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환의 3분 경영] 고향 가는 길

  • 오피니언
  • 홍석환의 3분 경영

[홍석환의 3분 경영] 고향 가는 길

홍석환 대표 (홍석환의 HR전략 컨설팅)

  • 승인 2025-04-08 16:49
  • 신문게재 2025-04-09 19면
  • 정바름 기자정바름 기자
clip20250408092648
홍석환 대표
고향 가는 길은 항상 즐겁다. 어린 시절, 학교와 자연 등 추억이 있고, 부모님이 계시기 때문이다. 물론 사람마다 사정이 다르다. 누구는 고향을 떠난 적이 없고, 누구는 가고 싶어도 갈 수가 없다. 수십 년 만에 내려가는 사람도 있고, 시도 때도 없이 내려가는 사람도 있다. 보고 싶은 사람이 있고, 반기는 이가 없는 사람도 있다. 그래도 모두에게 고향은 포근하며 그리움이다.

한식 아침 오랜만에 고속버스를 타고 고향을 갔다. 비가 내리고 버스 전용 차선이 끝난 고속도로는 정류장이 되었다. 제사를 모시거나, 성묘를 가려고 했던 승객들의 전화벨이 울린다. 도착 예정 시간보다 1시간 늦는다는 안내에 다들 분주하다. 터미널에 기다리고 있다는 친척의 전화, 기다리지 말라는 전화 등 인간미가 넘친다. 승객들은 터미널에서 더 가야 할 곳, 할 일 등으로 걱정이 많다. 집안 종손이라는 분이 기사 뒷좌석에 탔는데, 마음이 타는 가보다. 연신 자식과 조카들에게 기다리라고 한다. 자신이 빠진 성묘는 절대 안 된다고 한다. 터미널에서 더 촌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이러다가는 12시 넘겨 조상에게 볼 낯이 없다며 기사에게 서두르자고 한다.

꽉 막힌 고속도로에서 어찌할 수 없는 기사는 "어르신 안전하게 빨리 갈게요" 말한다. 비가 더 굵어지고 차량은 달리지 못한다. 어렵게 터미널에 버스가 도착하고 손에 가득 짐을 들고 한 명 두 명 반기는 사람과 떠난다. 가까운 거리라 우산을 사서 고향 집을 향한다. 학교 다니던 길, 휴일이라 텅 빈 운동장, 그 넓던 이곳이 너무나 좁아 보인다. 학교 옆 성당은 계단과 주변 조경을 새롭게 했다. 미사를 모시는 어머니 모습을 떠올려 성전을 둘러 본다.

성묘를 갔다. 할아버지, 아버지를 모시는 묘에 절을 올리며 주변을 정리한다. 아버지는 어머니와 아들들이 비 맞는 것이 싫으셨나 보다. 산에 오를 때부터 비가 그쳤다. 언젠가 나도 이곳에 묻히겠지. 고향 가는 길은 추억이다.



/홍석환 대표 (홍석환의 HR전략 컨설팅)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통령실 이전 '대전과 세종 경계선' 발언은 왜
  2. 대전시불교총연합회 주최 대전시민연등문화축제
  3. 휴대전화 뺏었다고 교사 폭행... 무너진 교권, 대책은 없나
  4. "대전교육청이 나서야" 급식 조리원 문제 해결 촉구 목소리 잇달아
  5. "교도소인데요 계약서 보낼게요" 교정기관 사칭 사기 '극성'
  1. [박현경골프아카데미]치킨윙이 계속 나온다고요? 클럽 끝 방향만 바꿔주면 해결됩니다!
  2. 원자력산업 종사자들 민주당에 "긴 호흡으로 지원·육성 필요"
  3. 대한민국 대표 과학축제 '2025 대전사이언스페스티벌' 하루 앞으로
  4. [사설] '과학축제' 개막, 대전 위상 알릴 호재
  5. 건강관리협 대전충남지부, 대전 돈보스코의 집 사회공헌 건강검진

헤드라인 뉴스


"충청서 이겨야 대선필승" 민주-국힘 중원대첩 사활

"충청서 이겨야 대선필승" 민주-국힘 중원대첩 사활

6·3 조기대선이 40여 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최대 승부처 충청 민심을 잡기 위한 각 당 후보들의 행보가 본격화 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최종 후보 선출을 위한 충청권 투표에 돌입한 가운데 각 후보 진영은 금강벨트의 각 요충지 공략에 나섰다. 1차 예비경선에 진출할 후보를 확정한 국민의힘의 경우 지역 보수 인사별로 지지후보별 세 결집에 나서는 등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양 당 후보들이 이처럼 충청 공략에 사활을 걸고 있는 이유는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반드시 중원을 차지해 한다는 절박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16일..

정치권, 세월호 참사 11주기 추모… 대선 후보들 행보는 대조
정치권, 세월호 참사 11주기 추모… 대선 후보들 행보는 대조

세월호 참사 11주기인 16일, 정치권은 모두 희생자를 추모하고 영면을 기원하며 안전한 대한민국을 강조했다. 대권행보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김경수·김동연·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한동훈,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도 추모행사에 참석하거나 개별적으로 추모했지만, 국힘 주자 대부분은 경선에 집중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을 비롯해 민주당 박찬대 대표 직무대행과 국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 조국혁신당 김선민 대표 권한대행, 개혁신당 천하람 대표 권한대행은 이날 경기도 안산시 화랑유원지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11주기 기억식에 참석했다. 민주당 대변인은..

[우리동네 자영업 스토리] 대전 헤비츠 갤러리 카페
[우리동네 자영업 스토리] 대전 헤비츠 갤러리 카페

동네를 산책하다 보면 한 번쯤은 본 듯한 카페와 식당 등이 눈에 익는다. 언젠가 한 번 가보겠다는 생각에 스치면 다른 업종으로 바뀌기도 한다. 새 업종이 들어오면 궁금하던 찰나에 영업을 종료한다. 손쉽게 바뀌는 자영업의 생태계 속에 이를 바라보는 지역민들은 어떤 스토리로 가게가 만들어졌는지, 가게만의 장점은 무엇인지 궁금한 이들이 많다. 하지만 막상 발길이 닿지 않는 경우도 있다. 방문 전 그곳만의 스토리와 강점 등을 자세히 안다면 가게를 방문하는 데 거리낌이 없어진다. 자연스레 발길이 닿고, 자영업자는 매출이 오르고, 지역에서 돈..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느려도 괜찮아’, 어린이 거북이 마라톤대회 ‘느려도 괜찮아’, 어린이 거북이 마라톤대회

  • 감염병 예방 위한 집중 방역 감염병 예방 위한 집중 방역

  • 새내기 유권자들, ‘꼭 투표하세요’ 새내기 유권자들, ‘꼭 투표하세요’

  • 씨 없는 포도 ‘델라웨어’ 전국 첫 출하 씨 없는 포도 ‘델라웨어’ 전국 첫 출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