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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oAI플랫폼 |
지질자원 분야의 과학자들은 이 같은 기술을 활용해 자원 탐사 기술을 혁신하고 개발 공정의 최적화와 자동화를 실현하며 산업 현장의 안전성을 높이는 데 큰 진전을 이뤄내고 있다. 이러한 기술적 진보는 지질자원 산업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리는 한편 지속 가능한 자원 개발이라는 측면에서도 막대한 잠재력을 발휘하고 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원장 이평구·KIGAM) 자원탐사개발연구센터 권지회 박사 연구팀은 오랜 연구 끝에 지질자원 분야에 특화된 인공지능 플랫폼인 'GeoAI(Geoscience + Artificial Intelligence) 플랫폼'을 개발했다.
이 플랫폼은 기존의 전통적인 지질데이터 분석 방식의 한계를 극복하고 국내 지질자원 분야에서 생성되는 복잡하고 방대한 시공간 데이터를 보다 효율적으로 수집·처리·분석할 수 있도록 설계된 웹 기반 AI 분석 환경을 제공한다. 특히 광물자원, 석유해저, 지질재해, 지질환경, 기후변화대응, 자원활용 등 6대 핵심 분야에 적용 가능한 대표 Al 모델을 개발하고 이를 플랫폼에 통합함으로써, 실제 산업 현장에의 적용 가능성을 성공적으로 입증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Al와 빅데이터 기술을 지질자원 분야에 접목함으로써 향후 데이터 기반의 첨단 연구는 물론 산업 전반의 디지털 혁신을 주도하는 핵심 인프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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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oAI플랫폼 |
지질자원 분야는 인류 문명과 경제 발전을 이끌어온 핵심 산업임에도 불구하고 데이터의 희소성, 불확실성, 무정형성 등의 특성으로 인해 디지털 기술의 도입이 상대적으로 더딘 분야로 인식돼 왔다. 특히 지질자원 데이터는 양적 측면에서 제한적일 뿐 아니라 시공간적 이질성으로 인해 일반화가 어렵고 데이터 수집 환경의 특성상 높은 불확실성과 잡음을 내포한 '더티 데이터(Dirty Data)'로 간주되는 경우가 많아 기존 산업용 AI 기술을 해당 분야에 직접적으로 적용하는 것을 현실적으로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 우리나라의 광산 사업장들의 영세한 규모와 부족한 디지털 인프라 등의 한계로 인해 국내 지질자원 산업 전반의 디지털 전환을 촉진할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권지회 박사는 "지질 데이터는 지역적 특성과 이질성이 강해 하나의 Al 모델을 다양한 지질 환경에 보편적으로 적용하기 어렵다"며 "우수한 Al 모델을 개발하더라도, 유사한 데이터에 확장하거나 재사용하는 데 한계가 있어 지질자원 분야만의 독립적이고 특화된 Al 생태계 구축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GeoAl 플랫폼 개발에 본격 착수했으며 연구자들이 자유롭게 협업하고 지질 데이터에 최적화된 Al 모델을 개발·공유·확장할 수 있는 통합 연구 환경을 마련했다.
GeoAl 플랫폼은 사용자 중심의 웹 기반 분석 환경을 통해 누구나 손쉽게 Al 분석을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사용자는 보유한 데이터를 플랫폼에 업로드하고 자동화된 전 처리 기능을 통해 데이터를 정리한 후 다양한 기계학습 도구를 활용해 Al 모델을 직접 학습시킬 수 있다. 학습된 모델은 플랫폼 내에 저장하거나 외부 응용 시스템과 연계해 실제 산업 현장에 적용할 수 있어 실용성이 높다. 특히 Python이나 R 같은 프로그래밍 언어에 익숙하지 않은 사용자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직관적인 GUI(Graphical User Interface)를 갖추고 있어, Al 분석에 대한 진입 장벽을 크게 낮췄다. 또 플랫폼은 다자간 협업 기능지원으로 연구자 간 공동 프로젝트 수행이 가능해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한 연구와 기술 발전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했다. GeoAl 플랫폼은 중앙 서버 기반으로, 별도의 컴퓨터 환경을 구축하지 않아도 데이터 가공, 모델 학습, 분석, 시각화 등 다양한 기능을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돼 데이터 입력에서부터 모델 배포까지 웹상에서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연구자들은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연구에 몰입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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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질자원분야 연구 AI 활용 이미지. 지질자원연 제공 |
연구팀은 지질자원 분야의 다양한 문제 해결을 위해 6대 핵심 주제에 대한 대표적인 Al 모델을 개발하고 이를 GeoAl 플랫폼에 적용함으로써 그 활용성을 검증했다. ▲복합물리탐사 자료 기반 광물 부존 잠재성 예측(광물자원) ▲3차원 지질모델 특성화 및 지하 유동 시뮬레이션 근사모형(SRM) (석유해저) ▲지반함몰 등 도심지 지질재해 취약성 분포 예측(지질재해) ▲제주도 지하수 오염 예측(지질환경) ▲심층 강화학습 기반 CO2 지중저장 프로젝트 운영 최적화(기후변화 대응) ▲분쇄공정 예측을 위한 DEM-NN 연계 해석(자원활용) 등 다양한 지질자원 분야의 주제들에 기능화된 모형들을 플랫폼 환경에서 도출했다. 이를 통해 지질자원 산업 전반의 AI 기술 활용 역량을 한층 고도화함으로써 지질자원 개발과 환경 관리에서의 불확실성을 줄이고 효율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연구팀은 AI와 물리 기반 해석기술을 융합한 그래프신경망 기반의 입자법 대리 모델링 기술도 함께 개발했다. 이는 완화입자유체동역학(SPH) 모델의 유동 예측성능을 유지하면서도 시뮬레이션의 계산 속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도록 설계된 딥러닝 기반 대리 모델로, 기존의 동역학 해석 소프트웨어에 적용해 독립 실행형 소프트웨어(standalone S/W) 형태로 전환했다. 이 기술은 현재 기술이전을 통해 상용화를 추진 중이며, 향후 CAE(Computer-Aided Engineering) 분야에서 구조 해석, 유체 역학, 재료 공정 시뮬레이션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걸쳐 폭넓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GeoAI 플랫폼의 핵심 기반은 양질의 데이터다. 연구팀은 플랫폼 내에서 효과적으로 AI모형을 학습시킬 수 있도록 지질자원 분야 전반에서 생성되는 방대한 지오빅데이터를 국내외에서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정제하는 작업도 함께 수행했다. 국내 전기비저항 측정자료, 역산 모델, 시추공 정보, 서울시 지하 인프라 DB, 제주도 지하수 장기모니터링 데이터 등을 통합했으며 데이터 활용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지오데이터들에 대한 전처리 함수도 함께 개발했다. 또한 영국지질조사소(BGS)의 공개 데이터를 기반으로 9.4TB 규모의 편광현미경 암석 박편 이미지 데이터셋을 구축하고 미국 지진센터(CESMD)로부터 수집한 강진동 파형 데이터를 정밀 전처리해 Al 학습용 데이터베이스로 완성하는 등 데이터 품질 확보와 활용성 제고에 심혈을 기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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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GeoAl 플랫폼은 단순한 기술적 성과를 넘어 지질자원 산업 전반의 디지털 전환을 견인하는 핵심 인프라로서 ▲지질재해 예측 및 대응의 정밀도 향상 ▲자원개발 효율성 증대 ▲국토개발의 안정성 확보 ▲지하수·지하공간의 지속가능한 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폭넓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오랜 기간 축적돼 온 방대한 지질 자료를 디지털 자산으로 전환함으로써 국가 차원의 데이터 기반 자산 활용도를 높이는 한편 연구자들이 보다 과학적이고 정량적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지질자원 분야의 연구 역량 강화와 차세대 자원 탐사 기술 발전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경제적인 파급 효과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GeoAl 플랫폼은 지질 탐사와 분석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함으로써 산업 전반의 운영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다. 축적된 데이터를 활용한 고부가가치 창출형 신산업의 기반을 마련해 데이터 기반 신산업 육성에도 기여할 것이다. AI를 활용한 광물 자원 예측 기술은 탐사 정확도를 높이고 개발 리스크를 낮추는 동시에 민간 투자 유인을 제고하는 촉매제 역할도 수행할 수 있다.
이평구 지질자원연 원장은 "GeoAl 플랫폼은 국내 지질자원 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는 핵심 인프라로 민간 기업, 공공기관, 학계가 함께 참여하는 개방형 플랫폼으로 성장해 나가며 대한민국 지질자원 분야의 스마트 혁신을 이끄는 중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KIGAM이 그동안 축적해온 지질자원 분야 전문성과 디지털 기술을 접목해 기술 이전, 산업화, 교육 등 다양한 방식으로 확산시켜 민간과 공공영역 모두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임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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