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교육청 '방학 중 성장지원 사업' 중식 제공에 매몰

  • 정치/행정
  • 세종

세종교육청 '방학 중 성장지원 사업' 중식 제공에 매몰

세종교사노조, 일반 교사·관리자 대상 설문
2024년 시범도입 이래 초기 지적사항 재현
학생 안전·식사 질·프로그램 관리 문제 노출

  • 승인 2025-07-02 14:32
  • 수정 2025-07-02 16:54
  • 신문게재 2025-07-03 6면
  • 이은지 기자이은지 기자
세종시교육청
세종시교육청 전경. 사진=중도일보 DB.
세종시교육청의 '방학 중 성장 지원사업'이 중식 제공에 매몰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정작 프로그램 내실화에 이르지 못하면서, 제도 도입 취지가 퇴색된 것으로 파악됐다.

세종교사노동조합(위원장 김예지·이하 세종교사노조)이 6월 19일부터 25일까지 일반 교사(27개 초등학교)와 관리자(20개교)를 대상으로 각각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다. 전체 초등학교 55개교 중 절반에 가까운 응답률로 유의미한 결과란 분석이다.



방학 중 성장 지원사업은 2024년 여름방학 기간 시범(9개교) 도입 후 겨울방학부터 전면(54개교) 시행되고 있다.

교사노조의 문제 인식은 제도 도입 초기 지적 사항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방학 중 등하굣길과 배움터 지킴이 미배정 : 기본적인 학생 안전조차 미확보 ▲프로그램 시작 전·후의 공백 시간 관리 불가능, 응급처치 인력 부재, 학교폭력·전염병 대응 인력도 전무 ▲중식 위생 상태 미확보, 식중독 위험, 업체의 식품 안전성 불균형 문제 등이 도입 2년 차에 지속되고 있다는 현실 인식이다.



교사노조는 "교육청은 아직도 중식 제공에 대한 뾰족한 지원이나 대안 없이 일괄적인 예산을 학교로 내려보내며 구체적인 방식이나 책임 체계는 학교 자율이란 이름으로 전가하고 있다"라며 "해썹 인증 도시락 인증 업체가 1곳이다 보니 미인증 업체와 계약하는 일이 다수다. 식사 질은 천차만별이고, 식중독 위험과 책임 부담까지 고스란히 학교 몫"이라고 밝혔다.

실제 응답을 보면, 담당자 혼선 및 업무 갈등부터 도시락 품질과 위생 문제 및 식중독 우려, 노쇼로 인한 과도한 음식물 쓰레기 처리 혼란, 보존식을 저장할 냉장고도 없이 먼지투성이 교실에서 식사 등의 문제가 추가로 나타났다. 응답 학교의 한 교사는 "교사가 도시락 업체를 일일이 찾아가 식단표도 직접 구성해야 했다. 도시락 업체가 '갑'인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시교육청은 프로그램 자체가 중요하다는 답변을 내놓고 있으나, 지역 초등 교사들은 그전부터 매미와 눈꽃 교실, 기초학력 캠프, 영어 및 스포츠 캠프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자율 운영하며 학교 교육에 헌신해왔으나 현재 교육청 사업은 중식 제공에 매몰돼 있다는 문제점을 수면 위에 올렸다.

'중식 때문에 프로그램 미개설', '관리자의 일방적 업무 지시로 내부 강사 채용 배제', '학교가 식당으로 전락' 등의 또 다른 현주소도 내보였다.

그러면서 교사 노조는 이번 사업의 즉각 재검토와 프로그램 내실화, 교육청과 지자체 간 협업을 통해 위생·품질·안전이 담보된 중식 제공, 기초학력·학급운영비·학습 준비물 예산 확대 등을 제안했다.

한편, 교사노조는 전날 '학교지원본부의 출범 1주년'에 맞춰 "전국 최고 수준의 지원 전담기구 만족도를 보였고, 실제 현장 교사들도 다양한 영역에 걸쳐 높은 만족도를 나타냈다"라며 "하지만 업무 영역이 주로 행정실에 편중돼 있어 교사의 교육활동에 대한 실질적 기여 방향을 찾을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또 ▲교육 활동 예방 및 보호 사업 확대 ▲일반적 업무 컨설팅 및 지원 자료 제공 등을 통한 신규 및 저경력 교원 역량 강화 ▲공문서 감축, 업무 매뉴얼 보급, 업무 자동화 연구 운영 ▲학교 행사, 연수 기획 및 운영 지원 등 다른 지역의 사업 분석을 통해 선도적이고 체계적인 사업 확대를 주문했다.
세종=이은지 기자 lalaej27@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충남경찰 인력난에 승진자도 저조… 치안공백 현실화
  2. 대전시와 5개구, '시민체감.소상공인 활성화' 위해 머리 맞대
  3. 세종시 '학교급식' 잔반 처리 한계...대안 없나
  4. [한성일이 만난 사람]여현덕 KA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 인공지능(AI) 경영자과정 주임교수. KAIST-NYU 석좌교수
  5. 세종시 재정 역차별 악순환...보통교부세 개선 촉구
  1. 세종시 도담동 '구청 부지' 미래는 어디로?
  2. 더이상 세종시 '체육 인재' 유출 NO...특단의 대책은
  3. ‘대전의 밤은 낮보다 화려하다’
  4. 세종시 교통신호제어 시스템 방치, 시민 안전 위협
  5. 세종시 '공동캠퍼스' 미래 불투명...행정수도와 원거리

헤드라인 뉴스


전기 마련된 대전충남행정통합에 이재명 대통령 힘 실어줄까

전기 마련된 대전충남행정통합에 이재명 대통령 힘 실어줄까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으로 대전·충남 행정통합이 새로운 전기를 맞은 가운데 17일 행정안전부 업무보고에서 다시 한번 메시지가 나올지 관심이 높다. 관련 발언이 나온다면 좀 더 진일보된 내용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역대 정부 최초로 전 국민에 실시간 생중계되고 있는 이재명 대통령의 2주 차 부처 업무보고가 16일 시작된 가운데 18일에는 행정안전부 업무보고가 진행된다. 대전과 충남은 이날 업무보고에서 이 대통령이 대전·충남 행정통합에 대한 추가 발언을 할지 관심을 두고 있다. 내년 6월 지방선거 이전에 대전·충남 행정통합을 하기 위해..

[기획시리즈] 2. 세종시 신도시의 마지막 퍼즐 `5·6생활권` 2026년은?
[기획시리즈] 2. 세종시 신도시의 마지막 퍼즐 '5·6생활권' 2026년은?

2026년 세종시 행복도시 신도시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할 수 있을까.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하 행복청)이 지난 12일 대통령 업무보고를 거치며, 내년 청사진을 그려냈다. 이에 본지는 시리즈 기사를 통해 앞으로 펼쳐질 변화를 각 생활권별로 담아내고자 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1. 행정수도 진원지 'S생활권', 2026년 지각변동 오나 2. 신도시 건설의 마지막 퍼즐 '5~6생활권' 변화 요소는 3. 정부세종청사 품은 '1~2생활권', 내년 무엇이 달라지나 4. 자족성장의 거점 '3~4생활권', 2026년 던져진 숙제..

‘의료 격차 해소·필수의료 확충’ 위한 지역의사제 국무회의 의결
‘의료 격차 해소·필수의료 확충’ 위한 지역의사제 국무회의 의결

의사가 부족한 지역에서 10년간 의무적으로 복무하는 소위, ‘지역의사제’ 시행을 위한 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출산과 보육비 비과세 한도 월 20만원에서 자녀 1인당 20만원으로 확대하고, 전자담배도 담배 범위에 포함해 규제하는 법안도 마찬가지다.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54회 국무회의에서는 법률공포안 35건과 법률안 4건, 대통령령안 24건, 일반안건 3건, 보고안건 1건을 심의·의결했다. 우선 지역 격차 해소와 필수의료 확충, 공공의료 강화를 위한 ‘지역의사의 양성 및 지원 등에 관한 법률공포안’..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딸기의 계절 딸기의 계절

  • 보관시한 끝난 문서 파쇄 보관시한 끝난 문서 파쇄

  • `족보, 세계유산으로서의 첫 걸음` '족보, 세계유산으로서의 첫 걸음'

  • ‘대전의 밤은 낮보다 화려하다’ ‘대전의 밤은 낮보다 화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