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여행] 69- 볼거리 먹거리 풍부한 홍성 봄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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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여행] 69- 볼거리 먹거리 풍부한 홍성 봄 여행

김영복 식생활문화연구가

  • 승인 2025-04-14 16:21
  • 신문게재 2025-04-15 10면
  • 김지윤 기자김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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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읍성. (사진= 김영복 연구가)
이번 '맛있는 여행'은 충청남도의 도청소재지이며, 서해안시대 중심도시로 역사문화관광도시인 홍성군으로 정해 본다.

만약 산을 좋아하는 여행객이라면 용봉산 산행을 추천한다.

산세가 험하지 않아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어 사시사철 등산객이 끊이지 않고 있다.

용봉산은 산세가 용의 형상과 봉황의 머리를 닮은 데서 유래 했다고 하는데, 높이 381m로 비교적 큰 산도 아니고 험하지도 않으나 산 전체가 기묘한 바위와 봉우리로 되어 있어 정상까지 산행을 하는 동안 지루할 틈이 없을 정도로 수백 장의 한국화를 시시각각 풍경이 바뀐다.



남방향 중턱과 서편산록에 완만한 경사가 길게 펼쳐져 있고 곳곳에 소나무 군락이 있으며, 장군바위 등 절경과 백제 때 고찰인 용봉사와 마애석불(보물)을 비롯한 문화재가 산재해 있으며, 용봉산 정상에서 충남도청 신도시가 한눈에 내려다보이고, 예산의 덕숭산(수덕사), 서산의 가야산, 예당평야의 경치도 시원하게 펼쳐져 있다. 용봉산자락에는 덕산온천이 있어 당일 산행과 온천욕이 가능한 곳이다.

만약 가볍게 시내관광을 원한다면 성곽을 따라 산책하며 홍성시내를 내려다보면 풍경이 무척 아름답다.

서해의 관문이자 홍주목의 처소를 둘러쌓은 홍주성은 1772m였으나 현재는 남쪽의 810m 성벽만 남아 있다.

이곳은 꽃이 피고 단풍이 물드는 봄. 가을에 펼쳐지는 홍성의 운치가 대단하다.

홍주성 주변은 잔디가 잘 조성되어 있어서 가족 나들이객들이 많이 모이는 것이다.

홍성읍 홍성천에 줄지어 서 있는 벚꽃은 홍성시내의 벚꽃명소로 자리 잡은지 27 년이나 된다.

홍성천의 벚꽃길을 따라 산책을 하다보면 오랜 전통이 살아 있는 먹거리의 천국 홍성전통시장이 만난다. 이 곳에서 든든한 한 끼를 하고 다시 가까운 곳에 위치한 잘 정돈된 산책로 및 운동기구가 있는 대교공원이 있는데, 이곳에서 다시 벚꽃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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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 전통시장. (사진= 김영복 연구가)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여행은 뭐니 뭐니 해도 맛 집을 빼 놓을 수 없다. 그렇다면 먹거리의 천국 홍성전통시장을 가지 않을 수 없다.

홍성전통시장은 평일에도 열리지만 그래도 북새통을 이루는 장날에 가야 볼거리 먹거리도 많고 신명이 난다.

홍성장날은 매월 1일과 6일, 11일, 16일, 21일, 26일이다. 단 31일이 있을 경우 1일에 운영된다.

홍성에는 홍성 전통시장 그 이전에 규모가 1호시장인 큰 시장이 있었다.

매일 또는 정기적으로 다수의 수요자 및 공급자가 모여 화물의 매매교환을 행하는 장소였던

'장옥(場屋)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수백년의 역사를 가진 홍성 전통시장은 홍주읍성 동문과 북문 부근에서 시작되었는데, 1912년 홍성군청 부근 오관리로 이전하고 홍주장으로 불렀는데, 홍주장의 지주들의 횡포가 심했다는 기사가 1933년 1월 4일자 조선일보에 게재되었다.

'소수지주소유물(少數地主所有物)인 홍성읍내(洪城邑內)의시장 차지료고등(借地料高騰)과협착(陜搾)으로 고통(苦痛)'받고 있다는 기사다.

홍성시장 이전문제가 기사화 된 것이다.

이 기사의 골자를 보면 홍성시장은 이 당시를 기준으로 수백년의 역사를 가졌으며, 한달에 여섯 번씩 수만 장꾼들이 몰려들어 물건의 매매가 번창하여 매매액이 평균 수십만원에 달하는 큰 시장이었다는 것이다.

원래 이 시장은 일한합병 이전에는 문안과 문밖을 통해 별로 문제가 없었지만 시구개정이란 명목으로 군청, 재판소, 앞과 경찰서 옆 우체국 뒤 등 관공서로 시장이 포위되어 협소한데 더 확장할 여지가 없으니 이전해 달라는 것이다.

특히 더 큰 문제는 홍성면의 공유물이 되지 못하고 몇몇 일본사람과 소수인 조선사람의 소유물이 되어 있는바 시장부지 3700평에 차지료(임대료)가 무려 1080원씩 지불하기로 계약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결국 홍성전통장은 1942년 현재의 홍성읍 대교리로 이전 하였다.

홍성전통시장은 매일 문을 여는 점포도 있지만 주로 장날에만 운영하는 곳도 많다.

특히 홍성군은 홍성지역은 백제시대는 결기군 산하 마시산군의 영현인 우견현(牛見縣, 홍성, 갈산)으로 통일신라시대는 결성군 산하 이산군의 영현이었던 목우현(目牛縣, 갈산면, 서산시 고분면 일대)으로 불릴 정도로 예로부터 축산이 발달해 전국 제일의 축산단지로 손꼽히고 있다.

우견현(牛見縣)이나 목우현(目牛縣)이라는 고을의 명칭으로 불러졌다는 것은 소가 많이 나타나거나, 소를 많이 볼 수 있는 지역이라는 뜻으로 소 사육이 많았던 것을 알 수 있다. 현재도 홍성은 한우, 돼지, 닭을 많이 키워 전국에서 제일가는 축산군으로서 가야산, 덕숭산, 백월산, 오서산 등 정기가 있는 산맥에 둘러싸인 구릉지로 온천수가 나고, 천수만의 적당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넓은 뜰에서 풍부한 곡식이 생산되어 이곳에서 생산되는 볏집과 알곡을 섞어 먹여 사육한 한우로 마블링이 섬세하며 '한우 맛'이 뛰어나다.

이런 탓에 홍성전통시장에는 칼국수, 족발, 각종 축산물을 이용한 식당들이 즐비하지만 마늘전 옆에 소머리국밥 등을 파는 식당 골목은 시장 개설 역사와 그 결을 같이 할 정도로 홍성의 대표적 맛집 골목으로 장날은 물론이고 평일에도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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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머리국밥. (사진= 김영복 연구가)
홍성 전통시장에는 유독 소머리국밥집이 많다.

소머리국밥은 1909년『조선만화』에 처음 등장한다.

국밥집 진열대에 살코기를 발라낸 소머리뼈와 등뼈를 그린 그림은 1900년대에도 소머리국밥 전문점이 있었음을 말해준다.

초창기 탕반가(湯飯家)에서 팔던 소머리국밥은 커다란 가마솥에 소머리·뼈·껍질·우족을 넣어 서서히 끓인 국물이었으며, 별도로 마련한 작은 솥에 그 국물을 담아 간장으로 맛을 내고 고춧가루를 얹어서 국밥으로 내놓았다. 소머리국밥은 설렁탕과 우족탕과 함께 태동한 소머리국밥[牛頭湯]이라 할 수 있다.

소머리의 수요가 많아지면서 축산물도매시장 주변에는 소머리를 해체하여 각 부위별로 분리하는 전문업소가 등장하였다.

소머리는 털 제거부터 부위별 해체까지 모두 수작업으로 이루어진다. 도축장에서 소머리국밥집에 공급하는 소머리는 사등분하여 공급하였지만, 요즘에는 소머리뼈와 고기를 완전히 해체하여 공급한다.

소머리국밥은 소머리뼈와 사골, 잡뼈을 넣고 장작불에 푹 고아서 진한 국물을 만든 후 머리고기를 넣고 삶아낸다.

육수가 잘 우러나오도록 하기 위해서는 화력이 좋은 나무를 써야 하기 때문에 참나무와 아까시나무를 장작을 주로 사용한다고 한다. 고기와 뼈가 잘 우러나오면 진한 국물 맛이 나 맛있다. 물론 요즘은 영업 목적으로 나무 장작을 써서 만드는 식당 빼고는 전부 가스를 쓰는 업소용 가스 화덕으로 조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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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머리 국밥. (사진= 김영복 연구가)
소의 코·입·혀 등은 삶아서 수육으로 내놓는다. 요즘에는 가정집에서 소머리국밥으로 잔칫상을 만들기도 하고, 소머리곰탕을 포장 판매하는 가공 공장에 소머리를 납품하면서 수요가 크게 늘었다.

이와 같이 소머리국밥의 원재료인 소머리의 수요가 증가하고, 소머리 가격 상승으로 소머리국밥을 판매하는 국밥집이 줄어드는 경향이다.

그러나 홍성은 충남에서 소 사육두수가 제일 많고 현대화된 도축장과 축산물도매시장이 가까이 있어 소머리 등 소 부속물등을 구하기가 용이해 홍성전통시장에 소머리국밥집들이 많다.

그 중에서도 홍흥 소머리국밥집은 맛집 중에 맛집이라고 강력 추천할만한 집이다.

재료 준비 때문에 일주일은 수시로 영업을 하지 않는 홍흥소머리국밥집은 오후 2시까지만 영업을 하는 집이다. 재료가 떨어지면 바로 영업 끝이다.

소머리국밥 제대로 먹어 보려면 일단 전화를 해보고 가능하면 오전 11시쯤 방문해야 먹을 수 있다.

소머리국밥과 수육을 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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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머리 수육. (사진= 김영복 연구가)
감칠맛 가득한 맑고 진한 국물 안에 소머리 고기가 부드럽고 쫄깃한 소머리국밥이 나왔다.

한술을 뜨니 국물이 진국으로 느끼하거나 무겁지 않고 깊은 맛이 난다.

고기에 냄새가 나지 않고 고기가 부드럽고 쫄깃하니 담백하여 맛이 좋았다.

소머리국밥집에서 빠질 수 없는 소머리 수육 고기를 먹을 줄 아는 사람이라면 이 수육을 빼 놓을 수가 없다.

소머리 수육이 나왔다. 볼살과 이그니, 우설이 가지런하게 접시에 담겨 나온다. 먼저 우설 한 점. 부드럽고 고소한 육즙이 슬며시 단맛까지 품고 있다.

이런 때는 막걸리 한잔 마다할 수가 없다.

육즙이 풍부한 신선한 우설의 고소한 맛 이 보다 좋은 안주가 없으니 시원한 막걸리의 목넘김이 휠씬 부드럽다.

특히 깍두기 한 점은 입안을 개운하게 하고 소머리 이그니(껍질 부위) 한 점. 쫄깃한 식감이 침샘을 자극해 우물우물 씹을수록 지방의 단맛이 더해진다.

맛있는 국밥집들의 공통점이 하나 있다.

바로 다대기라고 하는 다진 양념이다. 맛있는 국밥집들은 다진 양념도 맛있다.

고춧가루가 신선해 선명하고 감칠맛 있는 매콤한 맛이다. 단맛이 없다. 수육에 다진 양념 살짝 얹어서 먹어도 좋다.

얼큰한 것을 좋아 하는 사람은 소머리 국밥에 다진양념을 넣어서 매콤하게 먹어도 좋다. 어떠한 경우라도 진하고 구수한 소머리 국밥의 감칠맛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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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머리 수육. (사진= 김영복 연구가)
여유롭게 수육을 안주 삼아 막걸리를 마시고 소머리국밥 한 그릇 뚝딱 해치우면 여기서도 여행의 즐거움을 만끽 할 수 있다.식사도 맛있게 했으니 시장안에서 3대째 전통 방식 그대로 농기구 등을 제작하는 대장간을 기웃거려 본다.

이 대장간 주인은 모무회 라는 분으로 충청남도 무형문화재 제41-2호 대장장 기능보유자라고 한다.아직도 망치질로 농기구를 만드는 이곳에는 지금도 손님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홍주성으로 다시 발길을 돌려 홍주의 감옥터를 향했다.

홍주옥은 천주교 박해기간 동안(1791~1869)에 홍주의 순교자 212명 중 최고 많은 113명의 순교자가 탄생된 곳이라고 한다. 이곳에서 교수형이 제일 많이 처해졌으며 순교자들의 옥중 생활은 너무나 비참해했다고 한다. 왠지 숙연해 진다.

물론 조양문, 홍주아문, 안회당, 여하정도 볼거리가 있지만 천주교 신자가 아니더라도 홍주성지순례길이라고 불릴만한 곳은 홍주의 감옥터라 생각이 든다,

김영복 식생활문화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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