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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과학연구원 대전 본원 전경. /IBS 제공 |
IBS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조성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설립된 연구기관으로 여타 정부 출연 연구소가 '정부출연연구기관 등의 설립·운영 및 육성에 관한 법률'을 근거로 하는 것과 구분된다. 선진국의 주요 기술을 따라잡는 추격형 R&D 방식으로 이루는 성장이 한계를 맞이하면서 국가 기초과학 연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특별법이 마련됐다. 이에 IBS는 대한민국이 'Fast Follower'를 넘어 'First Mover'로 도약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으며 이미 존재하는 기술을 추격하던 시대에서 벗어나 새로운 지식을 발견하고 과학의 지평을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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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S 본원은 대전 유성구 도룡동에 위치하며, 전국 주요 거점에 캠퍼스 연구단을 구축 중이다. 2023년에는 KAIST와 POSTECH 내 IBS 캠퍼스 건물이 완공됐고, 현재는 본원 2단계 확장 건립사업과 UNIST 캠퍼스 건립이 각각 2025년과 2026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이러한 공간적 확장은 IBS가 단일 기관을 넘어 대한민국 전체의 기초과학 연구를 선도하는 허브로 거듭나기 위한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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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과학연구원 지하실험 연구단 강원도 정선 실험실 예미랩(우주입자 연구시설). /IBS 제공 |
이러한 독립적이고 지속 가능한 운영체계는 창의성과 도전성을 필요로 하는 기초과학 연구에 최적화된 구조다. 이는 대학이나 정부출연연구기관과 차별화되는 IBS만의 정체성이기도 하다. 대학이 개별 교수의 소규모 연구에 기반하고 출연연이 응용과 개발 연구에 보다 집중한다면, IBS는 기초과학 본연의 장기·대형·집단 연구에 전력을 다한다.
▲기초과학 연구의 힘… 국가 위기 상황서 빛=기초과학 연구는 세상의 본질적인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는 것에서 시작되지만, 장기적으로는 세상을 바꾸는 혁신의 출발점이 되곤 한다. 실제로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 트랜지스터, 상대성이론 기반의 GPS 내비게이션 등도 모두 기초과학 연구에서 비롯됐다. 이들 사례는 처음부터 '응용화'나 '기술화'를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 연구 자체가 목표였던 기초과학에 기반을 두고 있다.
IBS도 이러한 기초과학의 힘을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연구기관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 RNA 연구단 김빛내리 단장은 질병관리청과 협력해 코로나19의 원인으로 지목된 사스코로나바이러스2(SARS-CoV-2)의 유전물질(RNA) 전사체를 세계 최초로 분석해냈다. 이 연구 결과는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 개발에 중요한 기초자료로 활용되며 전 세계적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2024년에는 다차원 탄소재료 연구단 로드니 루오프 단장이 기존 고온·고압 조건에서만 가능했던 다이아몬드 합성을 세계 최초로 상온·상압(1기압) 환경에서 실현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향후 반도체, 양자 센서, 고강도 코팅소재 등 첨단 산업 분야로의 응용이 기대되며, 고압 장비 없이도 안정적인 다이아몬드 제조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상용화 가능성이 높게 평가되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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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과학연구원 중이온가속기연구소 전경. /IBS 제공 |
이 밖에도 강원도 정선의 지하실험 연구단 '예미랩', 대전의 한국형 초전도 중이온가속기 RAON 등은 IBS가 수행하는 최전선의 과학 탐구를 가능하게 하는 핵심 자산이다. 예미랩은 지하 1000m 깊이에 약 3000㎡ 규모로 암흑물질과 중성미자 연구의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 예미랩의 깊이는 롯데월드타워 2개가 들어갈 수 있는 깊이며 면적 기준 세계 6위급 고심도 지하실험 시설이다. RAON의 경우에는, 빔 시운전에 성공하며 희귀 동위원소 생성 실험을 본격화했고 이 과정에서 우주와 원소의 기원 및 별의 진화 과정을 밝힐 실험적 데이터를 획득함으로써 우리의 지식과 과학을 새로운 영역으로 이끌고 있다. 또 반도체, 이차전지 및 항암치료 등 소재·의료분야의 혁신 등 기초과학을 넘어 산업적 파급 효과도 클 것으로 기대된다.
'Making Discoveries for Humanity and Society' 인류와 사회를 위한 새로운 발견. IBS는 지금도 이 비전을 품고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임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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