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화수목 달빛걷기] 꽃샘추위도 이슬비도 꺾은 갑천 함께걷기 열정…"대전 걷기문화 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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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화수목 달빛걷기] 꽃샘추위도 이슬비도 꺾은 갑천 함께걷기 열정…"대전 걷기문화 선도"

10일 오후 7시 엑스포시민광장 출발해 7㎞
사전·현장접수 2500여 명 가족·동호회 참여

  • 승인 2025-05-11 15:35
  • 신문게재 2025-05-12 1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20250510-대전달빛걷기대회16
5월 10일 대전 갑천에서 펼쳐진 대전달빛걷기대회 참가자들이 야경이 멋진 엑스포다리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이성희 기자)
귓불을 붉히는 꽃샘추위도, 달빛을 가린 먹구름도 갑천변을 시민들이 함께 걷는 축제에 방해가 되지는 못했다. 우산을 받쳐 들고 우비를 입은 채 가족, 친구, 동아리 단위로 걷는 사이 오히려 몸에서는 체온이 후끈 올라왔고, 바로 옆에서 함께 걷는 이의 매력을 새롭게 발견해서다.

대전시와 대전시체육회가 공동 주최하고 중도일보가 주관한 '제14회 월화수목(月花水木) 대전달빛걷기대회'가 10일 오후 6시 대전엑스포시민광장에서 열렸다. 추위와 더위가 연이어 발생하는 급격한 기온 변동을 빚는 요즘처럼 이날도 영상 12도에 이슬비가 내리다 그치기를 반복하는 궂은 날씨였다. 그럼에도 대전달빛걷기대회가 시작할 때가 되자 시민들이 엑스포시민광장 무빙쉘터에 모이기 시작해 오후 7시 출발을 앞둔 때에는 2500여 명이 운집했다. 사전등록을 통해 접수한 참가 신청자 1000명은 진작에 마감됐고, 현장등록에서도 1000명이 참여해 번호표를 받는 등 14년째 이어진 갑천에서의 달빛걷기가 하나의 문화가 되어가는 모습이었다.



이날 현장접수로 참여한 김조선(52·대전 중구) 씨는 "각자 독립해서 지내는 두 딸을 불러서 집밥 먹고 함께 갑천을 걸은 후 집에서 하룻밤 재워서 보내는 게 오늘의 가족계획"이라며 "2019년 저희 부부만 참여한 적 있는데, 모르는 사람이라도 시민으로서 함께 걷는 문화가 좋아서 나왔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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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회 월화수목 대전달빛걷기대회 참가자들이 10일 오후 7시 대전엑스포시민광장을 출발하고 있다. 유영돈 중도일보 사장, 이장우 시장, 민병직 대전시체육회 사무처장, 설동호 대전시교육감, 박희조 동구청장, 김제선 중구청장, 서철모 서구청장, 정용래 유성구청장을 비롯한 내빈과 시민들이 출발신호에 맞춰 엑스포시민광장을 나서고 있다.  사진=이성희 기자 token77@
참가자들은 오후 7시 서구 만년동 엑스포시민광장을 출발해 갑천변의 보행자 길을 따라 유성구 봉명동의 유림공원 반환점을 거쳐 출발점으로 돌아오는 7㎞ 달빛코스를 완주했다. 마침 한빛탑의 경관조명이 파랗고 빨간빛을 내면서 여러 문양을 만들어내는 게 도화지 위에 수채화처럼 비쳤다. 또 신세계백화점의 외벽을 따라 설치된 야간 조명은 오히려 거리를 두고 바라봤을 때 안개 속 등대처럼 보였고, 갑천 수면에 반사되어 비치는 모습을 연신 카메라에 사진으로 담았다.



참가자들은 유림공원을 경유해 출발지로 돌아오는 동안 나누는 대화 중엔 한화이글스가 최근 리그 단독 1위에 올라 1999년처럼 시즌 우승이 기대된다거나, 병환으로 얼마 전까지 병원에 입원했던 조카가 퇴원해 한시름 놓았다는 등의 소소하면서 평범한 대전시민들의 일상이 녹아 있었다. 7㎞를 완주할 즈음에는 이슬비에 젖고, 몸 열기에서 나오는 땀에 한 번 더 젖었음에도 출발할 때보다 오히려 활기찬 모습으로 완주증을 받아 즐거워했다.

유영돈 중도일보 사장은 이날 개회 선언을 통해 "갑천에서 시민들이 함께 걷는 대회를 14년째 개최하면서 오늘처럼 비 내리는 날에도 많은 분들이 참여하고자 나와주셔서 감사한 마음"이라며 "하천과 나무 그리고 아름다운 풍경에서 함께 걸으며 건강과 행복이 깃들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날 걷기대회를 공동 주최한 대전시체육회 민병직 사무처장은 "3대 하천의 대전에서 하천 걷기운동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데 그중 갑천은 아름다운 야경이 있는 곳으로 시민들께서 건강과 추억을 다지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라고 개막을 축하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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