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의 제안은 대통령 파면이라는 정치 급변 외 의정 갈등 투쟁의 전면에 나섰던 의대생들의 복귀로 단일 대오가 깨진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아무런 대안 없이 반대만 하고 있다는 의료계 안팎의 비판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의협은 정부에 대화를 제안하면서 내년도 의대 모집 규모를 증원 이전인 3058명으로 확정할 것을 요구했다. 2026학년도 의대 정원을 조속히 확정해 불확실성을 제거해 달라는 입장이다.
정부는 복귀한 의대생들이 수업에 참여하면 이달 말까지 내년에 한해 모집인원을 증원 이전인 3058명으로 정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의대 증원에 반발해 학교를 떠났던 대부분 의대생이 복귀한 가운데 본과 3~4학년의 수업 참여율은 높으나, 저학년 참여율은 낮은 것으로 전해진다. 충남대 의대는 결석률이 4분의 1을 넘길 경우 유급 처리될 수 있다는 안내 문자를 4일과 7일 두 차례에 걸쳐 보내며 학생들의 수업 참여를 촉구했다.
대선 다음 날인 6월 4일 새 정부가 출범한다. 현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 추진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의대생들은 수업에 참여하고, 교육부는 당장 급한 내년 의대 정원을 증원 이전 3058명으로 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의대 증원을 포함한 필수의료 수가 조정·지역 필수 의사제 등 국민 대다수가 동의하는 의료개혁은 새 정부에 맡기는 것이 타당하다. 이참에 병원을 떠났던 전공의들도 복귀, 의정 갈등을 끝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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