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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학비노조 제공 |
17일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학비노조)이 조리원 7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년 상반기 학교급식실 실태조사에 따르면 3월 기준 대전지역 조리실무사는 정원 1422명 중 1366명이 근무해 결원율 4%로 전국 평균 수준이지만, 서울 등 일부 지역은 두 자릿수를 기록해 심각한 수준이다. 세종도 9%로 전국에서 4번째로 결원율이 높다. 신규채용 모집 현황에서도 대전은 237명 중 231명이 채용 돼 2.5%가 미달됐다. 전국 평균 미달률은 29%로 유일하게 대구만 158명 정원을 모두 다 채웠다.
학비노조는 조리원 인력난의 주원인으로 고강도 노동, 낮은 임금, 방학 중 무급을 꼽았다. 공공기관 평균보다 3배나 많은 식수인원을 담당하는 학교급식의 열악한 노동환경에 신규 조리원들이 일을 하러 왔다가도 얼마 안가 중도 퇴사한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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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학비노조 제공 |
조리퇴사자 현황을 깊게 들여다보면 전국 기준 평균 13%가 3개월 내 퇴사했고, 6.1%가 6개월 내 퇴사했다. 노조는 높은 업무강도와 처우 때문에 3개월 내 퇴사자가 6개월 내 퇴사자보다 2배 이상 높다고 분석했다. 6개월 내 퇴사자 비율은 2022년 17.3%, 2023년 18.9%, 2024년 상반기 22.8%로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 대전은 같은 시기 10.2%, 9.2%, 13.7%다.
노조는 앞서 16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새 정부와 교육당국에 근본적 대책 마련을 촉구하며 개선이 없을 시 현재와 동일한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리원 대부분은 신규채용 미달과 결원이 발생한 1년간 노동 강도와 산업재해 위험이 증가했다고 봤다. 최근 1년 새 의료기관에서 근골격계 질환 치료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조리원도 92.1%에 달했다.
이는 실제 조리원들이 학교에서 담당하는 식수 인원과 적정하다고 생각하는 식수 인원이 차이를 보인다는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조리원 절반 이상은 100명 이상~150명 미만의 인원을 담당하고 있다고 응답했지만, 적정 식수 인원으론 현재보다 1.5~2배 적은 60명 이상~80명 미만을 꼽았다. 또 결원시에도 반찬 수를 줄이거나 메뉴를 조정한 경험이 없는 경우가 92.2%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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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학비노조 제공 |
김양희 학비노조 대전지부장은 지역에서 발생한 급식 쟁의행위와 관련해 "준법투쟁을 하게 된 이유는 급식실의 심각한 노동강도 때문"이라고 밝히며 "산업재해에 이르는 열악한 근무환경 때문에 신규 조리원들이 견디지 못하고 나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부 학교에서 합법적 쟁의행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부당노동행위가 발생된 상황"이라며 "이번 기자회견을 통해 학교급식실의 실태를 알리고 학생들이 건강한 밥을 먹을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달라"고 말했다.
한편 설문은 2025년 3월 26일~4월 2일 전국 학비노조 17개 지부 6849명의 조리사, 조리실무사분과 조합원을 대상으로 온라인 조사된 내용이다.
이은지 기자 lalaej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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