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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은석 변호사 |
이렇게 검찰에서 혐의없음 처분을 하게 되는 경우에 고소인은 혐의없음 처분에 불복해서 항고를 할 수 있는데, 고소인 입장에서는 수사기관이 왜 자신의 고소 내용에 대해서 혐의가 없다고 하는지 알아야 항고 절차에서 추가적인 반박이나 주장을 제대로 할 수 있다. 고소인 입장에서 혐의없음 처분을 한 이유는 불기소이유서를 통해서 알 수 있는데, 불기소이유서는 수사기관이 왜 불기소를 하였는지에 대한 판단이 주로 기재되어 있고, 어떤 증거들이 있고, 피고소인이 어떻게 진술하였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알기에는 부족함이 있다. 이럴 때 고소인이 구체적인 수사 내용을 알기 위해서 수사기록에 대해 정보공개신청을 할 수가 있다. 하지만 검찰은 그동안 검찰보존사무규칙 제22조를 근거로 해서 고소인이 요구하는 정보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최근 서울행정법원에서 나온 판결이 있어 예로 들어보면, A씨는 B씨를 특수폭행 혐의로 고소를 하였는데 경찰에서 불송치 결정을 했고, 해당 사건이 서울중앙지검으로 송치되었지만 검찰에서도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로 불기소 처분을 하였다. 이에 A씨는 서울중앙지검에 형사사건 수사기록 중 고소장, 고소인 진술조서, 참고인 진술조서, 피의자신문조서, 불송치결정서 등에 대해서 정보공개를 청구하였다. 그런데 서울중앙지검은 고소장과 고소인 진술조서 이외에 나머지 서류들에 대해서 정보공개를 거부하였다.
고소인 입장에서 가장 핵심적으로 알아야 할 부분은 참고인 진술조서와 피의자신문조서인데, 이 부분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은 것이다. 이 사건에서 서울중앙지법은 '관련 형사사건에서 이미 불기소 결정이 있었으므로 피의자신문조서의 내용이 공개된다고 하여 범죄 수사 등 직무의 공정하고 효율적인 수행에 지장이 초래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라고 하면서 피의자신문조서에 대해서도 정보공개를 하여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검찰이 수사자료 중 피의자신문조서 등에 대해서 비공개를 하는 근거는 검찰보존사무규칙 제22조인데, 이 규칙은 기록 공개로 인하여 사건관계인의 생명·신체 및 재산의 보호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하는 경우, 수사방법상의 기밀이 누설될 수 있는 경우, 기록공개로 개인의 사생활, 영업비밀이 침해될 수 있는 경우 등을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규칙에 대해서 법원은 행정규칙에 불과하여 정보공개를 거부하는 근거 법령이 될 수 없다고 판시하기도 하였다. 즉 검찰보존사무규칙은 검찰의 내부 규정이기 때문에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9조에서 정한 비공개 법률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이처럼 검찰은 내부 규정을 근거로 하여 수사기록 중 상당 부분을 비공개 대상으로 하여 왔지만 최근 법원의 판결 동향을 보면 상당 부분의 기록에 대해서 공개 대상으로 판단하고 있다. 법원은 불기소결정서에 대해서는 오래전 판결에서부터 공개 대상으로 판단하였고, 고소 사건에서 피의자신문조서는 검찰에서 지금까지 비공개 대상으로 하여 왔는데 앞서 기술한 서울행정법원에서 공개대상으로 판단하였으며, 수사기록 목록도 법원은 단순히 수사 자료의 제목을 시간 순으로 기록한 것에 불과해서 공개 대상으로 판단하였고, 참고인 진술조서도 개인정보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도 공개 대상으로 판단하였다.
위와 같이 최근 불기소 사건의 수사기록에 있어서 법원은 적극적으로 정보공개의 범위를 넓게 보고 있는데, 이는 수사가 종결된 불기소 사건이기 때문에 고소인의 권리구제 필요성을 폭넓게 인정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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