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속으로]AI 시대, 기술과 사람이 공존하는 컨택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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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속으로]AI 시대, 기술과 사람이 공존하는 컨택센터

박남구 (사)대전시컨택센터협회 회장

  • 승인 2025-06-30 16:48
  • 신문게재 2025-07-01 18면
  • 이상문 기자이상문 기자
박남구 회장
박남구 (사)대전시컨택센터협회 회장
이재명 정부가 출범하며 가장 강하게 천명한 정책 중 하나는 AI 국가전략이다. 단순히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는 수준을 넘어, 인공지능(AI)을 국가 혁신의 핵심 축으로 삼고 행정, 복지, 산업, 교육, 국방에 이르기까지 모든 영역에 AI를 전면적으로 도입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특히 올해 발표된 AI 기반 공공서비스 혁신 로드맵은 정부가 AI를 행정의 수단이 아니라 국정 운영의 플랫폼으로 보겠다는 선언이다.

이러한 시대 변화 속에서 주목할 분야가 있다. 바로 컨택센터 산업이다. 한때 콜센터로 불리며 단순 텔레마케팅업에 그쳤던 산업이 이제는 AI와 결합하여 디지털 전환의 산업군으로 자리잡고 있다. 기업과 공공기관은 물론 지자체까지도 AI 도입을 통한 컨택센터 고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고, 방향도 명확하다.



첫 번째 변화는 상담의 자동화를 넘어서 지능화다. 기존의 ARS와 단순 챗봇은 이제 음성인식, 자연어 처리, 감정 분석, 다국어 응답 기능까지 갖춘 AI 상담 시스템으로 대체되고 있다. 고객은 단순한 정보 안내를 넘어서 복잡한 민원이나 기술적인 문의도 AI를 통해 빠르고 정확하게 해결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금융, 유통, 통신, 공공 분야에서는 24시간 무인 상담 시스템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두 번째 변화는 컨택센터의 기능 자체가 진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AI는 고객 응대뿐 아니라 통화 시간, 대화 내용, 감정 변화 등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고객 만족도, 이탈 가능성, 구매 확률 등을 예측하고 기업의 마케팅 및 서비스 전략을 지원한다. 즉, 컨택센터는 더이상 단순한 문제 해결 창구가 아니라, 고객 경험(CX)의 전략 허브 이자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의 출발점이 된 것이다.



세 번째 변화는 상담사의 역할 변화다. 단순 반복 응대는 AI가 맡고, 상담사는 보다 정서적이고 복합적인 대응이 필요한 업무로 이동한다. 감정 케어, 고충 민원 처리, 맞춤형 서비스 제안, 상담품질 관리 등 고부가가치 업무가 상담사가 중심이 된다. 이는 단순히 일자리가 줄어드는 문제가 아니라, 직무의 전문화와 재정의라는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변화에 정부도 주목하고 있다. 이재명 정부는 AI를 전면에 내세운 국정 기조에 따라, AI 컨택산업 고도화, 디지털 일자리 전환 지원, 공공 민원상담 자동화 등의 사업을 통해 제도적 기반 마련에 나서고 있다. 특히 대전은 대덕특구를 중심으로 한 AI 연구역량과 함께 오랜 시간 컨택센터 산업이 뿌리내린 도시다. AI 기반 고객서비스 혁신지구 조성, 스마트 민원 응답 체계 실증도시 구축, 지역 대학 및 특성화고와 연계한 AI 컨택 인재 양성 모델 등은 대전이 선도할 수 있는 대표 전략이 될 수 있다.

물론 이 과정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는 AI 윤리 확립, 개인정보 보호 문제, 기계의 오류와 책임소재, 상담 인력의 고용 안정과 재교육 등 기술 도입과 병행해 반드시 제도화되어야 할 이슈들이다. AI는 도구일 뿐 기술의 목적은 언제나 사람을 향해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AI는 컨택센터 산업에 있어 위기가 아니라 기회라고 생각한다. 산업은 재편되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기술만큼이나 상담사의 역할 변화, 일자리의 질적 전환, 서비스의 정서적 가치가 강조되고 있다. 컨택센터는 더 이상 단순한 전화 응대 센터가 아니라, 고객과 기업, 행정이 연결되는 지능형 플랫폼으로 재정의되고 있다. 앞으로의 과제는 명확하다. 기업은 기술 도입에 적극 나서되, 사람의 역할을 소외시키지 않아야 하고, 정부는 제도와 인프라를 통해 전환을 뒷받침해야 하며, AI가 주도하는 변화의 시대, 컨택센터는 기술과 사람이 공존하는 지능형 고객경험의 현장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지금이 바로 그 전환의 골든타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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