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일이 만난 사람]표만석 대전시청자미디어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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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일이 만난 사람]표만석 대전시청자미디어센터장

‘TV는 사랑을 싣고’, ‘생로병사의 비밀’, ‘걸어서 세계밖으로’ 등 큰 인기 끌었던 휴먼 시사 교양 다큐멘터리의 대가.
대전시청자미디어센터장 부임 2년째.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방송 장비 대여 업무 등 미디어 신세계 안내

  • 승인 2025-04-27 21:38
  • 한성일 기자한성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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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는 사랑을 싣고’, ‘생로병사의 비밀’, ‘걸어서 세계밖으로’ 등 큰 인기를 끌었던 휴먼 시사 교양 다큐멘터리의 대가. 서대전고와 충남대 출신으로 우리 지역 대전이 낳은 스타 PD인 표만석 KBS PD가 방송국 정년 후 각 대학에서 후학을 양성하던 중 방송통신위원회 산하 시청자미디어재단의 대전시청자미디어센터장으로 부임한 지 2년째를 맞았다. 이에 대전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 서만석 센터장을 만나 대전시청자미디어센터가 하는 일과 방송국 프로듀서 시절 만들었던 프로그램들에 대한 이야기,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 이야기와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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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는 사랑을 싣고’ 등의 프로그램을 즐겨봤습니다. 그 프로그램을 만드신 스타 PD 표만석 센터장님을 뵈어서 넘 반갑고 대학 선배님이시라 더욱 반갑습니다. 고향 대전에 오셔서 시청자미디어재단(CMF) 내 대전시청자미디어센터장을 맡으시게 됨을 축하드립니다. 대전시청자미디어센터의 역할과 미래에 대해 말씀해주실까요?

▲시청자미디어재단(CMF)은 시청자의 방송 참여와 권익증진을 위해 미디어교육과 방송 참여 등의 사업을 진행하는 방송통신위원회 산하 공공기관으로, 전국 12개 센터(서울, 경기, 인천, 강원, 대전, 울산, 부산, 광주, 충북, 세종, 경남, 대구)를 운영 중입니다. 미디어는 이제 우리 몸과 같이 되었다고 봅니다. 유튜버 등 일인 크리에이터 시대가 되어 자신이 만든 영상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세상에 알리게 되었고, 이전 조선 시대에 붓으로 글을 써서 전달하던 붓 미디어 시대와는 차원이 다른 미디어 세상을 살고 있습니다. 우리는 라디오를 통해 편지를 써서 알릴 수 있고, 음악을 듣거나 재난경보를 듣고 빨리 대처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라디오는 우리의 천리 귀가 된 것입니다. TV는 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천리안이 된 것이지요. 요즘 AI가 나타나 생각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만리 뇌가 되고 있는 것이지요. 미디어를 어떻게 나의 에이전트로 활용하느냐에 따라 나의 분신을 제대로 활용하는 것이 됩니다. 우리는 여러 미디어를 또 경험할 것입니다. VR, XR, 메타버스, 나아가 홀로그래피 360도 공간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 생애에 올지, 아니면 경험하지 못할 지 모르지만 그 세상은 반드시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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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2월 일. 미국 헐리우드 힐튼호텔 International 3D Society주최 크리에이트브 아츠 시상식에서 심사위원특별상을 수상한 표만석 센터장.
대전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 미디어를 배우면 그만큼 생활이 풍부해지고, 부작용에 빠지지 않는 힘을 키울 수 있습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국민이 방송 접근권, 이용권, 향유권을 이루도록 방송법 제 90조 2항에 명시를 했고, 시청자미디어재단을 만들었습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시청자의 방송 참여와 권익증진 등을 위하여 시청자미디어재단을 설립한다고 돼 있습니다.

저희 센터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은 물론 방송 장비 대여 업무도 하고 있지요.

시청자 여러분을 위한 미디어 놀이터인 대전시청자미디어센터를 많이 이용하면서 다가올 또 다른 미디어의 신세계를 준비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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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센터장님이 지금까지 살아오신 인생 이야기를 들려주실까요?

▲저는 61년 8월 11일 생으로 대전시 동구 소제동에서 태어났습니다. 부친은 표용한 씨로 페인트 건설 노동자입니다. 일본 고베에서 태어난 부친은 8.15 광복을 맞아 할아버지와 할머니 고향인 진주로 귀국하셨습니다. 고베중학교 1학년 다니던 때로, 친구들과 밖에서 놀고 있는데, 갑자기 외삼촌과 할머니가 고국으로 가자고 해서 귀국선 타고 오게 되셨다고 합니다. 당시 외삼촌의 의견에 따라 여객선 2척을 구입해 귀국하려는 재일동포들을 이송하는 사업을 막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선장이 그 배를 가지고 사라져서 가세가 기울게 됩니다. 일본으로 다시 가족을 데리러 가려 했던 할아버지는 한국에서 일본 여권은 효력이 없었고, 이마저 모든 서류와 시계, 일본 화폐를 소매치기에게 잃어버려 혼란의 와중에 결국 일본으로 가시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할아버지를 볼 면목이 없던 할머니가 일본으로 돌아가지 못하자 홧병으로 돌아가시게 되고, 진주에 있던 가족들은 6.25 전쟁 이후 새로운 도시 대전으로 이사하게 됩니다.

광운대 박사 졸업(아내와 함께)
광운대 박사 졸업식에서 부인과 함께.
갑자기 연로한 할아버지와 5남매의 집안 가장이 된 장남 아버지는 페인트 건설노동자가 되어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게 되었습니다. 아버지는 전북 삼례에서 올라오신 어머니를 만나 결혼을 하고 대전 소제동에 안착하게 되었습니다. 대전은 6.25 전쟁 후 50년 후반, 영남과 호남, 그리고 서울을 쉽게 오갈 수 있는 교통의 요충지로 시골에서 많은 젊은이들이 생계를 위해 몰린 도시였습니다.

소제동에 자리 잡은 두 분은 열심히 일했습니다. 50평이 넘는 소제동 집은 날망이집이라고 불렸고, 아버지가 페인트 도장 일을 하시는 동안 어머니는 여기에 방을 여러 개 지어 세를 놓아 살았습니다. 그래서 소제동 집은 한 지붕 세 가족이 오순도순 살았지요. 아버지는 대전의 신화적인 존재인 고 오영근 동양백화점 사장과 잘 지냈던 것 같습니다. 그가 마련한 중앙데파트, 동양백화점 등 건물 내부와 외벽 페인트 공사를 부친께서 거의 맡아서 하셨습니다. 그 외에도 서울 지역과 경남 거제지역의 아파트 등 대형 공사를 많이 맡아 일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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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러셨군요. 재미있는 스토리입니다. 센터장님과 미디어와의 만남은 어떻게 이뤄지신 건지요.

▲저희 같은 베이비붐 세대는 ‘헐리우드 키드’ 내지 ‘7080세대’라고도 불리지요. 우리 60년대 세대는 6.25전쟁 후 전후 복구 작업과 자식을 위해 희생했던 윗세대와는 확연히 다르게, 어릴 때부터 미디어를 보고 듣고 접하는 최초의 세대였다고 생각합니다.

초등학교 1학년 때인 1968년은 ‘환등기’라고 할 수 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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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태아 ’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 2012년 5월 이달의 좋은 프로그램상을 수상했다.
우리 집에 세 들어 살던 당시 중학교 1학년 형이었던 김영신 형이 세계 관광지 필름을 보여주는 환등기를 선보였습니다. 어두운 밤, 세 살던 사람들과 모두 열댓 명이 모여 숨을 죽이고 시청했는데요. 아주 환상적이었습니다. 꿈이 세계여행이 되어버렸죠. 미디어, 특히 필름이란 세계에 푹 빠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나중에 슬라이드를 알게 되어 영신이 형과 사진 필름으로 만들어 같이 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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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때는 만화방과 TV, 고려극장과 평화극장을 다니셨다지요?

▲예. 인류 최초로 달 착륙에 성공한 아폴로 11호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초등학교 선생님들은 우리가 맨날 ‘달아달아 밝은 달아 이태백이 놀던 달아’ 하다가 지금도 서양에게 뒤진다는 자조적인 말을 많이 하셨습니다. 무중력 상태에서 둥둥 걷는 닐 암스트롱의 모습을 TV로 보다니 정말 신기했습니다. 박치기왕 김일 프로레슬링 경기와 만화책을 정말 많이 봤네요. 김일 선수의 박치기를 보려고 시합이 있는 날 전에 만화책을 무지 봤죠. 당시 만화책 5권에 5원이었는데 한 권 더 서비스 해줬습니다. 오복만화방 주인인 대구 말씨 쓰는 아주머니는 지금 생각해보니 30대 중반의 새댁이었습니다. 아주 열심히 살던 모습이 기억납니다. 몰래 만화책을 더 빼서 보면 야단이 났습니다. 10평 정도 되는 좁은 곳에 얼마나 애들이 빽빽이 모여 만화책을 보는지 내 코앞에서 머리를 박고 만화를 보던 애의 찐내 나는 머리 냄새가 상기됩니다. 당시 즐겨보던 만화는 ‘배봉규의 로봇만화’, ‘이상옥의 독고탁’, ‘길창덕의 꺼벙이’ 류였습니다. 특히 일본 로봇 만화인 ‘아톰’의 영향으로 로봇 공상과학 만화를 즐겨 봤습니다. 어린이들에게 만화는 새로운 미디어 환경, 즉 소통의 수단이 되어버렸죠. 당시 ‘마징가 제트’, ‘로버트 태권브이’ 등 공상과학만화는 일본뿐만 아니라 한국에도 과학 기술에 대한 긍정 마인드를 형성시켜줬습니다. 이후 ‘아이언맨’, ‘스타워즈’ 등 우주 SF영화를 즐겨 보는 영화 패턴을 갖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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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태아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2012년 5월 이달의 좋은 프로그램상을 수상했다. 사진 맨 왼쪽 표만석 센터장.
-중학교 시절은 어떠셨는지요.

▲부친 사업이 잘 되어 1972년도에 삼성동 집을 더 짓고 이사했습니다. 소제동에서 둘째 동생과 셋째 동생이 태어나고, 삼성동에서 막내 동생이 태어났죠. 이때 흑백 TV를 사서 TV연속극 ‘여로’를 보게 되었는데요. ‘여로’가 너무나 인기가 있어 담 넘어 TV를 보려는 주민들이 있어 그들도 볼 수 있게 각도를 틀었던 기억이 납니다. ‘여로’는 1973년 4월 3일부터 그 해 12월29일까지 8개월간 방송된 KBS 일일연속극인데요. 나중에 KBS 들어와서 알게 된 얘기인데 연출가인 이남섭 PD가 매일 극본을 쓰고, 매일 녹화 연출을 했다고 합니다. 초인적인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는 아마도 6.25 전쟁 이후 이산가족의 아픔을 진심으로 애달파하면서 이 작품을 만들었을 것입니다. 하루에 극본을 쓰고 연출까지 모두 다 할 수 있었다는 것은 대단한 의지가 아니면 할 수 없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드라마라는 미디어가 온 국민의 시름을 달래고, 힘을 얻고, 서로를 의지하게 하는 힘에 대해 지금 생각해도 고마운 영상 매체라고 생각합니다. 당시 영구 역의 장욱조와 가난한 색시 분이 역의 태현실이 만날 듯 만날 듯 하다가도 달중이 역의 김무영 때문에 못 만나게 되어 애닳아 하면서 보던 것이 지금도 생각납니다.

당시 삼성동 골목으로 중도공고(현재 계룡디지털고), 대성여상 학생들이 많이 지나다녔습니다. 골목세대이지요.

라디오로 ‘마루치 아라치’를 듣던 기억이 납니다. 라디오는 상상력을 키워줬죠. ‘파란해골 13호’에 대해 적개심이 발동했던 어린 시절을 생각하면 웃음이 납니다.

1974년 골목에서 동생들 발차기 상대로 뛰던 기억이 있습니다. 태권도 동작 연습 등을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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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태아 제작 당시 자문의료진 (왼쪽부터 표만석PD, 호정규 한양대 산부인과교수, 이기환 충남대교수,궁미경 제일병원의사 )
KBS 입사동기들과
-제가 어릴 적 보고 자란 드라마와 만화 영화 이야기를 해주시니 너무나 반갑고 재미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이야기도 들려주실까요?

▲‘고교얄개’ 시리즈를 감상하던 시절입니다. ‘고려극장’은 어린 시절 ‘미워도 다시 한번’과 ‘꼬마신랑’ 같은 영화를 어머니와 이모를 따라 가서 본 첨단 미디어 시설이었습니다. 대전 동구 어르신들은 ‘고려극장’과 ‘평화극장’을 통해 영화라는 대중문화를 경험하는 흔치 않은 장소였습니다. 현재 대전시의 여러 구 중에서 대전 동구가 문화시설이 가장 열악한데요. 이전의 원도심 문화를 극장 여러 개가 이끌었듯이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공간이 많았으면 합니다.

이매리 MC와 KBS직원들 (1)
이메리 MC와 KBS 직원들
‘혈육마방’이라는 무협영화를 안경을 끼고 보는 적청방식으로 처음 입체영화를 보게 됐는데 너무나 신기했습니다. 이후 2009년 ‘아바타’ 돌풍이 불면서 혈육마방의 적청방식에 대해 알게 되었지요. 입체영화에 대한 관심은 이후 KBS 3D제작단에 참여해서 3D 영상을 만들게 된 동기가 되었습니다.

저의 한 생애를 간략히 소개했지만 대부분 독자들도 저와 비슷한 미디어 경험을 하셨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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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2월15일 범석학술장학 재단 언론정책상 수상 - 언론·정책상은 보건·의료분야에서 탁월한 업적을 이룬 언론인 또는 단체를 선정한다. 사진 맨 오른쪽이 표만석 센터장.
-맞습니다. 표 센터장님이 하신 미디어 경험을 저도 그대로 경험했기 때문에 너무나 반갑고 동질감이 느껴집니다. KBS가 3D제작단을 만든 계기도 궁금합니다.

▲미국 헐리우드 영화 ‘아바타 3D’가 직접적인 영향을 주었습니다. ‘아바타’의 영향으로 국내 영화를 포함한 한국 콘텐츠의 미래를 준비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위기 의식이 있었습니다. 국내 자체 콘텐츠 제작 기술력을 확보하고 전문 인력 양성을 하지 않으면 당분간 안방극장까지 국산 3D TV로 헐리우드 콘텐츠만을 봐야 하는 안타까운 현실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영화를 넘어 TV 3D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는 논의가 방송사에도 영향을 미치고, 가전사도 이에 대한 3D TV 생산 준비가 필요했습니다. 이에 대한 콘텐츠 수요 필요성도 감안했지요.

정부 정책의 지원과 영화진흥위원회의 예측 자료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한국영화와 방송사의 3D 콘텐츠 제작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예상과는 다르게 아직도 3D 휴먼 팩터를 고려해야 하고 HMD의 성능(어지럼증 해소)과 비용, 그리고 콘텐츠 제작비용이 높은 상황은 극복이 안되어 현재까지도 대중화가 안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메타’ 등 세계 선도 미디어 그룹을 비롯해 입체영상의 실현을 위해 꾸준히 투자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대표성을 갖는 고유의 문화코드를 접목하고 전 세계가 공감하는 콘텐츠로 이끌어낸다면 3D 콘텐츠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 가능한 한류를 만들어 낼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6주 태아의 뇌
6주 태아의 뇌
- 표 센터장님, PD 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그램이 KBS 3D의학 다큐멘터리인 ‘태아’라고 하셨는데요. 표 센터장님의 대표작 ‘3D 태아’에 대해 설명해주실까요?

▲‘3D 태아’는 정자와 난자의 도킹부터 태아 장기 생성, 그리고 출산까지 과정을 과학적으로 알기 쉽게 보여준 의학 다큐멘터리입니다. 여러 입체효과를 낼 수 있는 아이템을 고르던 중, 제가 잘 해왔던 프로그램 ‘생로병사의 비밀’의 노하우를 살리고, 제작진들과의 네트워크를 잘 살릴 수 있어 ‘태아’의 비밀을 캐는 다큐멘터리를 준비했습니다.

영상의 힘은 역시 우리가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 것인가에 따라 달라지는데요. 자궁의 공간 속에 태아가 어떻게 엄마와 교감을 갖고, 생명이라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입체 영상으로 더 강조하였습니다.

_대전방송(TJB출연) - 대전시청자미디어센터와 미디어리터러시
2023년 9월20일 대전방송(TJB)에 출연해 대전시청자미디어센터와 미디어 리터러시에 대해 홍보하고 있다.
저출산이 이슈가 되는 요즘에 이 영상을 다시 볼 수 있는 기회가 있기를 바랍니다. 생명의 탄생 과정은 엄마를 비롯해 가족에게 축복의 기간이기 때문입니다.

2012년에 담당 PD 로서 제작한 이 작품은 제1부 만남 편, 제2부 교감 편으로 이뤄졌습니다. 제작형식은 다큐멘터리 실사로, 의학용 내시경 동영상과 3D 입체 애니메이션입니다. 제작비가 총 4억 원 들어간 작품이죠. 주요 출연자는 나레이터가 고 이선균, 전혜진 부부였고, 실제 임신 사례자로 총 4쌍의 부부와 3명의 임산부가 출연했습니다. 세계 최초 3D 입체 의학 다큐멘터리였는데요. 한 생명이 태어나기까지 걸리는 기간은 280일입니다. 도대체 그 시간 동안 뱃속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요? 궁금하시죠. 우리의 뇌가, 우리의 눈과 귀가, 우리의 손과 발이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인지 누구나 한 번 쯤은 품어봤을 인간 탄생의 궁금증과 비밀을 생생한 3D 입체 영상으로 파헤쳐본 작품이었습니다. 하나의 세포를 인간으로 성장시킨 자궁, 그 속의 태아를 완벽하게 재현해 냈습니다.

표만석 박사 사진 (사진관촬영)
광운대에서 박사학위 받은 표만석 센터장
TV는 사랑을 싣고 개그우먼 박수림씨와 함께 (1)
개그우먼 박수림 씨와 함께
KBS는 KBS 국제회의실에서 시사회를 열고 2011년 1월부터 13개월간 야심 차게 준비해온 KBS 3D입체 의학 다큐멘터리 ‘태아’를 통해 각 주차 별 태아와 모체 환경인 자궁의 생생한 모습을 공개했습니다. 의학 다큐멘터리 ‘태아’는 총 6명의 실제 임산부 사례자를 임신 초기부터 만삭, 출산까지 200일이 넘는 기간 동안 추적촬영해 가장 리얼한 생명 탄생 과정을 담아냈습니다. 3억 마리 정자 중 단 하나의 정자가 모체의 까다로운 심사 끝에 선택되어지는 과정, 수정란이 자궁에 착상하면서 커져 가는 배아의 성장 과정, 90% 장기가 만들어지는 8주간의 배아기를 주차별로 재현해 냈습니다. 9주 이후 태아기 때의 성장 특징과 미지의 장기 뇌 발생과정, 출산 시 자궁 밖의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변하는 태아의 장기 시스템 변화과정 등등 그동안 실제로 촬영되지 못했던 태아의 성장 모습과 자궁 속 환경을 국내 최고의 전문가 8명의 자문을 받아 애니메이션으로 완벽 재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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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2월19일 광운대 박사 학위 수여식에서 아내와 함께.
그동안 BBC,내셔널 지오그래피 등 세계 유수의 방송사들이 태아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제작, 방송해왔지만 부분 3D입체 제작이 아닌, 전체 제작을 3D 입체로 시도한 것은 세계에서 최초였습니다. 의학용 내시경으로 촬영된 태아의 실제 모습을 대 공개했는데요. 내시경 카메라로 촬영된 실제 배아의 리얼한 영상을 국내 최초로 공개했습니다. 심장이 뛰는 모습이 비칠 정도의 투명한 피부와 눈꺼풀과 외이가 관찰되는 7주 배아의 실제 모습, 그 안에는 태반이 발달하기 전까지 배아에게 영양분을 제공하는 난황 주머니와 가느다란 실타래처럼 보이는 탯줄의 생생한 모습이 담겨져 있습니다. 머리가 앉은키의 절반을 차지하는 9주 태아, 눈이 점차 얼굴 앞쪽으로 이동된 모습이 관찰되는 실제 영상도 함께 방영됐습니다. 뿐만 아니라 국내 최초로 태아치료센터를 개설하고, 태아치료에 대한 첫 국제워크숍을 개최한 서울 아산병원 원혜성 교수 팀의 도움을 받아 쌍태아간 수혈증후군 때문에 피터스콥(태아 내시경)을 받는 17주 차 된 태아의 실제 영상도 입수했습니다. 이 작은 생명들에게서 느껴는 존엄함은 그 어떤 영상도 따라잡을 수 없는 인간 초연의 본능이 담겨져 있습니다.

완벽재현을 위해 6명의 실제임산부 사례자와 국내 최고의 의학 자문단 8명이 참여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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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대학교 강의모습. 첨단 신기술미디어 관련 강의를 자주 했다.
2011년 1월부터 제작된 3D 의학 다큐멘터리 태아는 총 13개월의 제작 기간 동안 실제 임신에 성공한 커플들과 임산부를 섭외, 출산 전까지 추적촬영을 했습니다. 한 달에 한 번씩 임산부들을 KBS 스튜디오로 모셔 각 달 별로 산부의 배를 크로마 촬영하여, 임신 초기에서부터 만삭까지 배 모양, 크기, 비율들을 그래픽을 이용한 몰핑 작업을 시도해 한 눈에 임산부들의 몸의 변화를 볼 수 있게 제작됐습니다. 또 실제로 촬영할 수 없는 태내 환경, 혹은 태아의 모습을 위해 국내 최고의 산부인과 교수들로 구성된 의학 자문단을 통해 세계 유수의 방송사들도 잡아내지 못한 디테일을 살려 애니메이션으로 완벽 재현했습니다. 가장 잊을 수 없는 제 작품이었죠.

재연드라마 제작시 출연자, 스텝들과 함께 (1)
재연드라마 제작시 출연자, 스텝들과 함께 (1)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제작해오셨는데요. 기억에 남는 작품들이 있다면 소개해주시지요.

▲‘TV는 사랑을 싣고’를 제작할 때 가수 싸이의 여자 친구를 찾던 때가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역을 맡았던 박은빈 배우는 아역 배우로 제가 발굴했었지요. 저는 교양 다큐멘터리를 만드는게 재미있었습니다. 예능 쇼와 다큐 교양을 겸한 ‘쇼양 포맷’을 즐겨 만들었습니다. 획기적인 포맷이었죠. 다른 나라에 포맷을 수출하기도 했습니다. ‘KBS 스페셜’, ‘환경스페셜’ 등 다큐멘터리 제작을 많이 했습니다. ‘생로병사의 비밀’에서 명상과 108배를 제작하고 108배 책도 냈죠 . 7,8년 이상 매일 300배 가까이 하다가 무릎에 무리가 와서 통증을 느껴 지금은 쉬고 있습니다. 속도를 너무 빨리 해서 1년 간 고생했습니다. 108배는 천천히 무리하지 않고 푹신한 방석 위에서 해야 됩니다.

저는 공익적인 프로그램 ‘긴급구조 119’로 국무총리상을 받았습니다. 추석 특집으로 ‘구당 김남수 선생의 침과 뜸’을 제작했던 기억도 납니다. 미래를 예견하셨던 탄허 스님의 책도 많이 읽었는데 제가 작품들을 만들 때 많은 영감을 받았습니다.

이탈리아 사르데냐 섬 -생로병사의비밀 장수특집 때 모습
이탈리아 사르데냐 섬 -생로병사의비밀 장수특집 때 모습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들려주실까요?

▲저는 언론사 불자연합회 6대 회장을 하면서 여의도포교원에서 매월 셋째 주 목요일 법회를 합니다. 불자로서 부처님 자비를 실천하고 살고 싶고, 저희 대전시청자미디어센터에 시민들이 많이 오셔서 이용하실 수 있도록 더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만들고 홍보할까 합니다. 은퇴 후엔 제가 찍고 싶었던 다큐멘터리 영화도 제작하면서 살고 싶습니다.


대담, 정리 한성일 편집위원(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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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만석 센터장은 누구?

▲1961년 대전 출생. 서대전고, 충남대 독어독문학과 졸업.중앙대학교 신문방송대학원 석사. 광운대학교 대학원 석사. 광운대학교 대학원 박사. KBS TV편성센터 3D콘텐츠제작단장, 대전방송총국 편성제작국장, TV편성센터 심의위원. 우송대학교 글로벌미디어영상학과 강사, 한성대학교 소양핵심교양학부 강사 역임. 2023년 7월부터 현재까지 시청자미디어재단 대전시청자미디어센터 센터장. 중앙대학교 신문방송대학원 석사 논문 ‘지상파방송의 인터넷 전환에 관한 연구 : KBS와 크레지오를 중심으로’, 광운대학교 대학원 석사논문 ‘ 3D의학다큐멘터리 <태아>제작에 대한 연구’, 광운대학교 대학원 박사 논문 ‘VR 콘텐츠 시청이 순목 횟수에 미치는 영향 연구 : 프레즌스 및 멀미도 특성을 중심으로’.

저서로 < 108번의 내려놓음 : 인생을 변화시키는 하루 15분의 건강혁명>,<KBS 동의보감 1, 2>,<1日 1浴 : KBS 생로병사의 비밀>, <3DTV콘텐츠 제작백서> 등이 있다.

3D 태아 ( 3D The Fetus) ( 2012년 5월 4일, 5일 2부작 KBS 1TV 방송 )로 2012년 7월 방송통신위원회 이달의 좋은 프로그램상 수상 , 2012년 12월 3D한국방송대상 최우수상 수상 , 2013년 3월 미국 International 3D Society 크리에이티브 아츠 어워즈의 심사위원특별상 수상, 2013년 4월 18일 극장 개봉,

2013년 제16회 범석상 언론정책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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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현장취재]2025 재전부여군민회 대전현충원 보훈둘레길 탐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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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 확정…경선압승 본선직행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 확정…경선압승 본선직행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27일 당내 경선에서 압승을 거두며 대선 후보로 확정됐다. 27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마지막 순회경선 결과, 이 후보는 최종 89.77% 득표율을 기록하며 결선 투표 없이 과반 승리로 본선 직행이 확정됐다. 이 후보는 수도권과 충청권, 호남권 등 주요 지역에서 모두 90% 가량의 고른 지지를 받았다. 그의 압승은 본선에서 승리할 후보를 강력히 밀어준 정권교체 열망이 반영됐다는 해석이다. 경쟁 주자였던 김동연 후보는 6.87%, 김경수 후보는 3.36%에 그쳤다. 이 후보는 초반부터 대세론을 형성했..

대선정국 도심단절 철도 도로 입체화 관철시급
대선정국 도심단절 철도 도로 입체화 관철시급

6·3 조기대선 정국에서 대전 도심을 단절해 성장을 저해하는 도로나 철도시설에 대한 입체화를 반드시 관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대전시는 최근 6월 치러질 제21대 대선을 앞두고 대한민국 미래 도약을 선도하기 위해 4대 분야 42개 발전 과제를 발굴했는데 이중 호남고속도로 지선 확장 및 지하화, 도심철도구간 입체화 통합개발(대전조차장, 대전역) 등 도심 입체화 사업이 12개 핵심 사업에 들어가 각 후보에게 적극 전달된다. 호남고속도로 지하화 사업은 이장우 대전시장의 민선8기 대표 공약 사업 중 하나다. 호남고속도로는 1970년..

대전 농산물 소매가 전반적 안정세... 배추·대파·당근 등 저렴해졌다
대전 농산물 소매가 전반적 안정세... 배추·대파·당근 등 저렴해졌다

봄철 출하량이 늘고 작황이 양호해지면서 농산물 가격이 전반적으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대전 배추와 당근, 대파 등 집밥 필수품인 채소 등은 최근 한 달 사이 가격이 하락하며 지난해보다 저렴해졌고, 5월부터 본격적으로 출하하는 참외와 수박 시세도 작년보다 가격이 인하했다. 27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채소류 중 대전 배추(상품) 1포기 소매가는 25일 기준 4827원으로, 한 달 전(5599원)보다 13.79% 내렸다. 이달 중순까지만 하더라도 6380원까지 가격이 높게 형성되며 강세를 보여왔다. 이후 봄배추가 본격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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