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청 황매산, 아픔을 이겨낸 철쭉의 붉은 환희

  • 전국
  • 부산/영남

산청 황매산, 아픔을 이겨낸 철쭉의 붉은 환희

화마의 상처 위로 꽃잎으로 쓴 희망, 봄의 마지막 선물

  • 승인 2025-04-28 13:31
  • 김정식 기자김정식 기자
산청황매산 무장애길 (1)
산청황매산 무장애길<제공=산청군>
경남 산청의 푸른 하늘을 검게 물들였던 화마의 기억이 채 가시기도 전에, 자연은 더 강렬한 생명의 색을 덧칠하기 시작했다.

지난달 대형산불로 상처받은 산청의 품에서 철쭉이 붉은 미소를 피워올렸다.



봄의 끝자락, 황매산은 진홍빛 꽃망울들로 화려한 축제의 막을 올린다.

작은 금강산이라 불리는 웅장한 기암절벽 위로 철쭉은 마치 분홍빛 구름처럼 부드럽게 내려앉았다.



"산청, 꽃이 피나봄"이라는 속삭임처럼, 제41회 산청황매산철쭉제가 5월 1일부터 11일까지 차황면 법평리 일원에서 펼쳐진다.

바람이 불 때마다 살랑이는 꽃잎들은 마치 봄의 마지막 인사를 건네는 듯하다.

산불의 아픔을 이겨내고 더 강렬하게 피어난 철쭉은 우리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시원한 능선을 따라 이어지는 분홍빛 물결은 마치 대자연이 그린 한 폭의 수채화 같다.

산책로를 따라 오르다 보면, 갑자기 눈앞에 펼쳐지는 진홍빛 장관에 발걸음이 절로 멈춘다.

'황매산에서 보내는 느리게 가는 러브레터' 체험은 사랑하는 이에게 마음을 전하는 특별한 기회가 된다.

철쭉꽃 향기를 따라 걷다 보면, 일상의 무게가 철쭉꽃 사이로 사라진다.

봄바람에 흔들리는 철쭉 가지 사이로, 멀리 펼쳐진 남해의 푸른 바다가 시야에 들어온다.

가벼운 등산화 하나면 충분한 산책로를 따라 오르며, 계절 변화를 온몸으로 느껴보자.

이승화 산청군수는 "올해 산청은 화마의 상처로 온전한 봄을 느끼기 어려웠지만, 철쭉은 계절 변화를 알려주며 반갑게 인사하고 있다"며 방문을 권했다.

축제 기간 차량은 만암마을 입구에서 신촌마을 출구로 이어지는 일방통행으로 운영되니, 여유롭게 출발하는 것이 좋다.

황매산 철쭉은 고통 속에서도 삶은 계속된다는 것을, 아픔 위에서도 아름다움은 피어난다는 것을 증명한다.

화마가 스쳐간 산청에 봄이 철쭉으로 답하니, 산청의 희망은 더 붉게 타오른다.
산청=김정식 기자 hanul300@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방학 땐 교사 없이 오롯이…' 파업 나선 대전 유치원 방과후과정 전담사 처우 수면 위로
  2. 제1회 국제파크골프연합회장배 스크린파크골프대회 성료
  3. 국제라이온스협회 356-B지구 강도묵 전 총재 사랑의 밥차 급식 봉사
  4. 정부 유류세 인하조치 이달 말 종료 "기름 가득 채우세요"
  5. 대전사랑메세나·동안미소한의원, 연말연시 자선 영화제 성황리 개최
  1. 육상 꿈나무들 힘찬 도약 응원
  2. [독자칼럼]대전시 외국인정책에 대한 다섯 가지 제언
  3. '경기도 광역교통망 개선-철도망 중심’ 국회 토론회
  4. [2025 충남 안전골든벨 왕중왕전] 전형식 충남도 정무부지사 "안전지식 체득하는 시간되길"
  5. 2025년 한국수어통역방송 품질 향상 종합 세미나

헤드라인 뉴스


국민의힘 대전-충남 통합 엇박자…동력저하 우려

국민의힘 대전-충남 통합 엇박자…동력저하 우려

대전 충남 통합이 내년 지방선거 승패를 결정짓는 여야의 최대 승부처 중 하나로 떠오른 가운데 국민의힘 내부에서 엇박자 행보가 우려되고 있다. 애초 통합론을 처음 들고나온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 등은 이슈 선점 효과를 이어가기 위해 초당적 협력 의지를 보이고 있다. 반면, 보수 야당 지도부는 찬성도 반대도 아닌 밋밋한 스탠스로 일관하면서 정부 여당 때리기에만 방점을 찍는 모양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22일 대전 충남 통합과 관련 "통일교 게이트를 덮으려는 이슈 전환용은 아닌지, 대통령이 관권선거에 시동을 거는 것은 아..

대전의 스타 류현진.오상욱, 꿈씨 패밀리를 만나다
대전의 스타 류현진.오상욱, 꿈씨 패밀리를 만나다

대전의 대표 스포츠 스타인 한화이글스 류현진 선수·펜싱 국가대표 오상욱 선수와 꿈씨패밀리의 콜라보 굿즈가 23일 출시된다. 22일 대전시에 따르면 시는 7월 류현진 선수와 오상욱 선수의 소속사, 대전관광공사, 대전디자인진흥원과 함께 '류현진·오상욱×꿈씨패밀리 굿즈 공동브랜딩 상호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대전디자인진흥원이 선수별 품목 디자인을 완성했고, 대전관광공사가 제작과 유통, 판매를 맡았다. "우주올림픽 준비 대작전! 꿈씨패밀리 지구 특훈 모험!"이라는 스토리텔링으로, 각 캐릭터는 선수 특유의 귀여움과 훈훈..

`국가상징구역` 마스터플랜 확정, 2026년 이렇게 조성한다
'국가상징구역' 마스터플랜 확정, 2026년 이렇게 조성한다

에이앤유디자인그룹건축사사무소의 '모두가 만드는 미래'가 국가상징구역 마스터플랜 국제공모 최종 당선작 선정의 영예를 안았다. 강주엽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은 22일 오전 10시 30분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중앙동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와 관련한 진행 상황과 결과를 공표했다. 이번 공모는 한국토지주택공사(사장 직무대행 이상욱. 이하 LH)와 공동으로 추진했다. 당선작은 행복도시의 자연 경관을 우리 고유의 풍경인 '산수(山水)'로 해석했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가적 풍경을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주요 특징은 △국가상징구역을 관통하는..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동지 팥죽 새알 만들어요’ ‘동지 팥죽 새알 만들어요’

  • 신나는 스케이트 신나는 스케이트

  • 성금으로 잇는 희망…유성구 주민들 ‘순회모금’ 동참 성금으로 잇는 희망…유성구 주민들 ‘순회모금’ 동참

  • 시니어 모델들의 우아한 워킹 시니어 모델들의 우아한 워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