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산청군, 물은 빠졌지만 외면은 남았다

  • 전국
  • 부산/영남

[기자수첩]산청군, 물은 빠졌지만 외면은 남았다

  • 승인 2025-07-25 08:43
  • 김정식 기자김정식 기자
김정식 기자
김정식 기자<사진=김정식 기자>
경남 산청군에 7월 16일부터 20일까지, 5일간 평균 632㎜의 폭우가 쏟아졌다.

시천면은 798㎜로 최고치를, 산청읍은 717㎜로 두 번째를 기록했다.



산청읍과 시천면, 신등면 일대는 산사태와 침수 피해로 폐허가 됐다.

13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으며, 1817명이 한때 대피소로 몸을 옮겼다.



그중 산청읍은 가장 많은 희생자를 낸 중심 피해지다.

부리·내리·정곡·범학에서 한 가족이 함께 떠난 집도 있다.

70대 부부와 40대 아들, 20대 손녀가 동시에 기록 속 이름이 됐다.

공공시설 2141곳이 망가졌고, 농작물 1149ha, 원예시설 211ha, 주택 366동이 피해를 입었다.

그중 18동은 복구 불가능한 전파 판정을 받았다.

506명이 여전히 대피소에 머물고, 응급복구율은 3%에 불과하다.

전국에서 자원봉사자 2423명이 달려와 흙을 밀고 기둥을 세웠다.

그러나 그 손길은 방송에 나온 마을로 몰리고 있다.

화면 속 마을은 북적이지만, 화면 밖 마을은 여전히 조용하다.

누군가는 복구를 마쳤고, 누군가는 아직 시작하지도 못했다.

도움은 진심이지만, 그 진심조차 기준이 없으면 한쪽으로 기운다.

지금 필요한 건 속도보다 균형이고, 감동보다 배분이다.

복구의 중심은 '보인 곳'이 아니라, '덜 보인 사람'이어야 한다.

눈에 띈 곳은 치워졌지만, 더 무너진 곳은 남겨졌다.

재난은 비보다, 시선이 놓친 틈에서 커진다.
산청=김정식 기자 hanul300@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부산 광안리 드론쇼, 우천으로 21일 변경… 불꽃드론 예고
  2. 천안법원, 지인에 땅 판 뒤 근저당권 설정한 50대 남성 '징역 1년'
  3. 천안시, 자립준비청년의 새로운 시작 응원
  4. 천안시 동남구, 빅데이터 기반 야생동물 로드킬 관리체계 구축
  5. 천안시, 맞춤형 벼 품종 개발 위한 식미평가회 추진
  1. "마을 앞에 고압 송전탑 있는데 345㎸ 추가? 안 됩니다" 주민들 반발
  2. 백석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과 협력…지역 창업 생태계 활성화 기대
  3. 천안도시공사, 개인정보보호 실천 캠페인 추진
  4. 단국대병원 이미정 교수, 아동학대 예방 공로 충남도지사 표창 수상
  5. 세종청년센터, 2025 청년 도전과 성장의 무대 재확인

헤드라인 뉴스


이장우 "김태흠 지사와 충청 미래를 위해 역할 분담할 것"

이장우 "김태흠 지사와 충청 미래를 위해 역할 분담할 것"

이장우 대전시장이 이재명 대통령의 적극 추진으로 급물살을 탄 대전·충남 행정통합의 단체장 출마에 대해 "김태흠 충남지사와 함께 충청의 미래를 위해 역할분담을 나눌 것"이라고 밝혔다. 이 시장은 19일 대전시청 기자실에서 가진 오정 국가시범지구(도시재생 혁신지구) 선정 관련 브리핑에서 대전충남행정통합시장 출마 여부에 대한 질문에 "통합시장을 누가 하고 안 하고는 작은 문제이고, 통합은 유불리를 떠나 충청 미래를 위해 해야 하는 일"이라면서 "(출마는) 누가 하고 안 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당과도 상의할 일이다. 김태흠 충남지사와는 (이..

`2025 도전! 충청남도 재난 안전 골든벨` 성료… 퀴즈왕 주인공은?
'2025 도전! 충청남도 재난 안전 골든벨' 성료… 퀴즈왕 주인공은?

청양 목면초등학교 4학년 김가율 학생이 2025 충남 재난 안전 퀴즈왕에 등극했다. 충청남도, 중도일보가 주최하고, 충남교육청, 충남경찰청이 후원한 '2025 도전! 충청남도 재난 안전 골든벨'이 18일 예산 윤봉길체육관에서 열렸다. 이번 골든벨은 충남 15개 시군 퀴즈왕에 등극한 학생 및 우수한 성적을 거둔 학생들이 모여 충남 퀴즈왕에 도전하는 자리로, 272명의 학생이 참여했다. 행사엔 전형식 충남도 정무부지사, 남도현 충남교육청 기획국장, 김택중 예산부군수, 유영돈 중도일보 사장, 최재헌 중도일보 내포본부장 등이 참석해 퀴즈왕..

충남 천안·보령 산란계 농장서 고병원성 AI 의사환축 잇따라 발생
충남 천안·보령 산란계 농장서 고병원성 AI 의사환축 잇따라 발생

충남 천안과 보령 소재 산란계 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H5형)가 잇따라 발생했다. 충남도에 따르면 17일 충남 보령시 청소면, 천안시 성환읍 소재 농장에서 폐사가 증가한다는 신고가 접수돼 동물위생시험소가 확인에 나섰다. 충남 동물위생시험소가 18일 확인한 결과, H5형이 검출돼 농림축산검역본부에 고병원성 여부 검사를 의뢰했다. 검사결과는 1~3일가량 소요될 예정이다. 성환읍 소재 농장은 과거 4차례 발생한 사례가 있고, 청소면 농장은 2022년 1차례 발생한 바 있다. 현재 성환읍 소재 농장에서 사육 중인 가금류 22..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성금으로 잇는 희망…유성구 주민들 ‘순회모금’ 동참 성금으로 잇는 희망…유성구 주민들 ‘순회모금’ 동참

  • 시니어 모델들의 우아한 워킹 시니어 모델들의 우아한 워킹

  • 딸기의 계절 딸기의 계절

  • 보관시한 끝난 문서 파쇄 보관시한 끝난 문서 파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