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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숙 대전시 농업기술센터 소장 |
문득 향토색 짙은 밀밭을 배경으로 유유자적하는 나그네의 모습을 노래한 박목월 시인의 청록집에 수록된'나그네'를 읊조려 본다. "밀밭 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길은 외줄기 남도(南道) 삼백리(三百里) 술 익은 마을마다 타는 저녁놀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우리나라의 밀 자급율은 매우 낮은편으로 2024년 5월 기준으로 1.3%정도이며 대부분이 수입에 크게 의존 하고 있는실정이다. 국민 한사람 당 1년에 38kg의 밀을 먹는데 이중 37.5kg이 외국산이고 500g이 국산이라는 얘기다. 정부에서도 2024년 국산밀 산업 육성 계획을 발표하고 국산밀 소비시장 지원 및 생산확대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발표하였고, 2020.2.28 밀산업 육성법을 제정하여 밀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 및 식량의 안정적인 공급을 도모하기 위한 시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2024년 11월 1일 대전시 농업기술센터와 로쏘(주)성심당은 '대전 밀밭 경관 조성 및 지역농업의 6차산업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유성구 교촌동 7000여평의 토지에 제빵용에 적합한 정부보급종인 황금알 340kg, 백강밀 180kg을 공급·파종한 이후로 비료 살포와 드론 시비, 배수골 작업, 제초제 살포, 토양검정, 영농기술 지도, 컨설팅 지원 등 심혈을 기울여 혹독한 겨울을 이겨낸 파릇 파릇한 국산밀이 건강하게 자라나고 있다.
6월에는 초록의 밀밭이 봄바람에 춤을 출것이고 성심당은 밀밭에 길을 내어 가족과 연인이 함께 밀밭을 배경으로 초록의 싱그러운 향내음을 맡으며 사진도 찍고 추억도 만드는 포토존 제공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농작물은 주인의 발자국 소리를 들으며 자란다"는 말이 있다. 교촌동 밀생산단지는 농업기술센터와는 지근거리에 있어 수시로 들러서 밀이 자라는 생육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네덜란드 후기 인상파 화가로 유명한 빈센트 반 고흐는 유난히도 밀밭을 대상으로 한 감수성 짙은 작품을 그렸다. 삼나무가 있는 밀밭, 까마귀가 나는 밀밭, 오베르의 초록색 밀밭 등 그가 남긴 그림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것 같다. 교촌동의 밀밭도 초록의 경관을 보여줌으로써 정신적으로 많은 스트레스가 쌓인 도시민에게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 속에서 쉼과 휴식으로 심신의 회복을 돕고 행복감을 높여주는 심신치유효과도 기대해 볼 수 있다. 앞으로 대전 우리 밀빵 브랜드를 개발하여 대전 빵축제에 전시·홍보를 통해 '빵의 도시'대전을 알리고 우리 밀 자급율을 높이는 한편 소비를 촉진하는 1석 2조의 효과도 기대해 본다.
아울러, 전국 5대 빵집 중 하나로 유명한 성심당은 '모든 이가 다 좋게 여기는 일을 하라'는 성경의 로마서 구절의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불우이웃돕기, 공유경제기업 활동, 새인류 운동, 아프리카 어린이 돕기 등 사회공헌활동과 공유경제가치를 실현하는 모범기업이다.
앞으로 농업기술센터는 농업현장에서 농업인의 소득증대와 도시민의 행복을 위해 지역기업, 대학 등과 손을 맞잡고 지역농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농업농촌의 소중한 가치를 알리는 다양한 농업시책들을 적극 발굴하여 일류경제도시 대전을 만들어 나가는데 작은 힘이나마 보태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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