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하추동]인유삼원(人有三怨)이라는 말 아시지요?

  • 오피니언
  • 춘하추동

[춘하추동]인유삼원(人有三怨)이라는 말 아시지요?

김명숙/ 수필가

  • 승인 2025-04-08 16:49
  • 신문게재 2025-04-09 18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김명숙 수필
김명숙 수필가
언젠가 설교 시간에 들은 말씀이 기억납니다. 목사님께서는 "착하게 살아야 하나님으로부터 복을 받는다"라는 주제 아래 설교를 하시면서 하나님 말씀대신 생뚱맞게 맹자의 '성선설'과 순자의 '성악설'에 대하여 말씀하셨습니다.

맹자의 성선설 핵심은 '왕도정치'의 실현이라 합니다. '왕도정치'란 직위가 높은 사람이 '인(仁)'과 '의(義)'를 갖추고 백성을 다스리는 것을 말합니다. 또한 '인'과 '의'란 쉽게 말해서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지고 애정과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도리를 말한다"고 합니다.



이처럼 맹자의 왕도정치는 '인간은 본래 선하다'라고 하는 '성선설'에 입각해서 선한 백성을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먼저 윗사람이 자신의 본성을 자각하고 덕을 쌓아 다른 사람들을 덕으로 다스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맹자께서는 1, 오십 보를 도망친 사람이나 백 보를 도망친 사람이나 마찬가지다. 2, '천시'는 '지리'를 따르지 못하고 '지리'는 '인화'를 따르지 못한다. 3, 마음을 써서 일하는 사람은 남을 다스리고, 힘을 써서 일하는 사람은 남에게 다스림을 당한다. 4, 생활이 안정되지 않으면 바른 마음을 견지하기 어렵다, 라는 말씀을 남기셨다 합니다.



반면에 순자는 성악설을 주장하셨는데, '인유삼원(人有三怨)'이란 말을 들어 보셨을 것입니다. 사촌이 땅을 사면 다른 이웃들이 배를 아파해 원망의 대상이 된다는 의미가 이 '인유삼원(人有三怨)'이란 말 속에 내포 돼 있다는 군요. 그래서 인간의 본성은 부정적이라 합니다. 우리는 남에 대해서는 우호적이고 상대가 더 잘 되기를 원한다 하면서도 속마음은 '미워 싫어' 나보다 '잘 되면 안 돼', '나만 잘 돼야 해' 하는 생각을 누구나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누구나 가지고 있는 부정적인 본성은 자신보다 타인이 잘 되는 것은 절대로 그대로 보고 넘어갈 수 없다 합니다. 인간의 본성에는 두 가지가 있다고 하는데 그 하나는 긍정적 선한 마음이고, 또 다른 하나는 부정적 악한 마음이라 합니다. 순자는 인간의 마음에 미혹함이 생기는 이유를 사물의 한 단면만 보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그런 마음을 갖지 않기 위해서 세 가지를 꼽았다고 합니다.

첫째는 '허(虛)'라고 합니다. 잡념이 많으면 괜히 머뭇거리거나 고민하며 망설이게 되고,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없게 된답니다.

둘째는 '일(壹)'이라고 합니다. 한 가지 일에만 몰두한다는 뜻으로 집중력이라고 할 수 있지요.

셋째는 '정(靜)'이라고 합니다. 마음이 들뜨고 동요될 때나 환경이 소란하여 초조할 때는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지요. 따라서 바쁜 때일 수록 조용한 곳에서 마음의 휴식을 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목사님의 설교말씀을 들으며, 순자의 '성악설'을 가지고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말을 역으로 생각해 보았습니다. 사촌이 땅을 샀으니 집안의 경사이며 축하할 일입니다. 그래서 일가친척들이 '화환'이 아닌 막걸리 병을 사들고 찾아와 축하해주고, 땅을 산 사촌은 일가친척들을 모셔놓고, 전도 부치고, 돼지 한 마리쯤은 잡았을 것입니다.

그래서 못 먹고 살던 시절, 사촌집에서 기름진 음식을 배불리 먹고 배가 탈이 나 아팠을 것입니다. 제 말이 궤변일까요?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고 우리 일가친척끼리 좋게 해석해 보는 것이 어떨까요?

언제부터인가 메스컴에서 나오는 이야기가, 착한 선행보다 잘못 되어가는 안타까운 이야기를 더 좋아하고, 검색 순위가 높아지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남이 잘되는 것을 칭찬해주고 기뻐해주는 일. 그것이야말로 밝은 사회를 만들어가는 바람직한 일이 아닐까요? 요즘 시대는 기름진 음식도 잘 먹고, 잘 사는 세상이 되었으니 '사촌이 땅을 사도 배 아픈 일'은 생기지 않을 것입니다. /김명숙 수필가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날씨]대전·충남 1~5㎝ 적설 예상…계룡에 대설주의보
  2. '대통령 세종 집무실', 이 대통령 임기 내 쓸 수 있나
  3. 천안법원, 정지 신호에도 직진해 사망자 유발시킨 30대 중국인 벌금형
  4. 대전시장 도전 許 출판기념회에 與 일부 경쟁자도 눈길
  5. 천안문화재단, 2026년 '찾아가는 미술관' 참여기관 모집
  1. 백석대, 천호지 청춘광장서 청년·시민 협력 축제 성료
  2. 단국대병원, 2025년 감염병 대응 유공기관 선정
  3. 상명대 창업지원센터장, '창업보육인의 날' 기념 충남도지사상 수상
  4. 한기대 '다담 EMBA' 39기 수료식
  5. 나사렛대 평생교육원-천안시장애인평생교육센터 MOU

헤드라인 뉴스


[대전, 일류 문화도시의 현주소] 국립시설 `0개`·문화지표 최하위…민선8기 3년의 성적표

[대전, 일류 문화도시의 현주소] 국립시설 '0개'·문화지표 최하위…민선8기 3년의 성적표

대전시는 오랜 기간 문화 인프라의 절대적 부족과 국립 시설 공백 속에서 '문화의 변방'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민선 8기 이장우 호(號)는 이 격차를 메우기 위해 대형 시설과 클러스터 조성 등 다양한 확충 사업을 펼쳤지만, 대부분은 장기 과제로 남아 있다. 이 때문에 민선 8기 종착점을 6개월 앞두고 문화분야 현안 사업의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대전시가 내세운 '일류 문화도시' 목표를 실질적으로 이루기 위해서는 단순한 인프라 확충보다는 향후 운영 구조와 사업화 방안을 어떻게 마련할는지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중도일..

"대전 충남 통합논의" … 金총리-與 충청권 의원 전격회동
"대전 충남 통합논의" … 金총리-與 충청권 의원 전격회동

김민석 국무총리와 더불어민주당 충청권 의원들이 대전시와 충남도 행정통합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전격 회동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얼마 전 충청권을 찾아 대전 충남 통합에 대해 긍정적 메시지를 띄운 것과 관련한 후속 조치로 이 사안이 급물살을 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복수의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김 총리와 민주당 충청권 의원들이 15일 서울에서 오찬을 겸한 간담회를 갖는다. 김 총리와 일부 총리실 관계자, 대전 충남 민주당 의원 대부분이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회동에서 김 총리와 충청권 의원들은 대전 충남 통합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대전역 철도입체화, 국가계획 문턱 넘을까
대전역 철도입체화, 국가계획 문턱 넘을까

대전 원도심 재편의 분수령이 될 '대전역 철도입체화 통합개발'이 이번엔 국가계획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초 철도 지하화 선도지구 3곳을 선정한 데 이어, 추가 지하화 노선을 포함한 '철도 지하화 통합개발 종합계획' 수립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종합계획 반영 여부는 이르면 12월, 늦어도 내년 상반기 중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당초 국토부는 12월 결과 발표를 예고했으나, 지자체 간 유치 경쟁이 과열되면서 발표 시점이 다소 늦춰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실제로 전국 지자체들은 종합..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까치밥 먹는 직박구리 까치밥 먹는 직박구리

  • ‘겨울엔 실내가 최고’…대전 곤충생태관 인기 ‘겨울엔 실내가 최고’…대전 곤충생태관 인기

  • 병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병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