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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인협회 제공 |
한국경제인협회(이하 한경협)는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5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가 85.0으로 집계됐다고 23일 밝혔다. BSI가 100을 넘으면 경기 전망을 긍정적으로, 100 미만이면 부정적으로 전망한다는 의미다.
BSI 전망치는 2022년 4월(99.1) 이후부터 기준치를 밑돌며 최장기간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들어 1월 84.6, 2월 87.0, 3월 90.8로 반등 기미를 보였지만, 4월(88.0)에 이어 두 달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BSI가 79.2로, 2020년 8월(74.9) 이후 4년 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한경협은 석유화학과 철강 등 주력 산업의 경영 악화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미국의 관세정책으로 글로벌 통상 리스크가 커지면서 제조업 경기 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분석했다.
세부 제조업에서는 의약품(125.0)과 식음료·담배(107.1)를 제외한 대부분 업종에서 부정적인 전망을 나타냈다. 섬유·의복·가죽·신발(57.1), 비금속 소재·제품(69.2), 석유정제·화학(72.4), 목재·가구·종이(75.0) 등 8개 업종이 기준선을 밑돌았다.
비제조업은 여가·숙박·외식(142.9), 운수·창고(107.7) 업종만 긍정적 전망을 보였고, 건설(72.7), 전기·가스·수도(73.7), 정보통신(87.5) 등 5개 업종은 부정적이었다. 5월 연휴 특수 기대가 일부 비제조업 심리를 지탱한 것으로 분석됐다.
조사 부문별 BSI도 내수(87.2), 투자(87.2), 수출(89.1), 고용(89.1), 채산성(89.9), 자금 사정(90.7) 등 모든 부문에서 부진했다. 재고(103.3)는 기준선 100을 넘어 과잉 상태로 나타났다. 특히 수출은 글로벌 불확실성 확대로 2020년 9월(88.5) 이후 처음으로 90 밑으로 떨어졌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미국발 관세정책과 주요국의 맞대응으로 국제교역 불확실성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며 "반도체, 석유화학, 자동차, 철강 등 수출 주력 업종에 대한 투자 촉진과 세제 지원 등을 통해 기업 심리를 안정시킬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대전지역 경제계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오락가락하는 관세정책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지역 경제단체 한 관계자는 "자고 일어나면 바뀌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기조 탓에 지역 수출 관련 업체들이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면서 "얼마 전까지도 중국에 엄청난 관세 폭탄을 퍼붓더니, 오래 끌면 불리하다고 판단했는지 오늘은 협상 탈출구를 찾고 있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미 장관급 통상회의가 24일 예정돼 있는데 빠르게 협상할수록 불리하다는 여론도 있는 만큼, 다른 나라들의 대응을 지켜보면서 천천히 협상을 끌고 나가는 게 국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흥수 기자 soooo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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