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칼럼] AI는 수학의 퇴보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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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칼럼] AI는 수학의 퇴보인가?

윤강준 수리과학연구소 부산의료수학센터장

  • 승인 2025-08-07 17:14
  • 신문게재 2025-08-08 18면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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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강준 수리과학연구소 부산의료수학센터장
우리는 AI가 생활 속에서 우리의 판단을 대신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자율주행 차량은 주행과 주차 그리고 위급 상황에 대한 대처 등를 대신해 주고, 의사들은 환자의 건강상태를 의사의 전문지식에 근거하기보단 AI가 제공하는 정보에 의지해 판단한다. 또한, 건강을 체크하고 운동시간이나 식습관 등의 생활패턴을 관리하는 것을 기존처럼 의사와의 검진 등과 같은 소통을 통하지 않고 신체나 주위에 존재하는 AI가 제공하는 정보에 의존한다.

이제 생활 속에서 의사결정의 조력자 역할을 넘어 절대적 권위를 가지고 주도적으로 우리의 판단을 대행하고 있는 AI는 기계가 인간의 육체적 활동뿐만 아니라 인지활동도 대체하기 위해 만들어진 컴퓨터 기술이다.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기술들을 둘로 나누면 그 기능이나 성능이 계산기나 자동차처럼 인간만큼 해서는 필요없는 기술들이 있고 사진 속에서 원하는 대상을 인지하는 능력과 같이 인간만큼만 하면 되는 기술들이 있는데, AI기술은 여기에 속한다. 그런데 이제는 AI가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어 버렸다.



AI는 Artificial Intelligence의 약자로, 초기에는 사람처럼 사고하고 판단하는 능력을 컴퓨터나 기계로 구현하는 기술을 뜻했다. 그런데 이제는 단순한 자동화 기술을 넘어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고하고 판단하는 시스템으로 발전했다. 그 핵심은 다양한 수학적 방법과 알고리즘을 활용하는 학습(Training)과 추론(Inference)이라는 두 과정으로 이뤄진다. AI는 먼저 대량의 데이터을 가지고 알고리즘을 통해 입력과 출력 간의 관계를 연결하고 정확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알고리즘을 조정해 패턴을 학습하는 과정을 거친다. 예를 들면, 고양이와 개를 구분하는 AI는 개와 고양이의 특징을 추출하는 알고리즘을 설계하고 수천 장의 사진들을 보고 그 추출되는 정보의 정확도를 높이도록 알고리즘을 학습시킨다. 그리고 고양이 사진을 보고 "이건 고양이입니다"라고 사용자에게 예측된 결과를 전달하는 것처럼 추론은 학습된 모델이 새로운 데이터를 보고 학습된 패턴을 기반으로 판단을 내리는 과정이다.

달리 표현하자면, AI은 타당성에 기반해 학습하고 개연성에 기반해 추론한다. 수학의 논리적 근거인 타당성은 논리적 추론과정이 유효함을 의미하며 전제가 참일 때 결론도 반드시 참이 되도록 전개하는 것을 뜻한다. 반면, 개연성은 전제가 결론을 뒷받침하는 정도를 의미하며, 전제가 참일 때 결론이 참일 가능성이 높은 추론을 의미한다. 즉, 타당성은 논리적 필연성에, 개연성은 확률적 가능성에 판단의 바탕을 두며 개연성의 확보는 타당성에 근거해 이뤄진다. 그래서 AI는 수학적 타당성에 근거해 정확성을 높이도록 학습되고 새로운 데이터에 대해서 확률적 가능성이 가장 높은 방향으로 추론해 결과를 제시한다. 따라서 AI는 개연성이 가장 큰 결과로 예측하기에 항상 정답을 제시하지 않으며 확실하지도 않다.



이러한 AI기술의 성격을 외면한 채 병의 진단이나 치료, 그리고 자율주행 차량의 운행 등 삶의 민감한 분야에서 사용되는 AI기술은 사소한 오류나 거짓된 정보로 인해 치명적으로 혼란을 야기할 수 있으며, 미래학자들이 지속적으로 AI에 대해 경고하고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사실,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4차산업혁명은 데이터 생성기술의 급속한 발전과 더불어 AI가 데이터로부터 필요한 정보를 얻어낼 수 있는 방법을 과학의 언어인 수학으로부터 찾았기 때문이며, 이는 앞으로 다가올 양자시대 또한 그 기반기술의 개발에 있어 수학의 역할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미래의 준비를 위해선 수학의 개념을 이해하고 적용하는 교육에 심도있는 고민이 이뤄져야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이보다는 AI의 활용에 관심이 있는 듯하다. 이는 수학적 사고력의 저하로 이어지게 되며 결국에는 수학적 퇴보를 일으켜 미래를 만드는 과학기술적 환경이 파괴될 수밖에 없다. 이 생태계의 파괴는 자연재해로 인함이 아닌 편리함만을 추구해 초래된 인재가 아닐까. 윤강준 수리과학연구소 부산의료수학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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