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적의 단체장 다수가 대선 도전에 나서는 것은 당내에 확고한 우위를 점한 후보가 없다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비상계엄 직후인 지난해 말 "장이 섰는데 장똘뱅이가 장에 안 갈 수 있느냐"고 말한 홍준표 시장은 이번 주 시장직 사퇴라는 배수진을 치고 대선전에 뛰어든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유정복 인천시장, 이철우 경북지사도 이번 주 대선 출마 선언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국민의힘 소속인 충청권 광역단체장 운신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3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보수진영 잠룡인 김태흠 충남지사는 짧은 경선 기간과 경선 룰 대응 등 전략적인 고민을 피력하면서도 등판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이장우 대전시장 역시 대선 출마 가능성을 열어두고 충분히 고민하겠다는 입장이다. 대선 후보 등록은 5월 10∼11일 이틀간 실시하고, 후보자로 등록하는 단체장 등 공무원은 5월 4일까지 사직해야 한다.
대선이라는 큰 장에 정치인인 현직 단체장이 도전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다만 단체장의 출마가 '정치 체급'을 올리기 위한 방편이 돼선 곤란하다. 한국이 처한 대내외 위기를 극복할 혜안과 진영에 따라 분열된 사회공동체를 통합해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 담대한 비전이 있어야 한다. 채 두 달도 남지 않은 대선은 혼란을 딛고, 미래 희망을 말할 수 있는 출발점이 돼야 한다. 대선에 출마하는 단체장들의 어깨에 놓인 시대의 요구는 무겁고 엄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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