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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섭 더젠병원장이 병원도 공공의 사회적 자원이라고 설명하고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병원 운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임병안 기자) |
수술 중 수술부위를 촬영해 환자와 공유하고, 중·고교 체육 학생들과 지역사회에 후원을 실천하는 병원이 있다. 정형외과 의원에서 시작해 130병상 규모의 병원으로 성장하는 동안 서대전 일대를 관절 수술로 명성 났다는 의미에서 '관절동'이라는 애칭까지 만들어졌을 정도로 주목받고 있다. 김광섭 더젠병원 대표병원장을 만나 환자를 대하는 마음가짐과 연구 활동을 주제로 대화했다. <편집자 주>
-병원 개원 때부터 체육을 전공하는 학생에게 장학금과 건강검진 도움을 주고 있는데 어떤 보람을 느끼나요.
▲병원은 의사가 운영은 하더라도 결국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공공재라고 할 수 있다. 고가의 의료장비와 시설, 인력은 결국 병원을 이용하는 환자와 그의 가족, 보호자를 돕기 위해 존재하는 것입니다. 최선의 진료를 함으로써 본연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더불어 학생 운동 선수들에게 필요한 도움을 제공하면서 사기를 북돋고자 노력하고 있다. 엘리트 스포츠 선수들은 좋은 성적을 내야 하는 만큼 운동량이 많고 준비과정이나 시합 중 부상이 생길 수 있다. 부상 때 꾸준하게 의료적 관리를 해준다면 선수생활을 오래 유지할 수 있죠. 사회적으로도 유익할 뿐만 아니라 꿈꿔왔던 자신의 목표를 이루고 행복할 수 있도록 학생들에게 선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2019년 병원을 개원할 때부터 후원하고 있다. 운동하는 학생들이 가까이 자신을 응원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알고, 힘을 내줬으면 하는 마음이다. 충남체육고, 대전체육고, 한빛고 여자축구부, 사회인 동호인에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으며, 야구부를 창단한 대덕대학에도 지난해부터 후원을 시작했다. 고등학교 때 저희와 인연을 맺은 선수가 있는데 충남 천안으로 팀을 옮긴 다음에도 진료를 위해 저희 병원을 방문할 만큼 선수들과 끈끈한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지역사회와 나누고 돌려주며 함께 성장하겠다.
-마을 명칭이 '관절동'이라는 애칭으로 불릴 정도로 서대전 일원의 의료서비스 발전이 주목받고 있는데.
▲리젠정형외과 의원으로 2019년 처음 개원해 2024년 1월 지금의 자리로 옮겨 진료를 시작했다. 개원 시작 때부터 서대전을 지키고 있는데 이곳은 서구와 유성구 일대, 거기다 계룡시와 논산까지 하나의 생활권이면서 의료기관과 서비스가 미약한 소외된 곳이었다. 저희가 병원을 시작할 때 서대전과 관저동 일원에 척추, 관절 의료기관은 한 곳도 없었다. 그동안 서대전 지역주민들이 척추와 관절질환 치료의 사각지대에 놓여있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서구 둔산동은 여러 척추, 관절 병원이 있지만, 거리가 멀어 의료적 접근이 쉽지 않다. 멀리 있는 병원을 찾아가서 진료를 받아야 하는 질환이 있다면, 반대로 집 앞에서 가깝게 수술과 치료를 받아야 할 질환이 있는데 관절은 자신의 집과 생활권에서 가까운 곳에서 진료하고 회복하는 게 유리하다. 저희가 서대전지역을 고집스레 지키는 이유는 의료 질 수준의 평등화라 할 수 있다. 지금은 관저동이라는 마을 명칭이 '관절동'이라는 애칭으로 불릴 정도로 의료서비스가 개선된 것도 하나의 성과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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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섭 병원장이 수술환자에 대한 안전과 신뢰를 강조했다. |
▲6개의 수술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는 단일 진료과 병원으로는 대학병원보다 많고 종합병원 이상의 규모라 할 수 있다. 수술센터는 규모보다 중요한 게 있는데 바로 감염 예방을 위한 시스템이다. 세균은 물론 어떠한 바이러스도 유입되서는 안 된다. 보건복지부 의료기관 인증기준에 맞춰 구조와 공조, 배기 등 시스템을 갖췄다. 오염과 비오염 공간을 명확하게 구분함으로써 감염 가능성을 최소화했다. 모든 공간에는 최신 헤파필터 공조시스템과 라미나플로우 시스템을 도입했다. 헤파필터는 시간당 35~40회 공기순환을 통해 수술실 내부로 유입되는 공기 중 세균과 바이러스를 정화, 무균 상태를 유지한다. 깨끗한 공기와 세균 억제를 위한 부대시설을 갖추기 위해 수술실로 사용하는 공간만큼 면적을 할애해 안전한 수술환경이 되고자 노력한다. 수술센터의 또 다른 특징은 적정 인력 배치를 꼽을 수 있다. 현재 수술실 인력은 40여 명으로 이들의 업무는 철저하게 분업화되어 있다. 인력 부족으로 인해 본인의 업무가 아닌 다른 일이 투입되는 일이 없다는 의미다. 이는 간호사의 전문성 강화는 물론 높은 수술성공률을 도출해내며 업무 오류로 인한 환자 안전사고 발생률을 제로화하는데 도움이 되고 있다.
-대리수술 이슈가 환자들로 하여금 진료를 기피하게 하거나 의료진에 대한 신뢰를 약화시키는 문제가 있는데 환자들과 신뢰를 어떻게 확보하나.
▲의료인으로서 그러한 이야기가 나왔다는 점에서 안타깝게 생각한다. 적어도 대전 저희 병원에서 만큼은 그러한 일은 절대 발생할 수 없다. 수술 시 수술부위를 촬영해 환자에게 공개한다. 수술실 내부에 CCTV가 설치되어 있어 환자가 동의하면 촬영할 수 있다. 환자들의 더젠에 대한 확고한 믿음은 증가하는 소개환자 수로 입증된다고 할 수 있다. 의료진에 대한 신뢰를 억지로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환자를 진실되게, 진심으로 대한다면 저절로 생긴다고 생각한다. 개원 당시부터 강조해온 '사람을 봅니다'라는 원칙이 지금까지도 지키고,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를 제공하려 노력한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제공하는 의료기관이 양질의 입원실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요구되는데.
▲간호간병통합서비스는 간병인이 필요 없는, 간병에 대한 보호자의 부담을 줄여주는 환자 중심의 의료서비스다. 저희는 건물을 지을 당시부터 간호간병서비스 기준에 맞춰 시설을 구축했고 2024년 9월부터 두 개 병동에서 서비스를 개시했다. 간호사 1명이 환자 12명 이하, 간호조무사는 한 명이 환자 25명 이하 그리고 병동지원 2명으로 기준을 충족하고 있다. 머리를 감겨드리거나 식사 전달 서비스 등도 전부 지원하고 있다. 일반병동인 61병동에서는 간호등급제에서 A등급을 받았다. 간호등급제 간호사 1명이 몇 명의 환자를 돌보느냐를 판단하는 것으로 간호서비스 수준을 높이겠다는 국가 정책 중 하나인데 저희는 병원급에서 받을 수 있는 최상위 A등급을 받아 유지 중이다. 또 대전지역 처음으로 병원으로 사용하는 빌딩이 녹색건축인증 건물이라는 타이틀도 갖고 있다. 친환경 자재만을 사용해 건축한 것은 물론 진료실과 병실에 있는 커튼과 블라인드, 카펫까지도 방염, 친환경 인증을 받은 제품을 사용했다.
-병원 직원들이 사우회를 구성해 좋고 굳은 일을 서로 챙기고, 동아리까지 구성되어 취미활동도 함께 즐기고 있는데 직원들 반응은.
▲2019년 리젠정형외과의원은 40여 명의 직원으로 시작했다. 진료실 문을 열면 모든 직원들과 대화할 수 있고 그 사람의 취미가 무엇인지, 어떠한 음식을 좋아하는지 개인 성향까지도 알 수 있었다. 지금은 함께 하는 동료가 250명에 협력기관 직원들까지 포함하면 270명이 넘는다. 개개인의 성향을 존중하고 우리의 방향, 비전을 제시함으로써 동참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본다. 또 직원들이 병원에 대한 자긍심을 갖고 취업 적령기를 맞은 자녀들을 이곳 병원에서 일할 수 있도록 권유하는 문화까지 만들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병동에서 일하던 직원의 따님이 지금 간호사로 일하고 있으며, 환자로서 인연을 맺은 분들의 가족들도 병원에서 일하고 싶다고 찾아오고 있어 보람을 느끼고 있다. 사우회는 병원장도 똑같은 병원의 직원으로 여러 명의 회원 중 한 명으로 동참하고 있다. 사우회는 회장과 임원, 위원이 따로 있어서 회의와 회칙에 맞춰 운영 중인데, 회식이나 워크숍, 동아리활동 등 직원들이 필요하다고 하면 최선을 다해 지원하려 노력하고 현재도 그렇게 하고 있다.
-대전에서 40대를 대표하는 전문의가 되었는데 앞으로 포부는.
▲개원 당시만 해도 의원을 안정적으로 운영하자고 했던 계획이 발전해 여기까지 오게 됐다. 우리는 나날이 성장할 것이라는 의견에 대해서는 의심하지 않는다. 단기적 목표는 미국과 인도 메릴사로부터 아시아·태평양 로봇 인공관절수술 교육센터로 지정받은 만큼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인공관절센터가 되는 것이다. 지난해 인도에 이어 4월 28일에는 중국에서 의료진 4명이 내원해 로봇 인공관절수술을 참관했는데 앞으로 아시아, 태평양 국가의 정형외과 의사들 발걸음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태평양 로봇, 인공관절 수술센터로써 전 세계 의료진에게 더젠의 우리나라의 우수한 의료기술을 널리 알리는데도 앞장서겠다. 또 대전 서남부권뿐 아니라 계룡, 논산, 금산 등 인근 지역주민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대표 의료기관이 되겠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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