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숙 후보 낙마 왜?”… 분열한 충남대·침묵한 대전 국회의원

  • 정치/행정
  • 국회/정당

이진숙 후보 낙마 왜?”… 분열한 충남대·침묵한 대전 국회의원

이재명 정부 초대 신임 내각 중 유일한 충청 출신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 지명 철회
가장 든든했어야 할 모교에서부터 찬반… 대전 민주당 국회의원들 단 한마디도 없이 외면
“후임 교육부 장관 후보 충청 출신 반드시 지켜내야”

  • 승인 2025-07-21 10:46
  • 수정 2025-07-21 16:22
  • 신문게재 2025-07-22 1면
  • 윤희진 기자윤희진 기자
2025072001001616800069501
이진숙 전 교육부 장관 후보.
“사안으로 보면 강선우 후보가 더 문제 아니냐.”
“지역대 총장 출신이라 희생양이 된 거다.”
“대전 국회의원들은 엄호했어야 했다.”
“충청 출신 장관이 1명은 있어야 하지 않나.”

이재명 정부 초대 신임 내각 후보 중 유일하게 충청 출신이던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의 낙마를 놓고 여러 반응이 나오고 있다.



집권당 내에서 별다른 조력자조차 없이 장관 후보까지 지명돼 기대감을 모았던 이 전 후보. 인사청문회에서도 여러 논란을 정면돌파하면서 비판 여론을 일부 잠재우기도 했지만, 끝내 대통령실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인사청문회 전부터 쏟아진 의혹들 때문에 뭇매를 맞았다. 논문 표절과 자녀 조기 유학 논란이 수면 위로 오르기 전부터 모교인 충남대 일부 교수와 민주동문회를 중심으로 반대 움직임이 시작됐다.



반면 충남대 총동창회와 대전·충청지역대학노동조합을 비롯한 여러 단체는 “전국 최초의 거점국립대 여성 총장으로, 교육의 구조적 개혁과 국가균형발전을 이끌어갈 최고의 적임자”라고 환영했다.

대전에서 태어나고 자라 충남대를 졸업한 충남대 총장 출신의 이 전 후보를 두고 충남대 내부에서조차 극렬히 대립했다. 지역 특유의 고질적인 ‘모래알 근성’은 충남대 출신 첫 교육부 장관 배출을 무산시켰다고 할 수 있다.

분열은 여러 의혹이 제기된 인사청문회에서 이 전 후보의 낙마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고, ‘서울대 10개 만들기’ 등 이 전 후보의 고민이 가득 담긴 이재명 정부의 교육 현안은 제대로 언급되지도 못한 채 묻혀버렸다.

대전에서조차 힘을 받지 못한 이 전 후보는 집권당에서 시종일관 냉대를 받았다.

인사청문회 전후 더불어민주당 내 그 누구도 이 전 후보를 적극적으로 엄호하지 않았다. 유력 정치인의 추천이 아니다 보니 야당의 거센 공격에 맥없이 무너지는 이 후보를 사실상 지켜만 봤다.

특히 대전의 국회의원은 단 1명도 나서지 않았다. 7명 전원이 민주당 국회의원이고, 그중에서도 충남대 출신이 2명이나 있는데도 한마디 하지 않았다. 논문 표절과 관련해선, 이공계 특성을 감안하면 어느 정도 해명됐다는 평가도 나왔지만, 후보 지명 후 침묵으로 일관했다.

이와 관련, 대통령실 우상호 정무수석은 21일 "사실은 여러 가지로 자격이 된다고 봤고, 여러 의혹도 많이 해명됐다고 봤다"며 "그런데 결국은 여론의 벽을 넘지 못했다. 본인은 상당히 억울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대전을 향한 일침이라 할 수 있다.

2025071601001343400057422
이진숙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7월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자녀 조기 유학 등 논란과 관련해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그나마 뒤늦게라도 아쉬운 입장을 내놓은 의원들은 있다.

민주당 장철민 의원(대전 동구)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대전·충청 출신의 여성 국무위원이 나오길 바랐던 지역민의 마음이 간절했기에 이 전 후보의 문제가 드러날수록 속상했다"고 썼다.

그러면서 "인사의 지역균형은 단순한 나눠 먹기가 아니라 국민의 다양한 목소리가 국정 전반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필수적인 장치"라며 "충청 출신 장관 또는 후보는 1명도 남지 않았다. 국무위원의 다양성과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후임 교육부 장관 인선에는 반드시 대전·충청 출신을 우선 고려해달라"고 촉구했다.

조국혁신당 대전시당 위원장인 황운하 의원(비례)은 기자와 만나 “(이 전 후보가) 많이 힘들고 외로웠을 것”이라며 “충남대 내부에서조차 하나로 모이지 못했던 여론이 가장 큰 문제였다고 본다”고 말했다.

특히 “민주당 내에서 이 후보를 엄호하고 지지한 그룹이 없었다는 게 결정타였을 것”이라며 “그중에서도 모 의원과 가까운 충남대 출신 인사들이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나선 건 결국 나중에 부메랑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후임 교육부 장관 후보는 반드시 충청 출신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고 본다”며 “충청권 민주당 의원들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윤희진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충남 통합논의"…金총리-與 충청권 의원 전격회동
  2. 대전역 철도입체화, 국가계획 문턱 넘을까
  3. '물리적 충돌·노노갈등까지' 대전교육청 공무직 파업 장기화… 교육감 책임론
  4. 대전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간담회 열려
  5. [대전, 일류 문화도시의 현주소] 국립시설 '0개'·문화지표 최하위…민선8기 3년의 성적표
  1. 대전충남 행정통합 발걸음이 빨라진다
  2. 이대통령의 우주청 분리구조 언급에 대전 연구중심 역할 커질까
  3. 대전 동구, '어린이 눈썰매장'… 24일 본격 개장
  4. [기고] 한화이글스 불꽃쇼와 무기산업의 도시 대전
  5. 대전연구원 신임 원장에 최진혁 충남대 명예교수

헤드라인 뉴스


10·15부동산 대책 2개월째 지방은 여전히 침체… "지방 위한 정책 마련 필요" 목소리

10·15부동산 대책 2개월째 지방은 여전히 침체… "지방 위한 정책 마련 필요" 목소리

정부 10·15 정책이 발표된 지 두 달이 지난 가운데, 지방을 위한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 3단계가 내년 상반기까지 유예되는 등 긍정적 신호가 나오고 있지만, 지방 부동산 시장 침체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어서다. 1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누적 매매가격 변동률(12월 8일 기준)을 보면, 수도권은 2.91% 오른 반면, 지방은 1.21% 하락했다. 서울의 경우 8.06%로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린 반면, 대전은 2.15% 하락했다. 가장 하락세가 큰 곳은 대구(-3...

[대전, 일류 문화도시의 현주소] 제2문화예술복합단지대·국현 대전관… 대형 문화시설 `엇갈린 진척도`
[대전, 일류 문화도시의 현주소] 제2문화예술복합단지대·국현 대전관… 대형 문화시설 '엇갈린 진척도'

대전시는 오랜 기간 문화 인프라의 절대적 부족과 국립 시설 공백 속에서 '문화의 변방'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민선 8기 이장우 호(號)는 이 격차를 메우기 위해 대형 시설과 클러스터 조성 등 다양한 확충 사업을 펼쳤지만, 대부분은 장기 과제로 남아 있다. 이 때문에 민선 8기 종착점을 6개월 앞두고 문화분야 현안 사업의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대전시가 내세운 '일류 문화도시' 목표를 실질적으로 이루기 위해서는 단순한 인프라 확충보다는 향후 운영 구조와 사업화 방안을 어떻게 마련할는지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중도일..

내란특검, 윤석열·정진석·박종준·김성훈·문상호… 충청 대거 기소
내란특검, 윤석열·정진석·박종준·김성훈·문상호… 충청 대거 기소

12·3 비상계엄 사태에 적극 가담하거나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충청 출신 인사들이 대거 법원의 심판을 받게 됐다.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의혹을 수사한 내란 특별검사팀(특별검사 조은석)은 180일간의 활동을 종료하면서 15일 '윤석열 전 대통령 등에 의한 내란·외환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정진석·박종준·김성훈·문상호·노상원 등 충청 인사 기소=6월 18일 출범한 특검팀은 그동안 모두 249건의 사건을 접수해 215건을 처분하고 남은 34건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에 넘겼다. 우선 윤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의 밤은 낮보다 화려하다’ ‘대전의 밤은 낮보다 화려하다’

  • ‘헌혈이 필요해’ ‘헌혈이 필요해’

  • 까치밥 먹는 직박구리 까치밥 먹는 직박구리

  • ‘겨울엔 실내가 최고’…대전 곤충생태관 인기 ‘겨울엔 실내가 최고’…대전 곤충생태관 인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