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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선정 충남대 이학박사 |
관절은 인대와 힘줄을 포함하여 연골, 관절액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물리적으로 뼈와 뼈 사이에서 서로 안정적으로 연결해주어 우리가 몸을 움직일 수 있도록 해주고 근육의 힘을 뼈에 전달할 수 있도록 버팀목 역할도 해주며 체중을 지탱하고 그에 따른 충격을 흡수하는 완충 작용도 해주고 있습니다. 이렇게 우리가 운동하고 움직일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해주고 있는 고마운 관절을 홀대하거나 과 사용한 결과 염증이 생겨 통증이 수반되면 우리는 안타깝게도 그때쯤 되어서야 관절의 중요성을 그야말로 뼈저리게 느끼게 되겠지요.
한번은 지역민을 위한 건강증진 프로그램으로 강의를 한 적이 있는데 그곳에는 40대에서 80대에 이르는 다양한 연령층의 여성분들이 많이 오셨습니다. 대략 70대 중반쯤이신 한 여성분은 연세가 무색할 정도로 활력이 넘치고 건강해 보이셨습니다. 그분을 뵈면서 각 가정의 어머님들이 저렇게 건강하시면 그 가정이 얼마나 행복할까 생각하며 즐거운 마음으로 강의를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던 어느 날, 평소와 다르게 안색이 좋지 않아 보이셔서 어디가 불편하시냐고 여쭤봤더니, 오전에 주민센터에서 시행하는 '근력운동' 프로그램이 있다고 해서 이웃 주부들과 함께 동작을 따라 하고 왔는데 그때부터 무릎 통증이 생겨 걷기가 힘들다고 하셨습니다. 그 어르신은 강사의 구령에 맞추어 무릎을 굽혔다 펴는 동작의 횟수를 카운트하는 단체 수업을 받으셨고, 게다가 상대적으로 근력이 없으신 어르신은 스쿼트 자세를 바르게 구현하는 것이 어렵기에 오히려 무릎 손상을 자초하는 운동을 하고 오신 셈이 되었습니다.
또, 한번은 대학 평생교육원에서 수업할 때의 일이었습니다. 그분은 대략 60대 초반의 건장한 남성분이셨는데, 겉으로 보기에는 체격이나 근육도 보통의 일반인보다 좀 더 다부져 보였으며 실제 생활 속에서 운동도 규칙적으로 하시고 건강을 위해 노력을 많이 하시는 편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유독 무릎 관절만큼은 약해서 평소에 신경이 많이 쓰이며 통증이 심해질 때는 병원에 주기적으로 다니고 있는데도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다며 상담을 요청해 오셨습니다. 그분은 매일 아침 인근 체육관에 가서 몸을 풀기 위해 가장 먼저 트레드밀(러닝머신)을 이용하신다고 합니다. 대부분 이 운동기구를 사용하는 곳에 가보면, 없는 시간을 쪼개서 운동하려다 보니 운동 시간은 단축하고 운동량은 늘리고 싶어서 처음부터 빠른 속도로 설정 해두고 마칠 때까지 같은 속도로 막무가내로 열심히만 뛰고 있는 그야말로 운동 욕심쟁이들을 생각보다 자주 목격할 수 있습니다. 그분도 아니나 다를까 그런 잘못된 운동 개념과 과한 운동 욕심이 화근이 되어 무릎에 과도한 충격을 주었을 뿐 아니라 그 잘못된 운동 습관을 매일 같이 반복해 왔으니 무릎이 안 아프다면 그게 더 이상할 정도였지요.
관절염은 이제 노인성 질환에만 국한된 것은 아닙니다. 노화로 인해 연골이 닳기도 하지만 갑작스러운 충격으로 관절 조직이 손상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입니다. 한번 마모된 관절 연골은 원상태로 되돌리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그렇기에 관절이야말로 건강할 때 잘 관리하고 지키는 것이 현명하겠지요? 관절이 약해진 원인은 개인별로 다를 수 있지만, 대부분 잘못된 생활 습관과 잘못된 운동 방법 속에 기인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간과하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 스스로 관절 건강을 악화시키고 있는 나쁜 생활 습관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 잘 생각해보고 고치도록 노력해야 하며 잘못된 운동 방법과 자세 또한 바로 잡는 것이 평생 사용할 소중한 관절을 잘 지키고 아껴 쓰는 지름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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