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의 복제 개 '스너피'가 순수 국내 기술로 탄생하기까지 황우석 연구팀에는 묵묵히 연구에만 몰두해온 '숨은' 연구진이 있었다.
네이처에 실린 이번 연구논문의 주저자인 서울대 이병천 박사는 "연구 일정이 시작된 2002년 이후 35명에 달하는 연구원들이 관악구 서울대 연구실에서 쉴틈없이 개들에 둘러싸여 지내왔다"고 3일 말했다.
이 박사는 "불가능한 것을 순수 국내 기술로 가능하게 할 수 있었다는 데 이번 연구의 의의가 있다"고 붙였?
황우석 교수와 이 박사의 진두지휘 아래 이들의 근무시간은 시도때도 없을 정도로 바쁘게 진행됐다.
한 연구원은 "따로 정해진 출퇴근 시간이 없었다"며 "아침 6시부터 새벽 12시까지 연구실에서 하루종일 지내는 날이 부지기수였다"고 말했다.
특히 10여명의 연구진으로 이뤄진 이른바 '개팀'은 공수해온 개들로부터 난자를 수집하고 핵 이식 체세포를 대리모 개에게 착상하는 등의 과정을 전담했다.
팀원들은 팔 곳곳에 개에 물린 흉터를 내보이면서도 "영광의 상처로 남을 것"이라며 웃음지었다.
이같은 구슬땀을 딛고 3년여만인 올 4월 '스너피'가 태어나는 쾌거를 이뤘지만 연구진에겐 또다른 '과제'가 될 수 밖에 없었다.
다른 연구원은 "한 여성 연구원은 '스너피'가 태어난 이후 건강상태 체크 등을 전담하기 위해 샤워할 시간을 제외하곤 하루종일 개를 품에서 놓지 않고 지내왔다"고 말할 정도.
연구 진행 과정도 철저한 보안을 유지하기 위해 '함구령'이 내려졌다.
심지어 황 교수가 아닌 경로로는 일체 관련 소식을 언급할 수 없어 연구원들은 '임신 성공'의 그날 만을 고대하며 꽉 짜여진 하루 일정을 소화해내야 했다.
한 연구원은 가장 큰 애로 사항으로 "연구실 안에서 성공 여부를 장담하지 못한 채 연구해야 했던 점"을 꼽기도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했던 한 취재진은 "3년여동안 개를 복제한다는 소식이 전혀 외부로 드러나지 않았다니 놀랍다"며 혀를 내둘렀다.
탄생 100일을 맞은 3일 '스너피'가 최초의 복제 개로 전세계에 공개되기까지 서울대 연구실 한쪽에선 묵묵히 연구에만 몰두해온 숨은 일꾼들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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