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로증 치료 시대 열리나… 생명연 김선욱 박사팀, 원인 억제하는 치료법 개발

  • 경제/과학
  • 대덕특구

조로증 치료 시대 열리나… 생명연 김선욱 박사팀, 원인 억제하는 치료법 개발

조로증 원인 비정상 단백질 '프로제린' 제거하는 RNA 가위
동물실험서 피부 위축· 척추 기형 등 조로증 증상 개선 확인

  • 승인 2025-07-28 17:19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clip20250728165419
생명연 김선욱 박사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이하 생명연) 김선욱 박사 연구팀이 희귀 난치성 질환인 조로증 치료법을 제시했다. 조로증 원인이 되는 비정상 단백질을 유전자 가위로 정확히 제거하는 데 성공하면서 관심을 모은다.

생명연 미래형동물자원센터 김선욱 박사 연구팀은 차세대 유전자 조절 기술을 활용해 조로증(허친슨-길포드 조로증 증후군·HGPS)의 원인을 정밀하게 억제하는 새로운 치료법을 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병의 원인이 되는 유전자(RNA)를 정확히 잘라내고 정상 기능은 그대로 유지해 안전성을 높였다.



800만 명 중 1명에게 발생하는 희귀 난치성 질환인 조로증을 앓는 아이들은 생후 1~2년 만에 피부에 주름이 생기고 키가 자라지 않으며 뼈와 혈관이 급속도로 노화된다. 기대수명은 14.5년으로 짧고 완치 치료법이 나오지 않았다. 미국 FDA가 승인한 유일한 조로증 치료제인 '조나파닙'(조킨비)은 1회 투여 비용이 14억 원에 달하는 데다 다른 치료제와 병행이 필요하고 부작용 위험도 크다. 투약 시 연장 수명은 2년 6개월가량이다.

김선욱 박사 연구팀은 조로증 치료를 위해 병을 유발하는 원인에 주목했다. 조로증은 LMNA 유전자에 생긴 하나의 돌연변이로 인해 발생하는데, 이 세포 안에서 '프로제린'이라는 비정상적 단백질이 세포의 핵 구조를 망가뜨리고 세포를 노화시킨다. 결국 노인처럼 뼈가 약해지고 혈관이 굳어져 주요 장기 기능이 멈추게 된다.



연구팀은 이 프로제린 유전자를 정상 유전자와 구별해 정확히 골라내는 RNA 가위(RfxCas13d, 프로제린 gRNA)를 만들었다. 이 RNA 가위는 정상적인 단백질은 건드리지 않고 병의 원인이 되는 단백질만 정밀하게 정확할 수 있다. DNA를 건드리지 않고 RNA만 조절해 기존 유전자 편집기술(CRISPR-Cas9)보다 안전하며 실수로 다른 유전자까지 자를 위험이 없다는 설명이다.

조로증 유전자가 있는 마우스 모델에 적용한 결과 털 빠짐과 피부 위축, 척추 기형, 운동 능력 저하 등 조로증 증상이 확연히 개선됐다. 체중 증가와 생식기관 기능도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질병 치료기술을 넘어 노화의 근본 원인을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연구팀은 실제로 나이든 사람의 피부세포에서 프로제린이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으며 개발한 RNA 가위 기술을 적용했을 때 자연적인 노화 현상이 일부 억제되는 것을 관찰했다.

김선욱 박사는 "이번 기술은 조로증뿐 아니라 RNA 편집오류로 발생하는 유전질환의 15% 이상에 적용 가능하다"며 "앞으로 노화 관련 질병이나 암, 신경퇴행성 질환 등에도 확장할 수 있는 플랫폼 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효인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날씨]대전·충남 1~5㎝ 적설 예상…계룡에 대설주의보
  2. '대통령 세종 집무실', 이 대통령 임기 내 쓸 수 있나
  3. 천안법원, 정지 신호에도 직진해 사망자 유발시킨 30대 중국인 벌금형
  4. 대전시장 도전 許 출판기념회에 與 일부 경쟁자도 눈길
  5. 천안문화재단, 2026년 '찾아가는 미술관' 참여기관 모집
  1. 백석대, 천호지 청춘광장서 청년·시민 협력 축제 성료
  2. 단국대병원, 2025년 감염병 대응 유공기관 선정
  3. 상명대 창업지원센터장, '창업보육인의 날' 기념 충남도지사상 수상
  4. 한기대 '다담 EMBA' 39기 수료식
  5. 나사렛대 평생교육원-천안시장애인평생교육센터 MOU

헤드라인 뉴스


[대전, 일류 문화도시의 현주소] 국립시설 `0개`·문화지표 최하위…민선8기 3년의 성적표

[대전, 일류 문화도시의 현주소] 국립시설 '0개'·문화지표 최하위…민선8기 3년의 성적표

대전시는 오랜 기간 문화 인프라의 절대적 부족과 국립 시설 공백 속에서 '문화의 변방'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민선 8기 이장우 호(號)는 이 격차를 메우기 위해 대형 시설과 클러스터 조성 등 다양한 확충 사업을 펼쳤지만, 대부분은 장기 과제로 남아 있다. 이 때문에 민선 8기 종착점을 6개월 앞두고 문화분야 현안 사업의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대전시가 내세운 '일류 문화도시' 목표를 실질적으로 이루기 위해서는 단순한 인프라 확충보다는 향후 운영 구조와 사업화 방안을 어떻게 마련할는지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중도일..

"대전 충남 통합논의" … 金총리-與 충청권 의원 전격회동
"대전 충남 통합논의" … 金총리-與 충청권 의원 전격회동

김민석 국무총리와 더불어민주당 충청권 의원들이 대전시와 충남도 행정통합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전격 회동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얼마 전 충청권을 찾아 대전 충남 통합에 대해 긍정적 메시지를 띄운 것과 관련한 후속 조치로 이 사안이 급물살을 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복수의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김 총리와 민주당 충청권 의원들이 15일 서울에서 오찬을 겸한 간담회를 갖는다. 김 총리와 일부 총리실 관계자, 대전 충남 민주당 의원 대부분이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회동에서 김 총리와 충청권 의원들은 대전 충남 통합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대전역 철도입체화, 국가계획 문턱 넘을까
대전역 철도입체화, 국가계획 문턱 넘을까

대전 원도심 재편의 분수령이 될 '대전역 철도입체화 통합개발'이 이번엔 국가계획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초 철도 지하화 선도지구 3곳을 선정한 데 이어, 추가 지하화 노선을 포함한 '철도 지하화 통합개발 종합계획' 수립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종합계획 반영 여부는 이르면 12월, 늦어도 내년 상반기 중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당초 국토부는 12월 결과 발표를 예고했으나, 지자체 간 유치 경쟁이 과열되면서 발표 시점이 다소 늦춰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실제로 전국 지자체들은 종합..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까치밥 먹는 직박구리 까치밥 먹는 직박구리

  • ‘겨울엔 실내가 최고’…대전 곤충생태관 인기 ‘겨울엔 실내가 최고’…대전 곤충생태관 인기

  • 병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병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