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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시청 전경 |
서산시가 국도 29호선 대산 방면 주요 교차로에 감응 신호 시스템을 연말까지 도입하겠다고 강조하고 나섰지만 시민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교통정체 해소의 본질적인 해법은 외면한 채 신호 조정에만 의존하는 '땜질식 대응'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이 구간 외곽도로 개설은 이완섭 시장의 민선 8기 공약이었으나, 정부 예비타당조사 탈락 이유로 제외했다.
이에 시민들은 "말뿐인 약속이 아니라 실행 가능한 대책을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도 29호선은 서산 도심과 대산공단을 연결하는 핵심 출퇴근 길로, 하루 수만 대의 차량이 집중되며 극심한 병목 현상에 대산읍 시내를 관통하는 현재 구조는 심각한 정체를 유발하고 있다.
이에 시는 좌회전 감응신호 설치를 통해 흐름을 일부 개선하겠다며 홍보를 하고 있지만, 시민들은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직진 차량이 대부분인 출퇴근 시간대엔 신호 체계 조정만으로는 근본적 해결이 불가능하고, 도로 구조 자체를 바꾸지 않는 한 근본 대책이 될 수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10년 넘게 대산지역을 출·퇴근해온 A씨는 "지금 필요한 건 몇 분 줄이는 신호 조정이 아니라, 차량 흐름 자체를 분산시킬 수 있는 외곽 산업도로"라며 "대산에 큰 공장들이 몰려 있는데 외곽도로 하나 없는 게 말이 안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불만이 더 커지는 이유는 대산공단의 막대한 세수 기여와 극명한 인프라 소외 현실 때문이다.
대산산단은 2022년 4조 8000억 원, 2023년 5조 7000억 원, 2024년에도 4조 5000억 원의 국세를 내며 국가 경제에 엄청난 기여를 해왔다. 지방세도 2022년 690억 원, 2023년 660억 원, 2024년 240억 원에 달하고 있는데도, 이 지역에 외곽도로 하나 제대로 없는 실정이다.
B씨는 "많은 세금을 내는 곳이면 외곽도로는 기본 중 기본"이라며 "도심 한복판을 산업물류 차량과 출퇴근 차량이 뒤섞여 오가며 교통체증이 심화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공단 관계자도 "산단에선 몇 조 단위로 세금을 내고 있지만, 출퇴근은 매일 고행길의 연속"이라며 "이벤트성 발표보다 정말 필요한 인프라 구축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완섭 시장이 강조해온 국도 29호선 우회도로(영탑~대산리) 신설은 아직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 단계에 머물러 있고, 지방도 634호선(대호지~당진) 연장은 '건의 중'이다. 외곽 산업도로 개설은 아예 계획조차 세워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산은 서산 산업의 심장"이라는 시 당국의 말과 달리, 그 심장을 향한 도로 하나 뚫지 못한 현실은 시민들에게 깊은 불신감을 주고 있다. 감응 신호 조정 같은 땜질식 대응보다 지역경제와 시민 삶의 질 향상을 반영한 실제적 교통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서산=임붕순 기자 ibs9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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