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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유력 입지로 검토한 '문화공원' 전경. 호수공원 제1주차장과 바로 맞닿아 있고, 나성동 주거단지와는 제천을 사이에 두고 있다. 사진=이희택 기자. |
반려동물 양육 인구 1000만 시대가 일찌감치 찾아왔음에도 불구하고 최적지 찾기에 상당한 시일을 보낼 것으로 보인다.
마땅한 반려동물 놀이터가 없다 보니 '시민 공원'에서 다툼이 빚어지는가 하면, 반려동물 에티켓 문제로 인한 시비도 적잖이 발생하고 있다.
4월 23일 시에 따르면 그동안 검토해온 입지는 읍면동에 걸쳐 모두 18곳에 달한다. 대평동 수질복원센터B와 전의면 하수처리장, 누리동(6-1생활권) 무궁화 양묘장 주변(옛 용마산업), 아름동 오가낭뜰공원 주변, 도담동 인근 대덕사 이전 부지(원수산 습지생태원), 조치원 체육공원(죽림리)은 각각 공간 협소 및 주차시설 부족, 다른 시설 구상, 상습 침수지역 등의 영향으로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대평동 숲뜰근린공원과 나성동 문화공원(2-14)은 행복청의 불가 입장, 중앙공원 파크골프장 인근 A와 B 입지는 수목원 인접으로 인한 자원보호 등의 영향으로 보류 상황에 놓여 있다. 세종동 무궁화공원은 미래 국가상징구역 계획 등과 상충하는 구역이다.
세종동 합강캠핑장(강산공원 일원)과 미호강 제방 A(다목적구장) 및 B(미효교 일대)는 상습 침수구역 특성과 함께 금강유역환경청의 하천 점용허가 필요성 등에 따라 차순위로 밀려나 있다.
지난해 가능성을 타진하던 가람동 수질복원센터 A와 가람동 금강변은 인근 한솔동 주민들의 강력한 반대로 무산됐다.
현재 가능성 있는 입지는 전동면 친환경 종합타운(1만㎡)과 세종동 호수공원 1주차장 앞 문화공원(2000㎡) 2곳으로 요약된다.
친환경 타운 입지는 지난해 10월 지구단위곟뢱 반영 요청과 함께 의회 차원의 연구용역 후보지에 올라 있다. 최대 단점은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데 있다.
결국 신도시 중심부에 있는 세종동 문화공원이 제1대안으로 급부상했다. 이에 시는 지난 4월 1일부터 10일까지 세종시티앱 '세종투표' 코너를 통해 정책 투표를 실시하며, 가능성을 타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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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일부터 10일까지 진행된 투표 어플 화면. 사진=시티앱 갈무리. |
이중 비반려인이 72%(415명)로 반려인 28%(161명)보다 많았는데, 호수공원 1주차장 인근 문화공원 내 '반려동물 놀이터' 설치에 찬성(59.5%) 여론이 더 많았다. 그 이유는 반려인과 비반려인 간 공간 분리의 필요성(36.8%)에서 찾았다. 이어 반려동물 복지 향상 및 사회성 증진(30%)과 층간소음 예방 등 민원 감소 기대(4.6%)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반대 사유에는 소음 및 위생 문제 우려(38.2%)와 예산 부담(21.7%), 사고 및 안전 문제(16.3%) 등이 포함됐다.
이번 조사만 놓고 보면, 문화공원 내 조성안이 사실상 유력지로 급부상한 모습이다. 이 때문에 이번에는 나성동 주민들이 발끈하고 나섰다. 영향권에 있는 생활권 주민들의 의견수렴 절차가 빠졌다는 판단에서다. 시티앱 설문이 진행된 사실조차 몰랐다는 반응도 주류를 이뤘다. 실제 이번 시티앱 설문 내 나성동 주민 응답수는 약 38명으로 파악됐다.
나릿재마을 입주자대표 연합회(대표 김대연)는 "주민 동의 없이 주거밀집 지역에 반려동물 놀이터를 설치한다는 세종시는 나성동 주민을 호구로 보는가"라며 "일부 언론에는 아예 문화공원으로 입지를 확정한 것으로 보도됐다. 사실이 맞다면, 이 같은 계획을 즉각 철회해야 할 것"이라고 성토했다. 잘 알려지지 않은 시티앱으로 일방 행정을 추진하는 행태를 더는 지켜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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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자대표 연합회가 분석한 나성동 주거단지와 반려동물 놀이터 입지 거리. 제천을 사이에 두고 있다. 사진=네이버 지도 갈무리 및 연합회 재구성. |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수년간 '반려인 vs 비반려인' 간 갈등 상황을 최소화하고자 반려동물 놀이터 입지를 찾아왔으나 여의치 않았다"라며 "전체 18곳 입지 중 가장 최적지란 분석은 사실이다. 하지만 세종동 문화공원으로 의사결정을 내렸거나 방침을 받은 부분이 아니다. 나성동 주민 의견수렴 없는 일방적 추진도 없다"라고 설명했다.
김효숙(나성동) 시의원은 "지역 주민들의 의견 수렴 없는 추진은 단연코 안 된다. 시 집행부와 입주민들 간 원만한 협의를 통해 최적지를 찾도록 머리를 맞대겠다"라고 밝혔다.
세종=이희택 기자 press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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