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여름 폭염으로 인해 녹색으로 물들었던 충남의 젓줄 금강. 최근 2주간 날씨가 선선하지면서 조금씩 진정되는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일부 구간에서는 녹조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도일보 뉴미디어부가 지난 8일과 9일에 걸쳐 공주 공산성 일대와 백제보, 낙화암, 웅포대교 등 녹조가 심하게 나타났던 지역을 찾아 수질상태를 모니터하고 드론을 이용해 항공촬영을 시도 했다.
앞서 대전충남녹색연합은 8월23일과 9월1일에 걸쳐 항공촬영을 통해 금강일대 녹조 실태를 공개한 바 있다. 이번 본보의 항공촬영은 녹조가 극심했던 8월 중하순 금강의 상황과 폭염이후 기온이 내려간 9월의 금강 녹조를 비교하기 위함이다.
▲ 대전충남녹색연합 제공 8월24일 백제보(상) 9월9일 본보 촬영 백제보(하)
대전충남녹색연합은 1일 발표된 성명서에서 “공산성, 부소산성, 부여 나성, 공산성 성벽 앞 금강은 녹조와 함께 물고기 사체들도 확인됐고 부소산성과 낙화암, 고란사 앞 금강 역시 녹조가 가득했다”고 전했다.
9일 부여 웅포대교 하류 항공촬영 영상
9일 부여 낙화암 8일 공주 공산성일대 항공 및 수중촬영
본보가 9일 촬영한 부여 낙화암과 고란사 구드레 선착장 앞은 겉으로 보기에는 녹조가 많이 진정된 것으로 보였다. 8월24일 촬영분에서 녹색 빛이 완연했지만 2주가 지난 지금 물 밖으로 보이는 녹조는 관찰되지 않았다. 대전충남녹색연합 김성중 간사는 “금강일대 보에서 수문 개방을 통해 녹조를 흘려보내고 기온이 낮아지면서 녹조가 진정된 맞지만 녹색 빛이 보이지 않을 뿐 물속 상황은 여전히 녹조 알갱이들이 남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대전충남녹색연합 제공 8월24일 부여 낙화함 일대(상) 9월9일 본보 촬영 부여 낙화암 일대 항공촬영
실제로 부여지역의 기온은 8월 26일부터 낮 최고기온이 30°C이하로 내려갔고 이후 30°C를 넘긴 날은 9월1일과 3-4-5일, 다른 날은 25~29°C를 오르내렸다. 강수량은 8월 31일 7.5mm의 비가 온 것을 제외하곤 큰 비는 내리지 않았다. 겉으로는 진정기미를 보인 금강 물속 상황은 어떨까?
▲ 대전충남녹색연합 제공 8월24일 부여 웅포대교 하루(상) 9월9일 본보 촬영 부여 웅포대교 하류(하)
공주보 상류 8.5km 떨어진 공주시 마암리 일대 물속을 촬영했다. 카누선수권대회차 설치된 수상구조물을 통해 강에서 10m안쪽까지 접근해 수중촬영이 가능했다. 장비는 셀카봉에 고프로 카메라를 설치해 촬영했다.
역시 물속 상황은 겉으로 보았던 상황과 많이 달랐다. 불과 10cm 앞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가시거리가 나오지 않았고 녹조로 가득한 모습이었다. 촬영에 쓰인 셀카봉의 길이는 1미터, 물속에 들어간 카메라의 수심은 30cm정도로 카메라가 달린 셀카봉 상단이 육안으로 보이지 않았다.
금강 하류에 있는 웅포대교로 자리를 옮겼다. 충남 부여와 전북 익산을 잇는 웅표대교의 녹조는 여전했다. 강 중간 부분은 녹색 빛이 옅어지긴 했지만 녹색연합이 공개한 24일 상황과 크게 낳아진 것이 없었다. 물 흐름이 적은 강변은 상황이 더욱 심각했다. 수상레포츠 시설 주변으로는 녹조와 기름성분이 뒤섞인 상태로 녹조가 말라 수풀과 돌에 붙어있었다. 자전거로 라이딩을 즐긴다는 한 시민은 “매년 이맘때면 반복되는 현상이지만 올해는 녹색 빛이 더 심해 보인다”며 “보통 9월이면 강이 제 모습을 찾았는데 올해는 찬바람이 불어도 녹조가 여전한 것 같다”고 말했다.
금강유역환경청 관계자는 “백제보의 경우 남조류 개체수가 8월 최고 145,000(단위 cells/ml)까지 올라갔으나 지난주 측정결과 25,000(cells/ml)으로 15분의1 정도 떨어진 상태”라며 공주보와 세종보 등 같은 수계 보 역시 남조류 수치는 계속 떨어지고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이어 “수온이 내려가며 남조류 개체수가 줄어들었지만 대청댐 방류량이 가뭄 대비로 제한적인 상황이고 지천에서 유입되는 수량에도 한계가 있는 만큼 녹조 현상은 당분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