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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용 교수 |
한편, 25일에 '대전시 라이즈위원회'는 올해 첫발을 뗀 대전형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라이즈)지원사업의 대학별 평가 결과를 최종적으로 확정하였다. '25년도 대전 라이즈체계 지원사업은 총 655억원 규모로 주관 대학 13곳과 참여기관 등이 단독 또는 공동으로 참여하게 된다. 향후 5년간 추진되는 이 사업은 지역선도형 대학교육 특성화, 지역정주형 취·창업 활성화, 지속발전형 지·산·학·연 협력 고도화, 생애성장형 직업·평생교육 강화, RISE 촉진형 지역현안 해결 등 5대 프로젝트와 12개 단위과제로 구성되어 있다.
이로써 지역과 세계를 연결하는 "글로컬대학지원사업"과 대학과 지자체가 함께 동행하는 지방분권형 고등교육 체계인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RISE)체계"로의 전환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지역의 자율성과 특성을 바탕으로, 지방정부가 중심이 되어 교육정책을 수립·운영하는 체계이다. 기존의 중앙집중형 교육행정에서 벗어나 지역 주도의 교육 혁신을 추진하려는 목적이다.
이제 대학과 지역이 함께 협력함으로써 지역의 혁신동력은 진정한 힘을 얻게 될 기회과 도전의 시기가 도래된 것이다. 올해 1차 년도 사업의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고 지역 라이즈 체계가 안전하게 진입되도록 긴밀한 소통과 리더십이 필요하다.
대학과 지자체는 지역 정체성의 동반자이며, 지역에 뿌리는 두고 있는 앵커기관(Anchor Institute)으로 파트너십 기반의 지역혁신 생태계를 구축해야 하는 책무성을 지닌다. 실질적으로 1990년대 후반부터 지방대학 육성 정책(지역혁신체제 구축, LINC사업 등)이 추진되며 대학의 지역 기여 역할이 제도화되었다. 지역사회와의 상생은 대학의 운영 철학과 전략에서 핵심 과업으로 자리 잡았다. 단순한 '요청'이 아니라, 사회적 책무이자 대학의 생존 전략이기도 하며, "대학의 지역 공헌"은 정책적 필수 요건이 되었다.
대전 RISE 체계를 지속가능한 지역혁신 모델로 발전시키기 위한 핵심 전략으로 지역 구성원 모두가 함께 성과를 공유하고 미래를 설계하는 "협업적 플랫폼 정착"이 가장 중요한 성과이다. 성공적인 지역의 라이즈체계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지역의 참여 주체 간 지속적인 현장 중심의 소통과 성과 교류의 공간이 마련되어야 한다. 협업의 문화와 신뢰 기반의 형성이 가장 우선적으로 구성되어야 하는 것이 핵심이다.
지역 라이즈의 협업체계가 단발성 지원이 아닌, 중장기적 협력 체계로서 RISE 체계의 신뢰성과 지속성이 확보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혁신발전을 위한 라이즈의 참여주제 간 "개방적, 협업적 성과교류회"가 정례적으로 시행되어야 한다. 단순한 정보교류의 장이 아닌 지역혁신 생태계의 촉진자 역할 등 다양한 전략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지역의 혁신을 '정책'이 아닌 '운동'으로 확산시켜야 할 시점이다. "우리는 지역을 위하여 무엇을 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지역문제 해결 중심의 집단지성 형성을 유도하고 다양한 주체가 모여 실질적 소통과 협업의 장을 제공하는 것이 지역 라이즈 체계이다. 이는 곧 지역의 정체성에 '지식과 배움', '문화와 참여'라는 지역고유의 가치를 형성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그러나 아직까지 일부의 경우에서는 대학과 지자체 간의 협력이 선언적 수준에 머무르고, 실질적 실행체계는 미흡한 경우가 많다. 이는 서로 간의 역할과 기대가 명확히 정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며, 또한 정책의 단기성과 성과 중심의 평가가 장기적인 협력구조 형성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제는 본격적으로 대전 라이즈 모델이 지역정체성과 고유성이 정착되도록 현장 실무 중심의 지원이 되어야 한다. 정책은 중앙 또는 지자체 차원에서 기획되지만, 문제는 지역 고유의 맥락 속에 있기 때문이다. 지역 라이즈의 실무 현장은 지역의 구체적 조건, 주민의 니즈, 자원의 한계를 가장 잘 알고 있어 "지역 혁신 발전이 구체적으로 작동하는 힘으로 해결되도록 현장의 실무 역량과 지속적 지원 체계를 유지해야 한다.
대학은 지역의 뿌리가 되고, 지역은 대학의 터전이 된다. 둘은 분리된 존재가 아니라 함께 성장하고, 함께 정체성을 형성해가는 공생의 파트너다. 지역이 자신만의 고유한 이야기를 갖고 세계와 소통하기 위해서는, 그 이야기의 중심에 있는 대학의 역할을 재조명하고 더욱 단단히 연결해야 할 때다. 대학과 지역이 함께 걸어갈 때, 비로소 지역의 브랜드는 진정한 힘을 발휘한다.
/김규용 충남대 스마트시티건축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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