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수도권 중심 '돈(투자)'줄기를 바꾼다

  • 정치/행정
  • 대전

대전시, 수도권 중심 '돈(투자)'줄기를 바꾼다

대전시, 지난해 12월 전국 최초로 지방정부가 직접 설립한 공공투자기관 설립
'대전 D-도약 펀드 조성' 등 지역 투자생태계 조성에 박차

  • 승인 2025-10-30 16:47
  • 신문게재 2025-10-31 6면
  • 이상문 기자이상문 기자
1. 250929 대전시, 2,048억 원‘D-도약 펀드’공식 결성1
대전시는 9월 29일 D-유니콘라운지에서 '대전 D-도약 펀드' 결성식을 열고 총 2048억원 규모의 모펀드 출범을 공식 발표했다. 사진제공은 대전시
한국 경제 저성장 극복을 위해서는 '혁신 기업의 성장'이 중요하다. 대기업이 없는 대전도 마찬가지다. 대전 경제 성장의 한 축은 '대덕특구'의 R&D 기술 역량을 바탕으로 한 벤처·스타트업이다. 국내 코스닥 시가총액 1위에 빛나는 알테오젠이나 국내대표 로봇기업 레인보우로보틱스 등이 좋은 예다. 대전시가 6대 전략 산업을 선정하고 벤처·스타트업 집중 육성에 나서는 이유다. 특히 기업의 성장에는 '돈(투자)'가 중요하다. 스타트업계에서 데스밸리는 수익을 창출하기 전 자금 조달이나 판로를 확보하지 못해 존폐 위험에 시달리는 기간이다. 벤처·스타트업은 고금리 여파로 '투자 혹한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벤처·스타트업이 길고 긴 데스밸리를 지날 수 있도록 투자가 적재적소에 이뤄져야 한다. 대전시는 전국 최초로 전국 최초로 지방정부가 직접 설립한 공공투자기관을 설립하고 창업 생태계 최일선에서 젖줄 역할을 하고 있다.

▲지방 균형발전 위해선 '혁신 금융' 지역 주도 필요= 전국 벤처기업 10곳 중 7곳이 수도권에 위치하고, 투자금도 약 80%가 수도권에 집중된 것으로 확인됐다.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의원이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전국 벤처기업(2025년 6월) 3만 7419개 중 수도권에 65.6%에 달하는 2만 4533개가 몰렸다. 2020년 수도권 소재 벤처기업 비중은 59.9%였는데 5년여 만에 5.7%포인트 늘었다. 같은 기간 비수도권 벤처기업의 수는 1만 5855개에서 1만 2886개로 18.7% 감소했다.



벤처기업에 자금을 공급하는 벤처캐피탈(VC)과 스타트업의 초기 성장 단계에서 멘토링, 네트워킹, 교육 등 빠른 성장을 돕는 엑셀러레이터(AC) 역시 서울에 집중해 있다. 2025년 6월 기준 벤처캐피탈은 전체 250곳 중 211곳(89.6%)이, 엑셀러레이터는 전체 490곳 중 262곳(53.5%)이 서울에 위치해 있다. 이로 인해 지방 벤처기업은 자금, 인력, 노하우 등 성장 과정 전반에서 불리한 구조에 놓여 있다.

투자금 역시 마찬가지다. 올해 상반기 기준 전국 벤처 투자금액 2조 5207억원 가운데 수도권에만 2조 50억원(79.54%)이 집중됐다. 특히 서울은 1조 3526억원으로 전국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재명 정부가 이른바 '5극 3특'의 초광역 정책을 통해 지역발전 지원 계획을 밝히면서 지역 금융지원 확대가 나온 배경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16일 국무회의에서 "지방으로 갈 경우에 금융상 이익을 주는 방법이 없겠느냐"며 금융위에 지방에 대한 금융지원안을 마련을 지시했다. 그만큼 지방에 '돈'이 흘러가지 않고 있다.

한 지역 벤처업계 관계자는 "대내외 경제 불황 등이 이어지면서 민간 투자 심리가 점점 얼어붙고 있어 비교적 안정적인 수도권에 투자가 더 몰리는 게 현실"이라며 "지방 벤처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서는 '데스 밸리'(죽음의 계곡) 구간을 넘어 설 수 있도록 지속적인 투자 유치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2024121001000812200031441
대전시는 2024년 12월 10일 호텔ICC에서 중앙부처, 금융권, 지역 내외 기업체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대전투자금융㈜' 출범식을 개최했다.사진제공은 대전시
▲적재적소에 자본공급 나선다= 지난달 29일 출범한 2048억원 규모의 '대전 D-도약 펀드'는 지방정부가 설립한 공공투자기관이 모펀드 운용을 맡아 만든 전국 첫 사례다. 일반적으로 모펀드는 한국벤처투자나 성장금융, 자산운용사 등이 운용을 맡아 자펀드를 통해 집행되지만 이 펀드는 대전투자금융이라는 별도 기관이 업무집행조합원(GP)으로 참여해 앞으로도 지역 펀드를 직접 관리·운용할 예정이다. 공공이 먼저 위험을 부담해 민간 자본을 끌어들이는 구조다. 대전시는 '대전 D-도약 펀드'가 대전의 기업 생태계에 혁신적인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글로벌 유니콘 기업 탄생을 가속화하는 핵심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전투자금융은 전국 최초로 지방정부가 직접 설립한 공공투자기관이다. 대전시는 2024년 12월에 자본금 500억 원을 전액 출자해 주식회사 형태의 신기술사업금융업자로 설립했다. 대전투자금융㈜은 전국 최고 수준의 첨단 과학기술 연구 결과물들이 모여 있는 대전에서 시장 내 모험적 투자 수요에 적극 대응하면서 글로벌 경쟁력 있는 기술벤처 창업과 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공공투자기관이다.

수도권 중심으로 진행되는 국내 벤처투자 생태계와 지역 연고 투자은행이 없는 금융 기반 한계 극복을 위해 대전시가 500억 원의 자본금을 100% 출자하는 등 기존의 틀을 과감히 깨고 공공부문이 마중물 역할을 하는 새로운 도전적 형태로 추진됐다.

앞에서도 언급한, '대전 D-도약 펀드'는 '투자중심·성장중심·지역중심'이라는 3대 원칙 아래 운용된다. 단순한 재무적 투자에 그치지 않고 기업 성장 단계별 맞춤형 자금 공급, 글로벌 진출 기반 마련, 청년 일자리 창출까지 포괄하는 종합적 성장 지원 모델을 지향한다. 펀드 자금은 간접투자 70% 이상, 직접투자 20% 내외의 구조로 집행된다. 간접투자를 통해 수도권 VC와 지역 AC·VC가 함께 출자하는 구조를 마련해 동반 투자 효과를 이끌 전망이다. 이를 통해 전체 출자금의 200% 이상을 지역 기업에 투자하는 구조가 설계됐으며, 결과적으로 지역 내 300~400여 개의 혁신벤처 기업들이 투자 지원을 받게 된다. 운용 전략은 대전시 지원 인프라 제공, R&D 협업 통한 기술 고도화, 시장 확장 및 글로벌 네트워크 연계 등 기업 Value-up 지원 체계를 포함한다. 단순 자본 공급을 넘어 기업가치 상승을 촉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투자 대상은 대전의 6대 전략산업(우주항공·바이오·반도체·국방·양자·로봇)과 물산업, 그리고 지역 기반 딥테크 기업이다. 스타트업 초기 단계부터 스케일업, 글로벌 진출 단계까지 10년 장기 운용 전략으로 기업 성장 전 과정을 지원한다. 이를 통해 지역 창업생태계에만 모펀드 간접 출자를 통한 3~4000억 원 및 직접투자를 통한 1000억원 내외의 모험자본 유입 등 총 5천억 원 규모 투자를 통해 1600여 개의 청년 일자리가 창출될 예정이며, 대전시는 공공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모범적 공공 VC 모델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대전 D-도약 펀드'와 함께 대전투자금융㈜는 4월에 차세대 전자 소재 및 배터리 기술을 개발하는 대전 대표 혁신기업인 ㈜리베스트에 제1호 본계정투자를 단행했다. 기업 연구개발(R&D) 및 사업 확장 지원, 핵심기술 고도화 및 생산 역량 강화, 글로벌 시장 진출 가속화 등으로 기술력 있는 지역 기업의 스케일업을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대표
대전시는 4월 7일 시청 중회의실에서 이장우 대전시장, 송원강 대전투자금융㈜ 대표, 리베스트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대전투자금융㈜과 ㈜리베스트의 10억원 투자 협약을 체결했다. 사진제공은 대전시
▲지역 혁신생태계 조성에 한축 = 대전투자금융㈜의 역할은 명확하다. 지역 투자생태계의 마중물이 되는 것. 대전의 투자생태계는 출연연, KAIST의 테크 기반 기술창업에 대한 딜 발굴에 있어 다른 지역보다 장점이 있는 지역임. 다만, 딜 발굴 이후 투자 등 금융지원 측면에서 대전는 마중물 역할을 하는 투자사들이 부족했다.대전투자금융은 재간접펀드인 '대전 D-도약펀드'를 통하여 지역 AC, VC에게 출자사업을 하고, 이들이 결성한 펀드의 자금이 지역 벤처기업에 투자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지역벤처생태계를 활성화 시키고자 한다. 또한 직접투자를 통해 벤처투자 특성상 단독투자보다는 여러 투자자들이 동반투자를 많이 하게 되는데, 신뢰성 있는 대전투자금융이 투자를 함으로써, 수도권 VC들이 투자대상기업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동반투자를 할 수 있도록 유도하여, 지역 기업들에 수도권 VC 자금이 투자될 수 있도록 하겠다. 지역 전략산업 육성에도 기여한다. 대전시는 전략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IPO 프로그램, D-유니콘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는데, 대전투자금융은 이러한 프로그램 참여 기업과 지역 투자사들이 발굴 및 육성한 다수의 기술창업건에 대해 적극적으로 투자검토하고 다른 VC에게 소개한다. 특히 대전투자금융㈜는 공공벤처캐피탈로서의 지역 벤처생태계 선순환 체계 확립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대전투자금융은 창업초기기업에 투자하는 AC부터 성장단계에 따라 지속적으로 투자하는 지역 및 수도권 VC를 대상으로 다양한 출자사업을 진행해 지역 벤처기업의 전주기에 투자금을 공급하고자 한다. 또한,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등과 연계하여 벤처기업이 성장하는데 필요한 다양한 금융지원을 통하여 창업 초기부터 중기, 후기까지 기업의 전주기 금융을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하고자 한다. 최종적으로 대전투자금융이 투자생태계를 활성화 시키고 나아가 기업생태계를 육성하는데 자양분 역할을 하여 기업의 수익이 다시 지역의 투자생태계로 순환되는 환경을 조성하는 게 목표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대전 D-도약 펀드 결성식에서 "대전 D-도약 펀드는 초일류 경제도시로 도약하는 데 필요한 핵심 성장 자본"이라며 "공공이 선도적으로 투자해 민간 자본이 안심하고 참여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마련하고, 공공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갖춘 새로운 모험자본의 길을 열겠다"고 밝혔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날씨]대전·충남 1~5㎝ 적설 예상…계룡에 대설주의보
  2. '대통령 세종 집무실', 이 대통령 임기 내 쓸 수 있나
  3. 천안법원, 정지 신호에도 직진해 사망자 유발시킨 30대 중국인 벌금형
  4. 대전시장 도전 許 출판기념회에 與 일부 경쟁자도 눈길
  5. 천안문화재단, 2026년 '찾아가는 미술관' 참여기관 모집
  1. 백석대, 천호지 청춘광장서 청년·시민 협력 축제 성료
  2. 단국대병원, 2025년 감염병 대응 유공기관 선정
  3. 상명대 창업지원센터장, '창업보육인의 날' 기념 충남도지사상 수상
  4. 한기대 '다담 EMBA' 39기 수료식
  5. 나사렛대 평생교육원-천안시장애인평생교육센터 MOU

헤드라인 뉴스


[대전, 일류 문화도시의 현주소] 국립시설 `0개`·문화지표 최하위…민선8기 3년의 성적표

[대전, 일류 문화도시의 현주소] 국립시설 '0개'·문화지표 최하위…민선8기 3년의 성적표

대전시는 오랜 기간 문화 인프라의 절대적 부족과 국립 시설 공백 속에서 '문화의 변방'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민선 8기 이장우 호(號)는 이 격차를 메우기 위해 대형 시설과 클러스터 조성 등 다양한 확충 사업을 펼쳤지만, 대부분은 장기 과제로 남아 있다. 이 때문에 민선 8기 종착점을 6개월 앞두고 문화분야 현안 사업의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대전시가 내세운 '일류 문화도시' 목표를 실질적으로 이루기 위해서는 단순한 인프라 확충보다는 향후 운영 구조와 사업화 방안을 어떻게 마련할는지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중도일..

"대전 충남 통합논의" … 金총리-與 충청권 의원 전격회동
"대전 충남 통합논의" … 金총리-與 충청권 의원 전격회동

김민석 국무총리와 더불어민주당 충청권 의원들이 대전시와 충남도 행정통합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전격 회동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얼마 전 충청권을 찾아 대전 충남 통합에 대해 긍정적 메시지를 띄운 것과 관련한 후속 조치로 이 사안이 급물살을 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복수의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김 총리와 민주당 충청권 의원들이 15일 서울에서 오찬을 겸한 간담회를 갖는다. 김 총리와 일부 총리실 관계자, 대전 충남 민주당 의원 대부분이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회동에서 김 총리와 충청권 의원들은 대전 충남 통합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대전역 철도입체화, 국가계획 문턱 넘을까
대전역 철도입체화, 국가계획 문턱 넘을까

대전 원도심 재편의 분수령이 될 '대전역 철도입체화 통합개발'이 이번엔 국가계획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초 철도 지하화 선도지구 3곳을 선정한 데 이어, 추가 지하화 노선을 포함한 '철도 지하화 통합개발 종합계획' 수립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종합계획 반영 여부는 이르면 12월, 늦어도 내년 상반기 중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당초 국토부는 12월 결과 발표를 예고했으나, 지자체 간 유치 경쟁이 과열되면서 발표 시점이 다소 늦춰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실제로 전국 지자체들은 종합..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까치밥 먹는 직박구리 까치밥 먹는 직박구리

  • ‘겨울엔 실내가 최고’…대전 곤충생태관 인기 ‘겨울엔 실내가 최고’…대전 곤충생태관 인기

  • 병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병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