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산다문화] 마시는 문화, 살아있는 전통

  • 다문화신문
  • 논산

[논산다문화] 마시는 문화, 살아있는 전통

한-몽 술 문화, 다리인가 강요인가?

  • 승인 2025-06-15 13:40
  • 신문게재 2024-11-24 2면
  • 충남다문화뉴스 기자충남다문화뉴스 기자
6. 사진_마시는 문화
한국과 몽골은 술을 단순한 음료가 아닌 사람 사이를 잇는 매개체로 여긴다. 그러나 두 나라의 술 문화는 그 방식과 의미에서 차이를 보인다. 몽골에서는 손님이 집에 오면 정성껏 술을 대접하는 것이 큰 예의로 여겨지며, 이는 유목민 전통에서 비롯된 공동체 정신의 일부다. 반면 한국에서는 술이 직장이나 학교, 단체생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회식이나 엠티, 선후배 모임 같은 자리에서 술을 통해 관계를 돈독히 한다.

몽골에서는 손님에게 전통주나 아이락을 내는 것이 "당신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라는 마음의 표현이다. 이는 특별한 날뿐 아니라 평범한 날에도 이루어지며, 공동체 정신을 반영한다. 반면 한국에서는 술을 따르는 법, 잔을 드는 자세, 고개를 돌려 마시는 예절 등이 상대에 대한 존중의 표현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한국에 유학 온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학교 회식에 처음 참석했던 경험은 몽골과 다른 한국의 술 문화를 이해하는 계기가 됐다. 교수님이 잔에 술을 따라주며 "오늘은 편하게 즐겨요"라고 했던 순간은 낯설고 신기했다.



그러나 두 나라 모두 술 문화의 밝은 면 뒤에는 어두운 그림자도 존재한다. 몽골에서는 과도한 음주가 사회 문제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고, 젊은 세대 사이에서는 "모이면 무조건 술을 마셔야 한다"는 인식이 깊게 자리 잡고 있다. 이는 중독, 갈등, 건강 문제 등 다양한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국에서도 회식 자리에서 술을 강요하거나, 마시기 싫어도 분위기상 억지로 마셔야 하는 경우가 있어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다. 술을 거절하는 것이 조직 생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까 봐 걱정하는 사람들도 많다.

이제는 양국 모두 술을 통해 소통하되, 자유롭고 건강한 방식을 지향해야 한다. 몽골에서는 전통을 지키면서 절제 있는 음주 문화를 확산시키고, 한국에서는 회식 문화의 변화를 통해 개인의 건강과 선택을 배려하는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 술은 사람의 마음을 잇는 따뜻한 다리가 될 수 있지만, 그 잔에 담긴 의미가 강요로 느껴진다면 진정한 소통은 이뤄질 수 없다.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마음을 존중하는 자세가 오늘날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배려가 아닐까.
명예기자 또르고르소른(몽골)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교육공무직 파업에 공립유치원 현장도 업무공백 어려움
  2. 인도 위 위협받는 보행자… 충남 보행자 안전대책 '미흡'
  3. [인터뷰]"지역사회 상처 보듬은 대전성모병원, 건강한 영향력을 온누리에"
  4. [춘하추동]한 해를 보내며
  5. 충남경제진흥원, 부패방지경영시스템 인증 획득
  1. '족보, 세계유산으로서의 첫 걸음'
  2. 충남교육청 2025 학교체육 활성화 유공자 시상식 개최
  3. 충남도 '2025 대한민국 지방재정대상' 국무총리상 수상
  4. 충남도, 도비도·난지도 개발 위한 행정 지원체계 본격 가동
  5. 고속도로서 택시기사 폭행 KAIST교수, 항소심서 벌금형

헤드라인 뉴스


李대통령 대전충남 與의원 19일 만난다…통합 로드맵 나오나

李대통령 대전충남 與의원 19일 만난다…통합 로드맵 나오나

이재명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대전 충남 의원들이 18일 전격 회동, 두 시도 통합을 위한 로드맵이 나올지 관심이 쏠린다. 이 대통령이 직접 나서면서 국가균형발전과 수도권 일극체제 극복을 위한 맞춤형 처방전으로 대전 충남 통합을 애드벌룬 띄우는 것이다. 그동안 국민의힘 주도로 이 사안을 주도해 왔다면 이제는 정부 여당 까지 논의가 확장하는 것인 내년 지방선거 전 통합을 위한 초당적 합의가 이뤄질 지 주목된다. 17일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18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더불어민주당 대전·충남 국회의원들과 오찬 회동을 갖는다...

대전에 고성능 AI GPU 거점센터 구축... 글로벌 AX 혁신도시 거듭
대전에 고성능 AI GPU 거점센터 구축... 글로벌 AX 혁신도시 거듭

대전이 고성능 AI GPU 거점센터 구축을 통해 '글로벌 AX(인공지능 전환) 혁신도시'로 거듭난다. 대전시와 한남대,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KT, 비케이비에너지(주), ㈜엠아르오디펜스는 17일 '한남대 AX 클러스터 및 고성능 AI GPU 거점센터'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전 세계적으로 AI 기술 경쟁이 격화됨에 따라 GPU 거점센터 구축을 통해 연구기관과 AI 전문기업을 지원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거점센터는 한남대 캠퍼스 부지 7457㎡ 규모에 2028년까지 건립될 예정이다. 이날 협약식에..

④ 대전 웹툰 클러스터 `왜 지금, 왜 대전인가?`
④ 대전 웹툰 클러스터 '왜 지금, 왜 대전인가?'

대전시는 오랜 기간 문화 인프라의 절대적 부족과 국립 시설 공백 속에서 '문화의 변방'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민선 8기 이장우 호(號)는 이 격차를 메우기 위해 대형 시설과 클러스터 조성 등 다양한 확충 사업을 펼쳤지만, 대부분은 장기 과제로 남아 있다. 이 때문에 민선 8기 종착점을 6개월 앞두고 문화분야 현안 사업의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대전시가 내세운 '일류 문화도시' 목표를 실질적으로 이루기 위해서는 단순한 인프라 확충보다는 향후 운영 구조와 사업화 방안을 어떻게 마련할는지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중도일..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성금으로 잇는 희망…유성구 주민들 ‘순회모금’ 동참 성금으로 잇는 희망…유성구 주민들 ‘순회모금’ 동참

  • 시니어 모델들의 우아한 워킹 시니어 모델들의 우아한 워킹

  • 딸기의 계절 딸기의 계절

  • 보관시한 끝난 문서 파쇄 보관시한 끝난 문서 파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