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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상 우송대학교 교수·한국철도문화재단 이사장 |
이 문제를 고민하면서 1989년 우리나라 고속철도건설에 대한 정책 결정 당시를 회상해 보면 어쩌면 힌트가 될지 모르겠다. 우리는 역사에서 배워야 하기 때문이다.
당시 고속철도가 가져올 미래에 대해서 크게 공감하지 않았다. 막대한 비용과 예산의 우선순위가 복지, 국방, 교육 등에 있어 선뜻 고속철도 건설 결정을 하지 못했다.
그런데 이것이 통과되고 예산의 우선순위로 자리매김한 것은 10년, 20년 후 우리나라의 선진적인 교통인프라가 없다면 발전을 기약할 수 없다는 인식의 절박함이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이러한 결정이 없었다면 현재와 같은 우리나라의 경제성장과 지역 간 이동은 가능했을까.
지금처럼 절박한 시기에는 지금이 계속되는 현재적 미래가 아닌 발전적 미래를 꿈꾸고 준비해야 한다. 이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10년 후에는 2035년, 20년 후에는 2045년이 될 것이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20∼2070년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 인구수는 2020년 5184만 명에서 향후 10년간은 연평균 6만 명 내외로 감소해 2030년 5120만 명 수준으로 예상된다. 2070년에는 1979년 수준인 3766만 명까지 줄어들 전망이다.
이제 인구감소와 지역균형발전을 해결하기 위한 큰 정책적인 흐름이 교통인프라의 구축이다. 교통인프라는 경제성장과 지역균형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때문에 지역 정주에 큰 영향을 미친다. 철도가 지역을 살리고 균형발전을 유도한다.
해외 사례를 보면 중앙과 지방의 연계 인프라를 만들고, 지방의 광역권과 지역 내의 교통인프라 정비를 착실하게 진행하고 있다.
일본과 중국은 시속 500km급의 초고속열차의 개통이 임박해 있고, 광역권은 고속철도 건설 그리고 인구 30만 이상의 도시는 트램과 역세권 도시로 바꾸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지역의 성장과 지속 가능한 도시를 지향하고 있으며 조금씩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일본은 출생율이 1.2로 UN에서는 일본은 2060년대에 1.5명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우리 고장 대전과 관련해서는 최근 항공수요가 급증하는 청주공항과의 연계를 준 고속철도급이 운행하게 하고 청주공항도 중부권 공항으로 확장돼야 할 것이다. 또한 현재 진행 중인 트램을 중심으로 도시 성장권이 재편돼야 향후 발전적 미래가 보장될 것이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이러한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의식의 변화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 그동안 우리는 경제에 집중한 나머지 함께 살아가는 즐거움과 행복을 잃어버리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지역의 출산율 저하를 막는 육아 문제와 노령인구의 증가 문제 등도 지역이 함께 해결하는 공동체 의식이 필요하다. 2024년 합계출산율은 0.75로 세계 최저 수준으로 합계출산율 1.3 이하인 초저출산 현상이 23년째 세계에서 가장 길게 지속되고 있다. 고령화 속도도 세계 최고 수준으로 국민 5명 중 1명이 65세 이상 노인인 사회다.
이러한 저출산, 초고령사회에서 우리는 의식전환에 대한 교육과 현실적인 진단이 필요하다. 먼저 '아이는 모두의 미래'라는 사회적 합의와 아이를 키우기 위해 온 마을이 함께하는 것은 단순한 재정 지원을 넘어서야 한다. 이런 사회문화의 힘이 작동할 때 비로소 초저출산의 덫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언급하고 싶은 것은 이동의 편리성이 지역의 공동체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신속하고 안전한 이동시스템 구축으로 상호연계성이 높아지고 협력과 협업의 기회가 증진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대도시와 주변 중소도시가 연계해 광역교통망과 주거 인프라를 구축하거나 작은 지역 단위끼리 묶어 국공립어린이집이나 산후조리원 같은 필수시설을 권역별로 균형 있게 배치하는 것 등이 좋은 방안이 될 것이다. 이에 지역균형문제, 저출산, 고령화 사회의 문제 대한 종합적인 대책으로 이동을 촉진시키는 인프라 확충을 적극 검토해야 할 것이다. /이용상 우송대 교수·한국철도문화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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