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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이르면 8일 정례 국무회의를 통해 조기 대선일을 지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권에서는 '6월 3일'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헌법 제68조 2항은 '대통령이 궐위된 때 또는 기타의 사유로 그 자격을 상실한 때에는 60일 이내에 후임자를 선거한다'고 명시한다. 공직선거법을 보면 선거일 50일 전까지는 대선일이 공고돼야 하고, 대통령 권한대행은 헌재의 탄핵 결정 선고 10일 이내에 대선일을 공고해야 한다.
이에 따라 한 권한대행은 14일 이전에, 5월 24일∼6월 3일 중 하루를 제21대 대선 선거일로 지정해야 한다.
주말과 사전투표 일정을 고려하고, 행정부와 정치권이 선거 준비 및 선거운동에 필요한 준비를 하려면 법이 허용하는 한도 내에서 가장 늦은 날을 지정하는 것이 유리하다.
앞서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때도 3월 10일에 헌재의 인용 판결이 나오고 법정 기한인 60일을 꽉 채운 5월 9일 화요일에 조기 대선(제19대 대선)이 열렸다. 변수는 6월 3일로 예정된 전국연합학력평가(6월 모의고사) 일정이다.
6월 3일 대선을 가정하면, 정식 후보자 등록일은 선거일 24일 전인 5월 10일부터 11일까지 이틀간이며, 후보자 등록 마감 이튿날인 12일부터 선거일 하루 전인 6월 2일까지가 선거운동 기간이다. 대선에 출마할 현직 광역자치단체장들은 선거일 30일 전 사퇴해야 한다. 대통령 당선인은 당선 확정과 동시에 대통령 임기를 시작한다. 별도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구성되지 않는다.
주말 동안 잠시 숨을 고른 원내 제1당 더불어민주당과 2당인 국민의힘은 대선 경선 준비에 나선다.
조기대선 시간표가 촉박한 터라 양당 모두 적어도 이달 말께에는 대선 후보를 확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양당은 조만간 구체적인 경선 로드맵을 발표할 방침이다.
대선 정국에서 부동의 '1위 주자'인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9일 대표직을 사퇴하고 경선 준비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를 비롯해 김두관 전 의원, 김경수 전 경남지사 등 비명(비이재명)계 대권주자들도 대선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홍준표 대구시장, 오세훈 서울시장, 한동훈 전 대표, 안철수 의원 등이 이번 주 중 대권 경쟁에 나설 것으로 점쳐진다. 이런 가운데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의 정치 행보도 눈길을 끈다.
제3당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개혁신당은 헌재의 대통령 파면 결정 전부터 대선 출마를 선언한 이준석 의원을 대선 후보로 정했다. 조국혁신당과 진보당도 대선 참여를 준비 중인 가운데 조국혁신당은 야권 전체가 참여하는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를 제안해 놓은 상태다.
조기 대선 결과는 중도층 표심 잡기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고정지지층 결집에 나서는 한편 중도 민심 잡기에 적극 나설 전망이다.
비상계엄과 탄핵을 두고 갈라진 민심, 광장에서 표출된 상반된 분노와 갈등을 어루만지고 통합할 수 있는 국민통합이 핵심 과제다.
트럼프발(發) 관세 위협,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 고물가·고금리·고환율에 따른 내수 부진 장기화 등 복합적 위기가 한국 경제를 압박하고 있다. 먹고사는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
민주당은 '회복과 성장', '잘사니즘' 키워드로 대표되는 성장 정책과 경제 정책 비전을 제시하며 중도층 공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반(反)이재명' 기치를 내세우는 한편, 정책 정당 면모를 부각하며 중도 민심 잡기에 집중할 전망이다.
대선 전 여·야·정이 머리를 맞댔던 민생 입법과제가 윤 전 대통령 파면 진전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당장 추가경정예산 편성이 주목된다. 하지만, 정부와 국민의힘이 3조원 안팎의 산불 피해 복구 예산을 포함한 '10조원 필수 추경론'을, 민주당이 소비 쿠폰 등 대규모 소비 진작 사업을 포함한 '35조원 추경론'으로 맞서고 있어 대선 레이스 이후로 밀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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