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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선민 부장 |
하지만 지금의 분위기는 예전과 다르게 음주가 없는 회식도 있고, 술자리에서 음주를 거부해도 눈치를 받지 않는 분위기로 많이 바뀌었다. 전반적인 사회 분위기나 직장생활의 분위기는 음주문화가 많이 수그러들기는 했지만, 음주운전으로 단속되는 운전자들은 여전히 많은 듯하다. 아마도 2019년도에 최저 단속 수치가 혈중 알코올농도 0.03퍼센트로 강화된 영향도 있고, 여전히 음주를 통해 인적 관계를 유지하려는 분위기가 아직도 많이 남아있기 때문인 듯하다.
얼마 전 사내 업무 공지 한쪽에 음주운전 금지 관련 공지가 있어, 인터넷을 검색하다 보니 재미있는 일화 하나를 확인할 수 있었다. 태조실록에 따르면 이성계가 자신의 생일잔치에 왔던 대신 중 하나가 만취 상태로 말을 타고 집으로 돌아가다 말에서 떨어져 사망하자, 다른 측근들에게는 가마를 보내 음주 승마를 방지했다는 내용이다. 지금의 상황으로 비춰 보면 음주운전을 방지하기 위한 배려로 대리운전자를 보내준 것으로 볼 수 있겠다.
현재의 법으로는 말은 자동차로 분류되지 않아, 술을 마시고 말을 타는 것에 대해서는 제재를 할 수 없다. 실제로 오래전에 음주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된 한 시민이 조랑말을 구해 타고 다녔다고 한다. 그러나 결국은 조랑말의 사료를 구입하기 위해 자동차를 운전하다 또다시 단속된 에피소드도 있었다고 한다.
필자가 근무하는 한국도로교통공단의 업무 중 국민들과 가장 가까운 업무는 운전면허와 관련된 업무일 것으로 생각된다. 음주운전으로 단속되어 운전면허가 정지되거나 취소된 경우에, 일정 시간의 교육을 이수하여야 운전면허가 정상화 되거나, 운전면허를 재취득할 수 있는 조건이 된다.
음주운전으로 교육을 받으러 오는 시민 중에 가끔은 아침에도 술 냄새가 풍기고 적절한 대화가 안 되는 주취 상태로 교육을 받으러 오는 분들이 계시다. 한편으로는 정말로 술을 사랑하는 사람인가보다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가족 등 주변의 사람들과는 적절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기도 한다.
이런 분들과 대화를 하다 보면, 생계 때문에 운전면허를 살려야 하는데 빨리 살릴 방법이 있는지 묻는 경우가 많다. 이때 머릿속으로는 생계가 달렸으면 더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하는데 너무 안일하게 생활한다고 한마디 하고 싶은데, 실제로는 어찌 보면 어려움에 처한 한 명의 시민이기에 부드럽게 달래주고 대화를 끝내고는 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알코올의 의존성과 독성은 법으로 금지하고 있는 LSD, 엑스터시 같은 마약보다 강하다고 한다. 그러나 이에 대한 사람들의 낮은 인식과 아직도 술 마시고 저지르는 실수들에 대해서는 다른 실수보다 관대하게 대해주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음주운전이 줄어들지 않는 듯하다. 특히 음주운전으로 한번 단속된 운전자가 또다시 음주운전으로 단속되는 재범률은 여전히 예전과 비슷한 수치인 43퍼센트 정도로 유지되는 중이다. /권선민 대전세종충남지부 안전교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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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효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