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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수 명예교수 |
얼마 전 오세훈 서울시장이 TV 뉴스 시간에 출연해 앞으로 서울시가 '용적률 이양제'를 적극적으로 검토하여 시행하겠다고 밝히면서 타 지방자치단체들도 관심을 보인다. 서울시에서 도입하려는 '용적률 이양제'는 문화재 보호구역이나 공원 예정지와 같이 개발이 어려운 지역의 토지소유자를 보호하면서 도시재생이나 균형발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용적률 이양제'는 '개발과 보전'이라는 균형발전 측면에서 많이 이용되고 있으며, 시대와 나라와 지역에 따라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1961년 미국 뉴욕 그랜드 센트럴 터미널 보존을 위해 용적률을 인근지역으로 이전한 사례가 초기 '용적률 이양제'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그 후 1970년 환경운동의 확산으로 인해 미국 메릴랜드주와 뉴저지주는 습지와 농지를 보전하기 위하여 이 제도를 활용하였다. 시카고시는 고밀도 개발과 공원 조성에 적용하였고, 시애틀시는 역사적 건물을 보존하기 위해 고층 건물에 용적률을 이양하였다. 지금도 미국에서는 약 300여 개 지역에서 이 제도를 활용하고 있다.
미국뿐만 아니라 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럽 국가들도 역사 유산을 보존하기 위하여 '용적률 이양제'를 많이 활용하고 있다. 프랑스는 역사 유산 보존과 함께 난개발 방지를 위해 이 제도를 도입하였으며, 영국은 도시재개발과 주택공급 확대에 적용하였다.
대전시가 성장하면서 기존 시가지의 인구가 신시가지로 대거 이동하였다. 동구, 중구, 대덕구에서 서구와 유성구로 업무 및 중심기능의 이전과 주거지 확산 정책으로 기존 시가지는 쇠퇴를 거듭하였고 초저출산율 경향과 함께 인구감소지역으로 고착화되어가고 있다.
늦은 감은 있으나 대전시 동서 지역 간 균형발전과 대전시 전체의 개발과 보존이라는 균형발전 측면에서 '용적율 이양제'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고밀도 개발의 수요가 있고 건물 및 도시의 형태를 재구성할 필요가 있는 기존 시가지 구역을 용적률을 받는 지역으로, 보존이 필요한 주변 농촌지역, 역사보존지역, 녹지와 그린벨트지역을 용적률을 보내는 지역으로 권역화하면 동구, 대덕구, 중구 일원 구시가지 주민의 불만 해소와 도시재생의 활성화뿐만 아니라 서구와 유성구 일원 신시가지 개발 수요에도 부응할 수 있을 것이다.
세종시의 경우는 도시가 성장하면서 행복도시 경계 밖 면 단위에서의 난개발이 극심한 상태이다. 그러므로 '용적률 이양제'를 시행한다면 우선 두 가지 방향으로 생각할 수 있다.
첫째, 도시의 평면적 확산과 난개발을 방지할 수 있도록 기존 면 소재지를 용적률을 받는 지역으로, 주위 농촌지역을 용적률을 보내는 지역으로 묶으면 면 소재지는 콤팩트 개발을 달성할 수 있고 주변 지역은 보존할 수 있어 스마트 도시성장을 이루어 낼 수 있다.
둘째, 면 소재지를 중심으로 '용적률 이양제'를 시행하다가 보면 의도치 않게 행복도시 외곽지역이 과도하게 성장하는 난개발을 초래할 수도 있으므로 조치원읍을 용적률을 받는 지역으로, 면 지역 전체를 용적률을 보내는 지역으로 묶으면 조치원읍은 더욱 콤팩트한 개발을 할 수 있고 면 지역은 난개발을 방지하고 보존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외에도 '용적률 이양제'를 활용하여 도시 모습에 다양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용적률을 받는 지역에 구역별 용적률과 스카이라인에 대한 지침을 제시하면 그동안 천편일률적이던 건물과 도시의 형태를 벗어날 수 있다. 사진 만 봐도 구별할 수 있는 해외의 개성 넘치는 도시를 우리도 만들어갈 수 있는 것이다.
우리 지역에 맞춤형 '용적률 이양제'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용적률 이양제'를 도시 장기발전계획이나 도시계획에 반영하고 용적률 이양의 성과와 효과를 계속하여 모니터링하면서 보완해 나가야 할 것이다.
/강병수 충남대 명예교수.대전학연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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