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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아파트 재건축 현장에서 4만t 웃도는 폐기물이 발견된 가운데 옛 토지개발공사의 기반조성 관련성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폐기물 발견현장. (사진=이성희 기자) |
8일 중도일보 취재결과, 동구 천동과 가오동에서 노후된 주공 아파트를 철거하고 지상 33층 952세대 아파트를 재건축하는 현장에서 4만t을 웃도는 폐기물이 발굴됐다. 재건축조합은 새집을 마련하는 현장에 대량의 폐기물이 매장되었을 줄은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서 최근까지 폐기물을 처분하고 오염된 토양을 정화하는데 80억 원을 집행하고 착공까지 늦어진 피해를 보고 있다. 이곳은 1985년 준공한 14개 동 560세대 주공아파트가 있던 자리로 아파트가 건설되기 전부터 폐기물이 매립되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재건축조합은 생활폐기물과 건축폐기물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대전시와 한국토지주택공사를 상대로 30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대전지방법원은 해당 사건을 민사11부에 배당하고 조만간 기일을 예고할 예정이다.
특히 조합 측 요청으로 사전 증거조사 일환으로 시행한 증거보전절차에서 현장에서 발견된 폐기물은 폐콘크리트가 상당량 섞여 있고 넓은 면적에 고르게 매장된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감정보고서에서는 발굴된 폐기물의 종류가 폐콘크리트의 건축 부산물이고 지하 5m 깊이에 넓고 고르게 매장되고 그 위를 흙으로 성토하고 다시 폐기물을 매립한 것을 보았을 때 기반 조성의 일환으로 폐기물을 매립 했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장은 대전천으로부터 20m 떨어진 곳으로 1970년 항공사진에서 농경지였으며, 지대를 높여 침수를 예방하면서 택지를 마련하기 위해 매립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곳이다. 대전시가 1996년 이전까지 운영한 생활폐기물의 비위생매립장 역시 중구 중촌동과 대덕구 신대동처럼 하천에 인접한 곳에 집중되어 있고, 지금 그곳은 공원과 자동차판매장, 도로, 공장 등으로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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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기물 4만톤이 발견된 대전 동구 천동 아파트 재건축 현장의 항공사진. 사진 왼쪽은 1970년 농경지 모습과 1989년 아파트 개발 모습. (사진=대전시공간정보 포털 제공) |
조합 측 법률대리인은 "넓은 면적에 걸쳐 지표면에서 5m 깊이로 일정하게 매립되어 택지 기반 정비 때 이뤄진 것으로 의심되어, 소송을 통해 매립 주체를 규명해 조합원과 재건축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한국토지주택공사 관계자는 "손해배상 소장이 아직 저희 측에 송달되지 않아 사안을 파악 후에 대응을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병안·정바름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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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11월 18일자 중도일보가 대전 둔산지구 백화점 건설 부지에서 불법 매립 폐기물 발견 소식을 전했다. (사진=중도일보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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