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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고 출신 우종호씨가 장학금을 전달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우 전 대사는 지난 3월 7일 부여고등학교를 찾아 장학금 기탁 의사를 밝히며 "경제적인 이유로 학업을 포기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이어 4월 1일에는 다시 모교를 찾아 '우종호 장학금' 첫 수여식에 참석해, 장학생들에게 직접 격려의 메시지를 전하며 따뜻한 후배 사랑을 실천했다.
기부 소감에서 우 대사는 "가난으로 인해 초등학교 졸업 후 3년이나 지나서야 중학교에 진학했다"며, "부여중·부여고 시절에는 왕복 20리를 걸어서 등하교할 정도로 힘든 유년기를 보냈다"고 회고했다. 이어 "'보본(報本)·보훈(報勳)·보은(報恩)'의 가치를 가슴에 품고 살아왔으며, 이번 장학금 기탁은 고향과 모교, 그리고 사회로부터 받은 은혜를 되갚는 작은 실천"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들이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돕고 싶었다"며, "이 장학금이 단순한 금전적 지원을 넘어, 서로 돕고 함께 성장하는 삶의 가치를 전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부여고등학교는 우 전 대사의 뜻을 기리기 위해 장학금 수여와 함께 '우종호배 학생 스포츠 리그전'도 함께 열었다. 학교 측은 "학업과 체력, 인성 모두를 고루 갖춘 인재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 선배의 나눔 정신이 학생들에게 길이 전해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우종호 전 대사는 부여고 졸업 후 서울대학교에 진학, 1970년 외무부에 입부하여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직업 외교관으로 활동했다. 이후 대만국립정치대학교에서 정치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주에티오피아 대사관 참사관, 주후쿠오카 총영사, 주오만대사를 역임하며 국가 외교 발전에 큰 기여를 해왔다.
최근에는 단양우씨대종회장으로 씨족사를 정리하고, 사비를 들여 『단양우씨천년사』를 발간하는 등 역사와 학문 보존에도 앞장서고 있다. 우 전 대사의 이번 장학금 기탁은 단순한 기부를 넘어 모교와 지역사회에 기부문화의 모범을 세우는 의미 있는 발걸음으로 평가받고 있다.
부여=김기태 기자 kkt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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