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소리] 대전, '벨라 에포크'의 시대를 열까?

  • 오피니언
  • 풍경소리

[풍경소리] 대전, '벨라 에포크'의 시대를 열까?

이동한 대전과학산업진흥원장

  • 승인 2025-07-07 14:38
  • 수정 2025-07-08 08:50
  • 조훈희 기자조훈희 기자
이동한 대전과학산업진흥원장 풍경소리
이동한 대전과학산업진흥원장
7월 들어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됐다. 펄펄 끓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한 대기 온도 상승으로 지구 곳곳에서는 근래 경험하지 못했던 뜨거운 여름을 보내고 있다. 물론 대전도 예외는 아니다. 그러나 대전은 요즘 다른 차원에서 뜨거운 여름을 보내고 있다. 필자는 젊은 도시 대전의 역사 120년 중 절반인 50여 년을 대전에서 살았다. 1979년 제60회 전국체전, 1993년 대전엑스포와 2002년 한일월드컵 16강 경기 우리나라와 이탈리아의 경기를 대전에서 경험했다. 그때도 한때지만 대전은 뜨겁게 달아올랐으나 오래가지 못했다. 그런 대전이 몇 년 전부터 꿈틀대더니 이제 폭발하려고 한다.

물리학 용어로 임계점(Critical Point) 이라는 말이 있다. 기존에 가지고 있는 성질을 버리고 전혀 다른 새로운 성질을 갖게 되는 것인데 일례로 액체인 물이 끓어서 기체로 되는 순간을 말한다. 대전이 그런 임계점에 있다는 느낌이다. 대한민국 빵집의 역사를 바꾸고 있는 성심당이나 늘상 꼴찌를 일등으로 바꿔 승승장구하는 한화이글스는 더 이상 '화나 이글스'가 아니다.



얼마전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도 대전의 지역 내 총생산이 전년도에 비해 3.6% 성장했다는 발표가 있었다. 인천에 이어 두 번째다. 개인별 소득은 서울, 울산에 이은 3위란다. 사실 잘 믿기지 않는다. 대부분 5등 밖, 또는 10등 밖에 있었던 대전의 순위를 생각하면 놀랍기만 하다. 좀 더 논의를 넓혀 대전의 66개 상장기업을 중심으로 통계를 해석한다면 더욱 놀랍다.

대전의 상장기업 수는 66개로 서울의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인천, 부산에 이은 3위다. 그러나 인구 10만 명당 상장사를 비교하면 4.58개로 인천의 3.12개, 부산의 2.49개를 압도하는 1위다. 우리와 인구가 비슷한 광주의 1.42개와 비교하면 더욱 대전의 위상이 뚜렷해진다. 기업을 설립한 이후 상장하기까지 걸리는 기간을 비교해 봐도 대전이 여타 도시들보다 3~4년 빠르다. 대전의 평균 기간이 13.2년으로 부산의 17.3년, 인천의 16.2년을 한참 앞선다.



2020년 이후 첨단기술산업이 주를 이루는 코스닥 시장 시가총액 순위를 살펴보면 상위 10개 기업 안에 유일하게 알테오젠만이 자리를 차지했으나 2024년부터 레인보우로보틱스, 리가켐바이오가 서서히 20위권에 들어온 이후 2025년에는 6월 현재 펩트론까지 네 개 기업이 상위 10위권에 포함돼 있다. 상위 20위권으로 범위를 넓히면 젬백스까지 5개 기업이 포함된다. 20위권 내의 지역별 시가총액을 살펴보면 대전은 2024년 처음으로 20조 원을 넘기면서 3위에 올랐고 2025년에는 드디어 6월 현재 대전시는 알테오젠 20조 원을 포함하여 5개 기업 시가총액이 약 38조 원으로 당당히 1위를 지키고 있다. 20위권 내에 대전시처럼 5개 기업을 포함시킨 서울시가 약 17조 원으로 2위, 4개 기업을 포함시킨 경기도가 약 12조 원으로 3위인 것을 감안하면 대전시 첨단벤처기업들의 선전이 놀랍기만 하다.

물론 코스닥 시장의 시가총액 400조 원보다 6배 이상 큰 2500조 원대의 코스피 시장에서는 대전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미미하다. 그렇지만 미래 국가의 운명을 가를 미래 첨단 기술들의 집합소인 코스닥 시장에서 대전기업들의 선전은 대덕연구단지 50년 역사의 우리 대전의 과학기술 자산들이 이제 서서히 꽃을 피우는 것 같아 대견하면서 뿌듯하다.

지금은 과거 120년의 대전이 미래 100년의 대전으로 바뀌는 시점이다. 그동안 쌓아 두었던 에너지가 빅뱅처럼 터지기 일보 직전이다. 국내는 좁다. 이제 세계시장으로 나아가야 할 때이다. 앞으로 5년 뒤인 2030년 대전은 100개 이상의 기업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카이스트에서 매년 150개 이상의 스타트업이 만들어진다. 영리한 자는 물들어 올 때 노를 젓는다. 산·학·연·관·정 모두 힘을 내자. 전 세계에 대전의 이름을 알리는 초일류경제도시 대전을 만들자.

19세기 말부터 1914년 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전까지 유럽에 퍼진 경제적 번영 등 낙관적 사고를 바탕으로 과학기술과 문화예술 전반에 걸쳐 일어난 혁신의 시기를 '벨라 에포크(Belle Epoque)'라 부른다. 과학기술분야에 있어 대한민국을 우뚝 솟게 만드는 과학기술 벨라 에포크(Belle Epoque)의 시대를 우리 대전이 이끌어 나가자. /이동한 대전과학산업진흥원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날씨]대전·충남 1~5㎝ 적설 예상…계룡에 대설주의보
  2. '대통령 세종 집무실', 이 대통령 임기 내 쓸 수 있나
  3. 천안법원, 정지 신호에도 직진해 사망자 유발시킨 30대 중국인 벌금형
  4. 대전시장 도전 許 출판기념회에 與 일부 경쟁자도 눈길
  5. 천안문화재단, 2026년 '찾아가는 미술관' 참여기관 모집
  1. 백석대, 천호지 청춘광장서 청년·시민 협력 축제 성료
  2. 단국대병원, 2025년 감염병 대응 유공기관 선정
  3. 상명대 창업지원센터장, '창업보육인의 날' 기념 충남도지사상 수상
  4. 한기대 '다담 EMBA' 39기 수료식
  5. 나사렛대 평생교육원-천안시장애인평생교육센터 MOU

헤드라인 뉴스


[대전, 일류 문화도시의 현주소] 국립시설 `0개`·문화지표 최하위…민선8기 3년의 성적표

[대전, 일류 문화도시의 현주소] 국립시설 '0개'·문화지표 최하위…민선8기 3년의 성적표

대전시는 오랜 기간 문화 인프라의 절대적 부족과 국립 시설 공백 속에서 '문화의 변방'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민선 8기 이장우 호(號)는 이 격차를 메우기 위해 대형 시설과 클러스터 조성 등 다양한 확충 사업을 펼쳤지만, 대부분은 장기 과제로 남아 있다. 이 때문에 민선 8기 종착점을 6개월 앞두고 문화분야 현안 사업의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대전시가 내세운 '일류 문화도시' 목표를 실질적으로 이루기 위해서는 단순한 인프라 확충보다는 향후 운영 구조와 사업화 방안을 어떻게 마련할는지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중도일..

"대전 충남 통합논의" … 金총리-與 충청권 의원 전격회동
"대전 충남 통합논의" … 金총리-與 충청권 의원 전격회동

김민석 국무총리와 더불어민주당 충청권 의원들이 대전시와 충남도 행정통합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전격 회동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얼마 전 충청권을 찾아 대전 충남 통합에 대해 긍정적 메시지를 띄운 것과 관련한 후속 조치로 이 사안이 급물살을 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복수의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김 총리와 민주당 충청권 의원들이 15일 서울에서 오찬을 겸한 간담회를 갖는다. 김 총리와 일부 총리실 관계자, 대전 충남 민주당 의원 대부분이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회동에서 김 총리와 충청권 의원들은 대전 충남 통합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대전역 철도입체화, 국가계획 문턱 넘을까
대전역 철도입체화, 국가계획 문턱 넘을까

대전 원도심 재편의 분수령이 될 '대전역 철도입체화 통합개발'이 이번엔 국가계획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초 철도 지하화 선도지구 3곳을 선정한 데 이어, 추가 지하화 노선을 포함한 '철도 지하화 통합개발 종합계획' 수립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종합계획 반영 여부는 이르면 12월, 늦어도 내년 상반기 중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당초 국토부는 12월 결과 발표를 예고했으나, 지자체 간 유치 경쟁이 과열되면서 발표 시점이 다소 늦춰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실제로 전국 지자체들은 종합..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까치밥 먹는 직박구리 까치밥 먹는 직박구리

  • ‘겨울엔 실내가 최고’…대전 곤충생태관 인기 ‘겨울엔 실내가 최고’…대전 곤충생태관 인기

  • 병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병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