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읽기] 脫 샤이충청… 다음은

  • 정치/행정
  • 대전

[세상읽기] 脫 샤이충청… 다음은

강제일 정치행정부장(부국장)

  • 승인 2025-04-23 11:02
  • 수정 2025-04-23 15:25
  • 신문게재 2025-04-24 18면
  • 강제일 기자강제일 기자
clip20250423084937
8년 전 2017년엔 올해처럼 조기 대선이 있었다. 최순실 국정농단을 불러온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생긴 무대였다.

당시 민주당 경선링엔 충청 출신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있었다.



그는 한때 문재인 전 대통령 지지율을 턱 밑까지 추격하며 골든크로스를 꿈꾸기도 했다.

하지만, 안 전 지사(21.5%)는 결국 문 전 대통령(57%) 벽을 넘지 못했다.



그래도 당시 그의 선전으로 충청 정치는 여의도에서 외연 확장 가능성을 봤다.

아쉬운 점도 없진 않다. 충청대망론에 대한 안 전 지사의 발언이다. 그는 "지도자를 지역에 가둬놓는 어법"이라고 해석했다.

충청대망론이 대통령 배출을 갈망하는 지역 정서의 총체라는 점을 감안하면 두고두고 아쉬운 대목이다.

비단 안 전 지사뿐만 아니다. 비슷한 시기 충청 출신 대권 주자로 거론됐던 모 인사도 충청대망론을 같은 시각으로 대했다.

그와 사석(私席)에서 만난 적 있는데 "충청 출신임을 강조하면 대선에서 이길 수 없다"고 했다.

2017년, 충청 정치인들에게 고향은 적어도 '비빌언덕'은 아니었나 보다.

영호남 도움 없이는 용꿈을 꿀 수 없어서 일까? 지나친 패배주의 아닌가? 그때 가졌던 생각은 지금도 뇌리 속에 또렷하다.

올해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으로 또 조기대선이 열렸다. 8년 전과 같은 것은 대선링에 충청의 깃발이 나부낀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엔 김동연 경기지사(음성)가 있다. 앞서 국민의힘 이장우 대전시장(청양)과 김태흠 충남지사(보령)도 등판을 저울질했다.

8년 전과 다른 점도 있다. '샤이충청'이 사라진 것이다.

김동연 지사는 경선에서 충청의 아들임을 강조한다. 이 시장도 홀대론 타파를 주장했다.

이런 변화는 어디서 왔을까. 충청의 커진 체급과 무관하지 않다.

일단 유권자가 늘었다. 올 3월 기준 대전·세종·충남·충북 유권자는 476만 5702명이다. 3년 전 20대 대선 때(468만 2246명)와 비교해 8만 3456명 늘었다.

세종시 행정수도 이슈는 연일 대선 정국을 흔들고 있다. 민주당 3명의 후보는 각론에선 다소 차이가 있지만, 대통령실과 국회 세종완전 이전을 주장하고 있다.

국민의힘 권영세 비대위원장도 국회이전 등 '세종시대'를 외치고 있다.

물론 선거 때만 나오는 선심성 공약이라는 비판도 있다. 그러나 분명한 건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성장엔진으로 충청이 우뚝서고 있다는 점이다.

정치인들이 충청을 대하는 인식도 180도 바뀌었다.

8년 전 지역 잠룡들이 고향을 숨기는 데 급급했다면 이제는 충청을 기반으로 정치적 자양분을 얻으려 하고 있다.

고무적인 일이나 과제는 여전하다. 그동안 정권을 번갈아 가며 차지했던 영호남과 같은 응집력을 키우는 것이 시급하다.

영남의 '우리가 남이가', 호남의 '우덜끼리' 문화는 지역주의 범주로만 해석할 게 아니다.

지역에 대한 자부심과 애향심이 기저에 깔린 것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

앞으로는 지역 인사끼리 밀어주고 끌어주는 '충청 품앗이' 문화를 확산해 보면 어떨까.

정치의 영역도 이에 당연히 포함돼야 할 것이다.

충청대망론은 곁불을 쬐기보다는 스스로 주인이 되려는 DNA로 무장할 때 가까워 질 것이다.

/강제일 정치행정부장(부국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날씨]대전·충남 1~5㎝ 적설 예상…계룡에 대설주의보
  2. '대통령 세종 집무실', 이 대통령 임기 내 쓸 수 있나
  3. 천안법원, 정지 신호에도 직진해 사망자 유발시킨 30대 중국인 벌금형
  4. 대전시장 도전 許 출판기념회에 與 일부 경쟁자도 눈길
  5. 천안문화재단, 2026년 '찾아가는 미술관' 참여기관 모집
  1. 백석대, 천호지 청춘광장서 청년·시민 협력 축제 성료
  2. 단국대병원, 2025년 감염병 대응 유공기관 선정
  3. 상명대 창업지원센터장, '창업보육인의 날' 기념 충남도지사상 수상
  4. 한기대 '다담 EMBA' 39기 수료식
  5. 나사렛대 평생교육원-천안시장애인평생교육센터 MOU

헤드라인 뉴스


[대전, 일류 문화도시의 현주소] 국립시설 `0개`·문화지표 최하위…민선8기 3년의 성적표

[대전, 일류 문화도시의 현주소] 국립시설 '0개'·문화지표 최하위…민선8기 3년의 성적표

대전시는 오랜 기간 문화 인프라의 절대적 부족과 국립 시설 공백 속에서 '문화의 변방'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민선 8기 이장우 호(號)는 이 격차를 메우기 위해 대형 시설과 클러스터 조성 등 다양한 확충 사업을 펼쳤지만, 대부분은 장기 과제로 남아 있다. 이 때문에 민선 8기 종착점을 6개월 앞두고 문화분야 현안 사업의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대전시가 내세운 '일류 문화도시' 목표를 실질적으로 이루기 위해서는 단순한 인프라 확충보다는 향후 운영 구조와 사업화 방안을 어떻게 마련할는지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중도일..

"대전 충남 통합논의" … 金총리-與 충청권 의원 전격회동
"대전 충남 통합논의" … 金총리-與 충청권 의원 전격회동

김민석 국무총리와 더불어민주당 충청권 의원들이 대전시와 충남도 행정통합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전격 회동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얼마 전 충청권을 찾아 대전 충남 통합에 대해 긍정적 메시지를 띄운 것과 관련한 후속 조치로 이 사안이 급물살을 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복수의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김 총리와 민주당 충청권 의원들이 15일 서울에서 오찬을 겸한 간담회를 갖는다. 김 총리와 일부 총리실 관계자, 대전 충남 민주당 의원 대부분이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회동에서 김 총리와 충청권 의원들은 대전 충남 통합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대전역 철도입체화, 국가계획 문턱 넘을까
대전역 철도입체화, 국가계획 문턱 넘을까

대전 원도심 재편의 분수령이 될 '대전역 철도입체화 통합개발'이 이번엔 국가계획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초 철도 지하화 선도지구 3곳을 선정한 데 이어, 추가 지하화 노선을 포함한 '철도 지하화 통합개발 종합계획' 수립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종합계획 반영 여부는 이르면 12월, 늦어도 내년 상반기 중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당초 국토부는 12월 결과 발표를 예고했으나, 지자체 간 유치 경쟁이 과열되면서 발표 시점이 다소 늦춰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실제로 전국 지자체들은 종합..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까치밥 먹는 직박구리 까치밥 먹는 직박구리

  • ‘겨울엔 실내가 최고’…대전 곤충생태관 인기 ‘겨울엔 실내가 최고’…대전 곤충생태관 인기

  • 병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병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