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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식 우송고등학교 교사 |
나는 현재 우송고등학교에서 2학년을 가르치고 있다. 작년에 입학한 신입생들과 함께 1년을 보내고, 올해 2학년으로 함께 올라왔다. 우송고는 '자립(自立)', '단정(端正)', '독행(篤行)'이라는 교훈을 바탕으로 '예절인', '끈기인', '자존인'을 기르는 교육을 지향하며, '교사와 학생이 함께 만들어가는 아름다운 학교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우송고 2학년의 슬로건은 '꿈을 향한 아름다운 동행'이다. '동행'이라는 말에 '함께 길을 걷는다(同行)'라는 뜻과 '함께 행복해진다(同幸)'라는 의미를 담았다. 우리 모두가 하나 되어 함께 나아가며, 함께 행복해지는 공동체가 되고자 하는 바람을 표현한 것이다. 지난 1년, 아름다운 동행의 찬란했던 순간들이 하나둘 떠오른다.
무더운 여름날, 대동천에서 환경정화 봉사활동을 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뜨거운 날씨에도 불평 한마디 없이 케이팝을 노동요 삼아 신나게 노래를 부르며 구슬땀을 흘리던 아이들. 대동천 구석구석을 깨끗이 청소하며 지나가는 어르신들께 먼저 인사하고, 고생한다는 말씀에 "감사합니다"라고 웃으며 답하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뜨거운 햇살보다 빛나는 열정, 길가에 피어난 꽃들보다 더 아름다웠던 그 모습을 어찌 잊을 수 있을까?
10월의 어느 좋은 날, 제주도로 떠난 수학여행에서 우리 학생들의 무한한 잠재력을 발견할 수 있었다. 체험학습지를 조사해 즐겁고 안전한 체험을 위해 매뉴얼을 제작하고, 수학여행의 꽃인 어울림 행사를 직접 기획하고 끼와 열정이 넘치는 다양한 무대를 선보이며 모두가 하나 되어 무대를 즐기는 모습까지 모든 순간이 행복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특히 담임선생님들께서 학생들에게 깜짝 공연을 선사하고자 바쁜 시간을 쪼개가며 몰래 춤을 연습해 선보인 무대는 아이돌 콘서트를 방불케 할 만큼 열광적인 환호와 감동을 자아냈다.
'아름다운 동행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마을과 학생이 함께하는 다양한 창의적 체험활동을 진행한 것도 기억에 깊이 남아 있다. 우리 지역의 공원과 축제를 소개하는 마을교과서와 생태도감, 뮤직비디오를 제작하며 보여준 열정, 지역사회에 유익한 정보를 직접 발로 뛰어 수집하고 정성을 가득 담아 지도와 안내 자료를 만들어 홍보하는 모습에서 지역에 대한 이해와 애정이 깊어졌음을 느낄 수 있었다. 어느새 학생들은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한층 더 성장해 있었다.
이에 더해 학년부 선생님들의 따뜻한 제자 사랑이 교육 활동을 더욱 빛나게 했다. 여름방학 동안 손수 화채와 팥빙수를 만들어 학생들에게 나누어 주고, 학교 텃밭에서 기른 파로 수육과 스파게티를 직접 요리하여 정성껏 차려 주시는 담임선생님들의 헌신은 잊지 못할 감동이었다. 학생들의 서툰 모습조차 따뜻하게 감싸 안고, 올바른 길로 이끌어 주시는 선생님들의 인내와 사랑에 감사한 마음이 절로 들었다. 그러한 마음에 화답하듯 학생들은 꾸준히 성장해 왔다. 선생님들을 존경하고 따르며 하루하루 변화하는 모습에서 교육이 지닌 진정한 가치와 미래에 대한 희망을 발견할 수 있었다.
다음은 2024년 '아름다운 동행 프로젝트'를 마친 학생들의 소감 중 일부이다. "아름다운 동행 프로젝트를 하면서 친구들과 함께 나누고 협력하는 과정에서 소통의 중요성을 깨달았습니다. 프로젝트의 목표나 결과도 중요하지만, 사람들과 소통하며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는 과정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를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1년 동안 활동을 돌아보니 모두 좋은 기억으로 가득했습니다. 동행 프로젝트뿐 아니라 2024년 1학년 생활을 아무 탈 없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보낼 수 있도록 지도해 주신 우송고등학교 모든 선생님들께 깊이 감사를 드립니다. 다시 한번 스승의 은혜를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런 아름다운 학생들과 선생님들을 만날 수 있어 참으로 행운이고, 늘 감사한 마음이다. 선생님들을 믿고 따르며 성장하는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학생들이 있기에, 학생들을 사랑으로 감싸주는 선생님들이 있기에, 학교와 자녀를 믿고 응원해 주는 학부모님들이 있기에, 우리 모두가 즐겁게 생활할 수 있는 '우송고'라는 든든한 울타리가 있기에, 우리들의 '아름다운 동행'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김두식 우송고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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