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대부분 반대·이직 동요"...해수부 이전 강행 무리수

  • 정치/행정
  • 세종

"직원 대부분 반대·이직 동요"...해수부 이전 강행 무리수

최민호 시장, 7월 2일 이 같은 여론 토대로 1인 시위 돌입
'지역 이기주의' '정치적 고려' 프레임에는 선긋기
대통령실과 국회의 '세종 시대' 예고...국정 효율성 저하 우려
정부부처 곳곳으로 분산 배치 신호탄 지적도 쏟아내

  • 승인 2025-07-02 10:30
  • 수정 2025-07-02 15:13
  • 이희택 기자이희택 기자
KakaoTalk_20250702_091703396_14
최민호 시장이 7월 2일 오전 8시부터 해수부 정문 앞에서 1인 시위에 돌입했다. 사진=이희택 기자.
"해수부 전체 직원의 86%, 20대 이하 직원 31명 중 30명이 반대하고, 이전 강행 시 48%가 다른 부처나 공공기관으로 이직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최민호 세종시장이 7월 2일부터 예고한 '해수부 이전 철회' 1인 시위에 돌입했다.



이날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5동 해수부 정문 앞에서 '해양수산부의 부산 이전, 옳지 않은 것은 옳지 않은 것입니다'란 캐치프레이즈와 함께 거리로 나섰다.

해수부 이전 철회를 촉구하는 입장을 정부부처 공무원을 넘어 시민들과 함께 나누기 위한 발걸음이다.



그가 해수부 이전에 반대하는 입장은 '지역 이기주의' 또는 '반대를 위한 반대', '정치적 고려'가 아님을 다시금 분명히 했다.

자신의 입장은 앞선 이날 오전 7시 30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 집중'에 출연해 피력했다.

최 시장은 MC의 질문에 "4일까지 출근길 1인 시위를 하려고 한다. 북극 항로 개설이나 해양 강국 실현 목적에 반대하고자 함이 아니다"라며 "방법론이 해수부의 부산 이전에 있지 않다는 점을 알리고자 한다"라고 운을 뗐다.

정부부처는 대통령실과 국회, 각 부처와 수시로 긴밀한 협의를 필요로 하고, 더욱이 국가 정책을 입안하는 해수부는 정부세종청사에 한 데 모여 있어야 하는 취지의 발언이다. 그렇지 않고선 행정 효율과 정책의 질 향상을 기대하기 어렵고, 출장에 따른 사회적 비용이 낭비된다는 문제도 거론했다.

러시아와 노르웨이, 미국, 캐나다, 영국 등 전 세계 해양 국가들이 앞다퉈 경쟁적으로 임하고 있는 북극 항로 개척에도 마이너스를 가져올 수 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직원들 다수가 반대하고, 절반에 가까운 직원들이 다른 기관 이직을 고려하고 있는 현 상황에 더욱 큰 우려를 표시했다.

그는 "북극 항로 개척에 초점을 맞춘다면, 이 부분에 예산과 인력을 늘려 국가 경쟁력을 갖추려 하는 편이 바람직하다고 본다"라며 "해수부 직원들의 사기가 저하되서야 다른 나라를 이길 수 있겠는가. 대국적인 관점에서도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세종시민 득표율이 55.6%에 달하면서, '시민들이 해수부 이전 공약에 동의한 것 아닌가'란 MC의 질문에는 이렇게 답했다.

최 시장은 "정책적 사안을 정치로 해석하고 몰고 가려는 게 매우 올바르지 않은 시각이다. 선거는 선거고 개별 정책은 정책"이라며 "지지율이 높았으니 옳지 않은 정책도 동의했다는 시각을 과연 갖고 있을까요. 지지도는 종합적인 부분을 담고 있다"고 반박했다.

같은 당 박형준 부산시장과 지역 국회의원 등은 환영하고 있는 데 대한 입장도 밝혔다. 오히려 가덕도 신공항 구축 등에 집중해 줄 것을 제안했다. 다른 방법으로도 얼마든지 풀 수 있는데, 효율적이지 않은 정책을 강행할 일은 아니란 판단에서다.

최민호 시장은 "정치를 떠나 충청권에 행정수도를 완성해야 되고, 대통령실과 국회를 비롯한 중앙부처가 세종시에 집적됨으로써 시너지 효과를 얻고자 하는 취지가 분명히 있다"라며 "국정 효율을 떠나 행정수도 비전에 합당한 것인가를 다시 봐달라"고 호소했다.

해수부의 부산 이전이 자칫 '기후에너지부의 전남도 이전', '농림축산식품부의 전북도 이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대전 이전', '문화체육관광부의 광주 이전' 등의 분산 신호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집행 성격의 공공기관과 정책 컨트롤타워로서 부처 이전은 전혀 다른 성격이란 인식을 내보였다.

부산지역 3선 국회의원인 전재수 해수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선 ▲'해양 강국 실현과 북극 항로 개척' 과정에서 해수부 이전 타당성 ▲절차적인 문제 ▲대통령 지시 사항에 100% 동의 여부를 물으며 '공개 토론'을 다시 제안했다.

그는 끝으로 "민주당 의원들도 진정으로 국가를 생각한다면, 옮지 않은 일에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0년 해수부장관 시절 부산 시민들과 토론 과정에서 서울에서 부산 이전은 옳지 않다고 주장한 전례가 있지 않은가. 그럼에도 현 정부가 강행한다면 역사적 책임을지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세종=이희택 기자 press2006@

KakaoTalk_20250702_091703396_17
최 시장은 해수부의 부산 이전 반대 입장을 조목조목 설명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충남경찰 인력난에 승진자도 저조… 치안공백 현실화
  2. 대전시와 5개구, '시민체감.소상공인 활성화' 위해 머리 맞대
  3. 세종시 '학교급식' 잔반 처리 한계...대안 없나
  4. [한성일이 만난 사람]여현덕 KA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 인공지능(AI) 경영자과정 주임교수. KAIST-NYU 석좌교수
  5. 세종시 재정 역차별 악순환...보통교부세 개선 촉구
  1. 세종시 도담동 '구청 부지' 미래는 어디로?
  2. 더이상 세종시 '체육 인재' 유출 NO...특단의 대책은
  3. ‘대전의 밤은 낮보다 화려하다’
  4. 세종시 교통신호제어 시스템 방치, 시민 안전 위협
  5. 세종시 '공동캠퍼스' 미래 불투명...행정수도와 원거리

헤드라인 뉴스


전기 마련된 대전충남행정통합에 이재명 대통령 힘 실어줄까

전기 마련된 대전충남행정통합에 이재명 대통령 힘 실어줄까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으로 대전·충남 행정통합이 새로운 전기를 맞은 가운데 17일 행정안전부 업무보고에서 다시 한번 메시지가 나올지 관심이 높다. 관련 발언이 나온다면 좀 더 진일보된 내용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역대 정부 최초로 전 국민에 실시간 생중계되고 있는 이재명 대통령의 2주 차 부처 업무보고가 16일 시작된 가운데 18일에는 행정안전부 업무보고가 진행된다. 대전과 충남은 이날 업무보고에서 이 대통령이 대전·충남 행정통합에 대한 추가 발언을 할지 관심을 두고 있다. 내년 6월 지방선거 이전에 대전·충남 행정통합을 하기 위해..

[기획시리즈] 2. 세종시 신도시의 마지막 퍼즐 `5·6생활권` 2026년은?
[기획시리즈] 2. 세종시 신도시의 마지막 퍼즐 '5·6생활권' 2026년은?

2026년 세종시 행복도시 신도시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할 수 있을까.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하 행복청)이 지난 12일 대통령 업무보고를 거치며, 내년 청사진을 그려냈다. 이에 본지는 시리즈 기사를 통해 앞으로 펼쳐질 변화를 각 생활권별로 담아내고자 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1. 행정수도 진원지 'S생활권', 2026년 지각변동 오나 2. 신도시 건설의 마지막 퍼즐 '5~6생활권' 변화 요소는 3. 정부세종청사 품은 '1~2생활권', 내년 무엇이 달라지나 4. 자족성장의 거점 '3~4생활권', 2026년 던져진 숙제..

‘의료 격차 해소·필수의료 확충’ 위한 지역의사제 국무회의 의결
‘의료 격차 해소·필수의료 확충’ 위한 지역의사제 국무회의 의결

의사가 부족한 지역에서 10년간 의무적으로 복무하는 소위, ‘지역의사제’ 시행을 위한 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출산과 보육비 비과세 한도 월 20만원에서 자녀 1인당 20만원으로 확대하고, 전자담배도 담배 범위에 포함해 규제하는 법안도 마찬가지다.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54회 국무회의에서는 법률공포안 35건과 법률안 4건, 대통령령안 24건, 일반안건 3건, 보고안건 1건을 심의·의결했다. 우선 지역 격차 해소와 필수의료 확충, 공공의료 강화를 위한 ‘지역의사의 양성 및 지원 등에 관한 법률공포안’..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딸기의 계절 딸기의 계절

  • 보관시한 끝난 문서 파쇄 보관시한 끝난 문서 파쇄

  • `족보, 세계유산으로서의 첫 걸음` '족보, 세계유산으로서의 첫 걸음'

  • ‘대전의 밤은 낮보다 화려하다’ ‘대전의 밤은 낮보다 화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