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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흥채 대전테크노파크 BIO센터장 |
합성생물학의 발전은 눈부시다. 특히 DNA 염기서열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첨단 디지털기술이 융합되면서 다른 생명체에 있는 유전적 기능을 보다 쉽고 고속으로 다른 생명체에 도입할 수 있게 됐다. 합성생물학은 기존 생명공학 기술의 한계를 돌파해 생명공학 제조 혁신을 이끌고 있다. 식물에서 생합성되는 물질을 박테리아에서 만들게 하는 일은 이제 석박사과정 학생들도 할 수 있고 공장에서 로봇도 할 수 있다. 수년이 걸리던 새로운 백신 개발을 단 몇 개월로 단축한 것도 합성생물학 기술이다 보니 세계 기술패권 경쟁의 핵심분야로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국가 차원에서 합성생물학 분야를 전략적으로 육성하기 위한 체계적인 법적 기반 구축이 필요하여 세계에서 첫 번째로 합성생물학 육성법 제정을 추진했다.
합성생물학 육성법의 주요 내용은 무엇인가? 첫째, 이 법은 합성생물학 연구개발의 기반을 조성하고 합성생물학을 이용한 과학기술의 혁신을 촉진해 국민경제의 지속적인 발전과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둘째, 합성생물학 육성 및 추진체계 마련을 위해 5년마다 합성생물학 육성 기본계획 및 연차별 시행계획을 수립·시행하고 산·학·연이 참여하는 '합성생물학발전협의회'를 구성·운영한다. 셋째, 합성생물학 연구개발사업 추진, 기술지도 작성, 연구개발 거점기관 지정 및 자율적이고 안전한 연구환경 조성을 위한 연구개발 지침 수립 등 합성생물학 연구개발을 촉진하고 지원한다. 넷째, 합성생물학 연구개발 및 활용을 위한 핵심 인프라인 바이오파운드리 설치 및 운영, 합성생물학 연구데이터 사용촉진 및 활용지원, 표준화, 전문인력 양성, 국제협력 추진에 대한 지원 근거를 마련한다. 마지막으로, 합성생물학의 책임 있는 관리를 위한 안전관리시스템을 구축·운영하고 사회적 이해증진과 공감대 확산을 위한 사업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합성생물학 시장전망도 매우 밝다. 맥킨지는 2030년 합성생물학 시장규모가 최대 4823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같은 시기 반도체 시장규모 1조달러(약 1400조원)의 3배에 이른다. 선진 주요국이 미래 국가 전략기술로 채택한 이유다. 법 제정은 국내 바이오산업 경쟁력 강화와 글로벌 기술 주도권 확보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법에 기반해 다양한 국가연구개발사업의 확대와 함께 연구개발 성과는 반드시 글로벌 시장에서 진입할 수 있는 제품 파이프라인도 함께 개발되어야 한다. 글로벌 제약기업인 화이자, 모더나 등은 코로나19 펜데믹 중 합성생물학 기술을 활용해 mRNA 백신 개발 기간을 기존 10년에서 10개월로 줄여 펜데믹 위기 극복에 크게 이바지했다. 이를 계기로 벤처기업인 모더나가 일약 세계적인 제약기업으로 성장한 할 수 있었다. 1985년 '유전공학 육성법'을 제정하여 생명공학 분야를 글로벌 수준으로 이끌었듯이 인공지능 등 디지털 기술과 융합해 제약바이오 신약개발에 기여할 합성생물학 육성지원체계가 세계 최초로 마련된 만큼 한국형 모더나의 탄생을 기대한다. /정흥채 대전테크노파크 BIO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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