올 테니 잠시 기다려 달라’고 했다는 것. 택시 기사는 여인의 말을 믿고 기다렸지만 나오지 않았다. 결국 택시기사가 집안으로 들어가 보니 한 노파가 제사상을 준비하고 있었다.

노파는 “오늘이 우리 며느리 제삿날인데 택시를 타고 왔나 보다”라며 돈을 주려 했다. 이 말을 들은 택시기사는 혼비백산해 줄행랑을 치고 말았다. 누구나 한번쯤 들었을 만한 그렇고 그런 귀신이야기 아닌가. 그러나 이 흔해빠진 귀신 이야기를 이용하는 사람도 있음을 두 번째 이야기 이후에 알 수 있으리라.


# . <귀신이야기 둘>

읍내에 사는 A 가문의 막내딸이 동네의 한 총각을 열렬히 사랑했다. 하지만 어른들이 결혼을 반대해 막내딸은 그 총각과 혼인이 어렵게 되자 결국 이곳으로 찾아와 목을 매 죽었다. 죽은 막내딸은 어찌 됐겠는가. 한 맺힌 귀신이 된 것은 뻔한 일.

이 귀신이야기들은 사실이든 아니든 W가든을 둘러싸고 오랫동안 이어져 오고 있다.
W가든의 원주인인 박모씨가 장사를 하기 위해 지어낸 이야기였다고도 전해진다. 그러나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W가든은 망했고 주인 박씨는 많은 빚을 지고 어디론가 사라지고 말았다는 것이다. 더러는 원주인이 귀신을 이용해 많은 돈을 벌었지만 나중에 욕심이 많아서 그랬는지 도박으로 모은 돈을 다 날리고 빈털터리가 되어 행방을 알 수 없다는 것이다.

그 후 W가든의 간판은 내려지고 1년이 넘게 흉가로 남게 됐다가, 지난해 B가든의 간판을 달았다고 한다.
두 무속녀는 그 여인은 20대 중반 정도로 보이고 평양기생 정도의 상당한 미인이라며 한이 많아 죽어버린 귀신은 다른 귀신과 달리 무섭다고 설명했다.

한편 B가든이 처음 생기고 나서는 장사가 되지 않아 무척 힘들었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여자주인이 동네에 사는 그 노파한테 죽은 귀신이야기를 듣고 난 후 남몰래 처녀귀신을 달래기 위해 제사를 치러 주었는데 그 후로 장사가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한다. 특히 저녁이 되면 재물을 부른다는 두꺼비가 나와 장사가 끝날 때까지 식당주변을 돌아다닌다고 한다. W가든의 전설, 어디까지 진실이고 어디까지 전설인지….



사진 = 박갑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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