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김명숙 수필가 |
맹자의 성선설 핵심은 '왕도정치'의 실현이라 합니다. '왕도정치'란 직위가 높은 사람이 '인(仁)'과 '의(義)'를 갖추고 백성을 다스리는 것을 말합니다. 또한 '인'과 '의'란 쉽게 말해서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지고 애정과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도리를 말한다"고 합니다.
이처럼 맹자의 왕도정치는 '인간은 본래 선하다'라고 하는 '성선설'에 입각해서 선한 백성을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먼저 윗사람이 자신의 본성을 자각하고 덕을 쌓아 다른 사람들을 덕으로 다스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맹자께서는 1, 오십 보를 도망친 사람이나 백 보를 도망친 사람이나 마찬가지다. 2, '천시'는 '지리'를 따르지 못하고 '지리'는 '인화'를 따르지 못한다. 3, 마음을 써서 일하는 사람은 남을 다스리고, 힘을 써서 일하는 사람은 남에게 다스림을 당한다. 4, 생활이 안정되지 않으면 바른 마음을 견지하기 어렵다, 라는 말씀을 남기셨다 합니다.
반면에 순자는 성악설을 주장하셨는데, '인유삼원(人有三怨)'이란 말을 들어 보셨을 것입니다. 사촌이 땅을 사면 다른 이웃들이 배를 아파해 원망의 대상이 된다는 의미가 이 '인유삼원(人有三怨)'이란 말 속에 내포 돼 있다는 군요. 그래서 인간의 본성은 부정적이라 합니다. 우리는 남에 대해서는 우호적이고 상대가 더 잘 되기를 원한다 하면서도 속마음은 '미워 싫어' 나보다 '잘 되면 안 돼', '나만 잘 돼야 해' 하는 생각을 누구나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누구나 가지고 있는 부정적인 본성은 자신보다 타인이 잘 되는 것은 절대로 그대로 보고 넘어갈 수 없다 합니다. 인간의 본성에는 두 가지가 있다고 하는데 그 하나는 긍정적 선한 마음이고, 또 다른 하나는 부정적 악한 마음이라 합니다. 순자는 인간의 마음에 미혹함이 생기는 이유를 사물의 한 단면만 보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그런 마음을 갖지 않기 위해서 세 가지를 꼽았다고 합니다.
첫째는 '허(虛)'라고 합니다. 잡념이 많으면 괜히 머뭇거리거나 고민하며 망설이게 되고,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없게 된답니다.
둘째는 '일(壹)'이라고 합니다. 한 가지 일에만 몰두한다는 뜻으로 집중력이라고 할 수 있지요.
셋째는 '정(靜)'이라고 합니다. 마음이 들뜨고 동요될 때나 환경이 소란하여 초조할 때는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지요. 따라서 바쁜 때일 수록 조용한 곳에서 마음의 휴식을 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목사님의 설교말씀을 들으며, 순자의 '성악설'을 가지고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말을 역으로 생각해 보았습니다. 사촌이 땅을 샀으니 집안의 경사이며 축하할 일입니다. 그래서 일가친척들이 '화환'이 아닌 막걸리 병을 사들고 찾아와 축하해주고, 땅을 산 사촌은 일가친척들을 모셔놓고, 전도 부치고, 돼지 한 마리쯤은 잡았을 것입니다.
그래서 못 먹고 살던 시절, 사촌집에서 기름진 음식을 배불리 먹고 배가 탈이 나 아팠을 것입니다. 제 말이 궤변일까요?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고 우리 일가친척끼리 좋게 해석해 보는 것이 어떨까요?
언제부터인가 메스컴에서 나오는 이야기가, 착한 선행보다 잘못 되어가는 안타까운 이야기를 더 좋아하고, 검색 순위가 높아지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남이 잘되는 것을 칭찬해주고 기뻐해주는 일. 그것이야말로 밝은 사회를 만들어가는 바람직한 일이 아닐까요? 요즘 시대는 기름진 음식도 잘 먹고, 잘 사는 세상이 되었으니 '사촌이 땅을 사도 배 아픈 일'은 생기지 않을 것입니다. /김명숙 수필가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