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법조계에 따르면 2023년 4월 10일께 A씨는 전처에게 전화를 걸어 "경찰관으로부터 나에 대해 질문을 받으면 모른다고 진술해달라"는 취지로 부탁했다.
이에 전처는 경찰이 투자사기로 도피 중인 A씨에 대한 소재를 묻자 "현재 헤어졌기 때문에 아는 정보가 아무것도 없다"는 취지로 진술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범인은닉죄에 있어서 '은닉'이란 장소를 제공해 범인의 체포를 면하게 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전처는 전 배우자인 A씨가 자신의 집에 왕래하며 며칠씩 거주하기도 하는 것을 저지하지 않았을 뿐, 별도의 장소를 제공해 죄를 범한 피고인의 체포를 어렵게 하거나 면하게 한 것이 아니다"고 했다.
이어 "A씨가 경찰에 거짓 진술을 하도록 부탁한 것은 도피 상황에서 타인에게 부탁할 수 있는 통상적인 범주 내라고 봄이 타당하다"며 "전처도 그 부탁에 단순히 따른 것에 불과해 그것만으로 형사사법에 중대한 장해를 초래하거나 형사피의자로서 가지는 방어권을 남용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천안=하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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